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 사진=방심위 제공

방송계에서 여전히 성 불평등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영자, 박나래 및 셀럽파이브 등 여성 예능인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부각됐지만 프로그램 내 성차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작년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를 통해 실시한 '방송프로그램의 양성평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 역할 구분 등 양성평등이 실현되지 않고 있는 점이 확인됐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성출연자가 여성출연자의 1.7배이며, 프로그램을 이끄는 진행자와 고정출연자는 남성이 여성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출연자의 성비와 프로그램 내 역할 분담에 있어서도 남성 중심적 경향을 보였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40~50대의 남성 메인MC 및 남성 고정출연자가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남성 중심의 정형화된 예능 포맷'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역할 구분도 지속되고 있다.

조사대상 예능 프로그램의 61.5%, 생활정보 프로그램의 50.0%가 성차별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능 프로그램과 생활정보 프로그램 모두 '여성은 집안일을, 남성은 바깥일을 담당한다'는 성역할에 대한 전통적 고정관념을 재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이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경우 '착한 남편', '가정적인 남편' 등 특별한 사례로 부각시키는 한편, 여성에 대해서는 일과 가정 모두에 충실한 이른바 '슈퍼우먼'으로서의 성공 여부를 부각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이밖에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정 외모를 지닌 여성을 희화화하거나 비하하면서 재미와 웃음의 소재로 삼고, 젊은 여성출연자들에게 '애교'와 '섹시댄스'를 요구하는 외모지상주의적 태도 또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특징적인 외모 혹은 과장된 분장으로 웃음을 삼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시청자의 목소리도 높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외모를 비하하는 미디어에 대한 심의 규제 강화를 청원하는 글이 여럿 게재돼 있다. 미디어에 만연한 외모비하로 인해 사회에 만연해진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내는 의견이 주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은 15일 미디어SR에 "향후 있을 심의에 이번 조사결과를 참고하기로 했다"면서 "방송 프로그램에서 성차별을 해소하고 평등한 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 역시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상파(KBS, MBC, SBS)와 종합편성채널(JTBC, TV조선, 채널A, MBN), 전문편성채널(tvN, MBC Every1)에서 2018년 5월 방송된 프로그램 중 시청률이 높은 39개 예능 프로그램 및 20개 생활 정보프로그램 각 2회 분량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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