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재단, 한진 편 ③] 문제의 한진그룹, 문제의 공익법인
[기업과 재단, 한진 편 ③] 문제의 한진그룹, 문제의 공익법인
  • 장한서 기자
  • 승인 2019.01.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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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구혜정 기자
사진:구혜정 기자

'땅콩회항', '물컵갑질' 등 수 차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사회적 공분을 산 조양호 총수일가의 한진그룹은 공익법인 운영에 있어서도 문제를 보였다. 

막대한 자산을 재단에 묶어 놓고 재단의 존재 가치인 공익사업에는 소극적이며, 인하대·한국항공대 등 사립대학교 운영에 더욱 적극적이다. 그런데, 이 대학 운영마저 총수일가를 위한 수익구조로 이용되기도 했다.

한진그룹 산하에는 일우재단과 정석인하학원, 정석물류학술재단 등 3개의 공익재단이 있다.

일우재단을 통해 전시사업·장학사업을 하고 정석물류학술재단에서는 물류분야 연구지원을, 정석인하학원을 통해서는 인하대학교·한국항공대 등 사립대학교를 운영한다.    

일우재단은 서울 중구의 대한항공 빌등 1층에 위치한 일우스페이스를 통해 전시사업을 한다. 또, 사진 분야 작가를 발굴·육성하는 일우사진상 사업, 국내외 장학사업을 한다. 일우사진상 사업으로 예술, 광고 등 사진 관련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작가를 선정하여 작품활동, 사진집 출판, 개인전 개최 등을 지원한다. 이 개인전 개최는 재단의 일우스페이스 공간에서 주로 열린다. 이 공간 역시 일우사진상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사진 전시 외에도 회화, 조형, 설치미술 등 기획을 통해 다양한 전시를 한다"라고 전했다.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전시는 모두 무료다.

재단은 문화사업과 함께 장학사업을 한다. 몽골, 캄보디아 등 아시아지역에서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해당 정부와 함께 장학생을 선발하여 국내 대학 진학을 지원한다. 생활비, 숙소지원비 등 전반적인 금액지원을 한다. 재단은 이러한 공익사업에 2017년 10억원을 썼다. 같은해 재단의 총 자산은 366억원으로 자산대비 공익사업 지출 비중은 2.97%에 불과하다.

물류분야 학문 발전 및 물류산업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립된 정석물류학술재단은 물류분야에 대한 연구지원을 하는 학술연구지원사업을 한다. 지원 분야는 육상,해상,항공물류를 포함한 물류 분야 전반이다. 재단 관계자들은 필요할 경우 물류연수를 떠난다. 2017년에는 일본 물류연수를 다녀 왔는데 이를 위한 공익사업 지출로 3643만원을 썼다. 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당시 일본에 재단 임원, 운영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연수를 갔다"라며 "이 관계자들은 재단 공모과제 심사 등을 담당하는데, 심사를 할 때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얻고자 연수를 다녀왔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택배 관련 등 주요 이슈가 있을 때 마다 필요할 경우 연수를 간다"라고 말했다.

재단은 이러한 공익사업에 2017년 6억원을 썼다. 재단의 총자산은 공익사업지출이 초라해보일 정도인 600억원이다. 자산대비 공익사업 지출 비중이 1.12%에 불과하다. 

한진그룹의 공익법인 운영은 두 재단의 초라한 공익사업 지출 비중이 보여주듯, 이보다는 정석인하학원을 통한 사립대학교 운영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운영마저 탐탁치 못하다. 

지난해 7월 발표한 교육부 감사결과를 보면 인하대학교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돈벌이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다. 

제공:
지난해 4월 20일자 사진, 인하대병원 1층 이디야 커피숍 점주 조에밀리리(한국명 조현민) 제공:인천평화복지연대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인하대병원 1층 외래 접수·수납 창구 바로 옆에 입점해 있는 '이디야' 커피 전문점은 2007년 5월부터 지하1층 임대료인 월 2200만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임대료 1900만 원, 보증금 3900만원의 손실을 병원 측에 일으켰다. 이 카페의 점주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다. 해당 카페는 조양호 회장의 딸 조현민 전 전무가 10년넘게 운영한 곳, 수입이 많이 나는 곳이다. 2003년에 개업한 이곳은 심지어 조 전무 이전에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운영했었다. 해당 커피 전문점은 2018년 6월에 조 전무의 갑질사건 이후 조 전 전무와의 가맹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지난해 철수한 상태다.

조양호 회장은 학교법인 이사장으로서 대학 발전을 위해 재정을 지원하기는커녕 계열사와 자식들을 동원해 오히려 이익을 갈취해온 것이다. 

인하대학교의 한 학생은 미디어SR에 "매우 잘못된 작태다. 이디야 카페가 그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안갔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인하대학교의 한 졸업생은 "재학하고 있을 때에도 이런 이야기는 자주 대자보 등에 거론되곤 했다. 계속해서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인하대와 정석인하학원은 지난해 교육부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이의신청과 행정소송으로 대응한 상태이며 아직 진행 중에 있다.

이처럼 지난해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사태에 이은 한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당국의 전방위 조사·수사 여파로 홍역을 치른 인하대는 최근 지역사회와 공존·상생의 길을 모색하는데 부쩍 힘을 쏟고 있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다양한 사회기여 활동을 통해 인천 발전의 중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총장 직속으로 '인하나눔봉사단'을 출범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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