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기자] 세계 무역에서 석유 다음으로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는 것이 바로 커피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커피의 수입량은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다양한 문제들도 계속적으로 야기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중간업자와 글로벌 식품기업들의 폭리로 인해 커피콩을 수확하는 개발도상국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돈이 너무나 적다는 사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커피의 공정무역이 등장하게 되었고, 그 중요성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아름다운가게의 아름다운커피를 비롯하여 다양한 단체를 통한 공정무역 커피가 유통되고 있다. 생협연합회, 아름다운가게 등 공정무역 상품을 취급하는 7개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무역 커피 총 판매 금액은 약 86억 3400만원이라고 한다. 2007년의 총매출액인 약 9억4000만원을 비교해볼 때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커피 시장 규모를 가지고 비교해보면 여전히 작은 규모다. 한국의 커피 수입량은 연간 13만 톤이며, 이를 금액으로 따지면 7억 달러가 넘다. 그런데 7억 달러의 수입량으로 창출되는 실제 판매량은 이에 몇 배가 될 것이다.

사실, 공정무역에 대한 긍정적인 의식과 함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커피 시장에서 경쟁하기엔 역부족하다. 이런 현실이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정무역 커피가 전혀 경쟁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사회적 기업인 Cafédirect는 공정무역 커피가 일반 무역을 통한 커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Cafedirect는 약 20년 전, 기업이 사회에서 좋은 일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따라서 Cafedirect는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영국 최초로 공정무역을 통한 커피 및 차를 생산하고 유통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상품에 공정무역 라벨을 부착해 판매한 영국 최초의 기업으로 명성이 나있다. 사실, Cafedirect가 더 크게 명성을 얻게 된 이유는 차를 중시하는 영국에서 공정무역 제품으로 눈에 띄는 성공을 이뤘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한국을 비롯한 여느 나라에서 공정무역 커피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다. 그 이유는 일반 무역을 통한 커피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과 함께, 로스팅을 하는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글로벌기업에 비해 맛이 없다는 고정관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 속에서 Cafedirect는 영국 커피시장에서 6번째로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공정무역 커피로 큰 성공을 거둔 Cafedirect의 성공 요인은 지역 협력에 있다. 사실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개발도상국의 커피 생산자와 직접적으로 거래를 맺고 있지만, Cafedirect는 지역 사회의 단체와 직접 협정을 맺고 거래를 하고 있다. 현재 Cafedirect는 멕시코를 포함한 13개국의 국가에서 총 38개의 단체와 함께 커피, 차, 코코아 등을 거래한다.

멕시코를 예로 들어보자면, 멕시코의 Huatusco을 비롯한 5개 단체가 Cafedirect와 협정을 맺고, 거래 및 협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Huatusco 단체에는 2255명의 커피 농민이 가입되어 있으며, 여기에 가입된 농민들은 단체를 통해 Cafedirect와 커피 가격을 협상하고, 적절한 가격으로 커피를 판다. 단체를 통해 판매하는 것은 사실 개인이 판매하는 것보다 지속성이 있고,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따라서 단체를 통해 커피콩 판매를 하는 농민들은 합당한 이익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돈이 크기에, 공정무역 커피는 비싸다는 생각을 많은 소비자들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현재, Cafedirect의 로스팅된 227g 커피가 £3.05(파운드, 원화기준 5500원)에 팔리고 있는데, 이는 일반 커피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더 싼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일반 무역을 통한 커피는 중간업자의 폭리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공정무역 커피가 더 합리적인 금액에 판매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Cafedirect는 기업 정신으로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방법과 과정으로 공정무역이 진행되는지 연차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게다가 커피콩을 수입하는 각 나라의 정보 및 특징을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낱낱이 알려줄 뿐만 아니라, 이번 해에 수확된 커피의 정보도 계속해서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 시스템은 소비자들에게 더욱더 신뢰를 줌으로써, 자사 커피의 인기를 북돋아주는 데 일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Cafedirect는 공정무역 제품을 통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것 이상의 다른 좋은 일을 하고 있다. 특히, 환경의 중요성을 호소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활동은 ‘탄소 발자국’이다.

Cafedirect는 한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의 탄소가 배출되었는지, 각 제품에 표시하고 있다. 게다가, Cafedirect는 썩지 않는 상품 포장이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인식하고 2012년 말까지 전 제품의 포장지가 재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게다가 매출액의 일정 이상을 다시 개발도상국의 지역 개발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Cafedirect는 여느 다른 기업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따라서 공정무역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은 좀 더 투명하고 기발한 방법을 통하여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제공하려 책임을 보여야할 것이다. 전북대의 유소이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10명 중 8명은 값이 비싸더라도 공정무역 커피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 한국의 소비자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무역을 통한 커피가 더욱더 전략적인 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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