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사옥. 제공 :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주주권을 행사할 확률이 높아지면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 안건 통과 가능성도 함께 높아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6일 다수 위원 찬성으로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의결했다. 연금 측은 오는 3월 주총에 대비해 1월 중 기금위에서 주주권 행사와 관련한 구체적 실무안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을 공개적으로 알려 왔다.

이후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책임투자 및 주주권 행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의미) 평가 모형을 개선해 건전한 금융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다. 총 14명으로 구성되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여부는 주주권행사 분과 위원 9인의 의결로 결정된다.

위원으로는 조승호 대주회계법인 본부장,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박상수 경희대학교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교수, 이상훈 서울시복지재단 센터장,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김우진 서울대학교 교수, 권종호 건국대학교 교수가 지난 10월 선임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익 편취와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국민연금으로서 연금의 장기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공격적 주주권 행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과정에서 경영자의 횡령과 배임 등 기업의 주주가치 훼손 이슈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 중점관리대상 기업으로 올리고 사외이사 또는 감사후보 추천 등 방식의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예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미디어SR에 "관여 없이는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사태가 지속할 수밖에 없고 기업 가치 하락도 동반될 수 있는 상황이라 국민연금이 어떤 식으로든 조기 개입해서 주주 제안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은 쉽지 않겠지만, 국민연금이 이번 주주권 행사 의지를 천명하는 것은 대한항공을 넘어 투자한 전체 기업에 건강한 긴장감을 부여해 시장의 예측 이상의 기업 관여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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