'킹덤'에 출연하는 배우 류승룡, 배두나, 주지훈과 김은희 작가, 김성훈 감독 / 사진=구혜정 기자

같은 좀비물이어도 김은희 작가가 쓰면 다르다. 좀비물의 신기원을 열 '킹덤'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 하모니홀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김성훈 감독, 김은희 작가와 배우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등이 참석했다.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그린다.

이날 제작발표회장은 그 어떤 행사장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수많은 외신 취재진도 그렇거니와 현장에 직접 좀비로 분장한 연기자들이 실감나는 연기를 펼쳐 공포 무드를 조성했기 때문. 취재진들도 좀비떼에 쫓겨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킹덤' 측은 미디어SR에 "실제로 극 중에서 좀비 연기를 했던 연기자 분들이다. 미리부터 분장을 하고 대기했다. 이 분들을 통해 드라마 분위기를 느껴보실 수 있을 것"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킹덤' 제작발표회에 출몰한 좀비 연기자들. 이들은 실감나는 연기를 펼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 사진=구혜정 기자

'킹덤'은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등으로 호평을 모은 김성훈 감독이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을 맡았고, 드라마 '쓰리 데이즈', '시그널' 등을 통해 믿고 보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은희 작가가 대본을 썼다. 미스터리 스릴러에 특화된 감각과 촘촘한 대본으로 유명한 그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좀비물을 내놓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킹덤'에 대한 관심은 극에 달했다.

기대와 관심이 무색하지 않게 '킹덤'은 예고편부터 '역대급'이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옛말은 '킹덤'에게만은 적용되지 않는 듯했다. 좀비 연기를 한 배우들의 열연은 빛났고 스크린을 연상케 하는 압도적인 특수효과는 소름을 돋게 하기에 충분했다. 섬세한 연출은 극에 대한 몰입감을 배가시켰다.

극 중 가장 주된 테마가 되는 건 세자 이창(주지훈)과 영의정 조학주(류승룡)의 대립관계다. 김은희 작가는 "죽어도 죽지 않는 역병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퍼져나가며 어떻게 막아지는지의 중심에 있는 두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사극 중에서도 '킹덤'만이 갖는 차별점에 대해서는 가장 한국적인 배경에서 보여지는 서양발(發) 소재였다. 류승룡은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움과 거대한 서사에 서양의 소재를 접목시켜서 많은분들이 공감, 열광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서 "우리나라 배경이지만 시공간 초월해서 공감할수있는 배고픔과 권력을 향한 탐욕이 많은 공감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킹덤'에 출연하는 배우 류승룡, 배두나, 주지훈 / 사진=구혜정 기자

'생사역'으로 비견되는 조선판 좀비를 구현하는 데에 있어서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역할이 주효했다.

김은희 작가는 "좀비 사극을 할 때 지상파 드라마에선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다. 밤늦게 방송해도 12세 15세 나이제한이 있어서 표현에 제한이 많지 않나. 넷플릭스랑 한다고 생각하면서부터 이 드라마를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표현의 제약이라는 면에선 편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가장 큰 공로는 '생사역' 조선판 좀비를 연기한 배우들에게 돌려졌다. 배두나는 "렌즈도 끼고 분장도 하며 그 추운데서 정말 고생 많으셨다. 엄청난 연기력과 신체조건도 필요한데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 실제로도 정말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김성훈 감독은 "좀비물은 마니악적인 장르지만 최근들어서는 대중적, 보편적 장르로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역병환자(좀비) 특성적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 걸 서사적으로 어떻게 갖고 올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것에 중점을 두고 이 작품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킹덤'의 김은희 작가, 김성훈 감독 / 사진=구혜정 기자

이 작품을 2011년부터 준비해왔다고 밝힌 김은희 작가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다른 것보다도 배고픔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은희 작가는 "좀비들에게 남은 건 식욕뿐이지 않나. 다른 이들이 가진 감정들은 거세되고 배고픔만 남은 그 사람들이 슬펐다. 그걸 떠올리다보니 조선시대에서 더 많이 배고플 수 있던 것 같아서 그 시대를 생각하게 됐다"면서 "지금 시기에 나오게 돼서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지금 이 상황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자부했다.

주지훈은 "이것이 미드인가 한드인가 싶다. 지금까지 이런 드라마는 없었다"면서 "싱가포르에서 우리 작품을 미리 봤는데 굉장히 뿌듯하고 자신있다고 생각한다. 1월 25일 오픈하면 많이 즐겨달라. 그땐 허심탄회하게 인터뷰 통해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미 제작은 마쳤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조선 좀비물이 넷플릭스라는 자유로운 플랫폼을 통해 어떻게 발현됐을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무엇이 됐든 상상 그 이상을 자부하는 제작진의 자신감에 더 큰 기대가 쏠린다.

한편, '킹덤'은 오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첫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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