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우주소녀 /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우주소녀는 분명 묘한 그룹이다. 사랑이라는 판타지에 매료된 천진난만한 소녀들이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다. 뮤직비디오와 콘셉트 무비는 과장된 비비드 색채로 눈길을 사로잡고, 각종 시각효과들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주소녀의 실험적인 콘셉트는 각자의 별자리를 가진 독특한 세계관에서 출발한다. 세계관을 극대화하는 비주얼 판타지 연출은 우주소녀의 트레이드 마크다. 3년 간의 활동기간 동안 꾸준히 스토리텔링을 이어오며 세계관을 더욱 확실히 정립했다. 'Dream Your Dream', 'WJ Please?' 등 이전 앨범에서는 마법학교 콘셉트의 노래 '꿈꾸는 마음으로', '부탁해'로 활동했다면, 이번엔 조금 결이 다르다.

지난 8일 발매된 신보 'WJ Stay'에는 마법학교에서 졸업하고 축제의 시간을 맞은 우주소녀의 이야기가 담겼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우주소녀의 신비로운 면면은 그대로 살려내면서도 사랑 앞에 벅차오르는 감정이 뮤직비디오에 고스란히 연출됐다. 어두운 축제의 밤과 우주에 던져진 듯한 기묘한 공간, 멤버들을 담아내는 유동적인 카메라 워킹이 우주소녀의 몽환적인 매력을 극대화한다. 

타이틀곡 'La La Love'는 전작 '부탁해'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Full8loom과 재회해 음악적 색채에 대한 일관성을 살렸다. '부탁해'에서도 선보였던 서정적이면서도 세련된 음악색이 'La La Love'에서는 사랑에 익숙지 않은 소녀가 느끼는 목잡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가사와 만났다. 'Everything happened in a flash'로 시작되는 끝맺는 노래의 이야기는 예고도 없이 불쑥 다가온 사랑의 순간을 담아 되새기고 간직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우주소녀 측은 미디어SR에 "'La La Love'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순간순간을 눈에 담아 되새기고 간직하고자 하는 마음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가사가 포인트"라고 부연하기도.

트랙 순서 역시 감정의 고저를 잘 담아냈다. 현악이 어우러진 드라마틱한 레트로 팝 'La La Love'와 뉴웨이브 장르의 'You Got'으로 감정을 끌어올렸다면, 연이어 이어지는 차분한 팝 발라드 '1억개의 별'이 압도되는 듯한 웅장함을 안겨준다. 미디어 템포 댄스곡 '그때 우리'로는 아련함이란 감정을 발랄한 분위기로 풀어낸다. 짝사랑하는 소녀의 마음을 담아낸 '칸타빌레'와 브라스 사운드와 피아노 음율이 돋보이는 '12 O'clock'으로 경쾌하면서도 사랑에 애타하는 소녀의 속마음을 표현해낸다면, 미디움 알앤비곡 '우주정거장'으로는 벅차올랐던 감정에 차분한 마무리를 짓는다. 다양한 장르로 빼곡한 앨범은 풍성한 백그라운드 사운드로 듣는 재미를 더한다.

잘 짜여진 앨범의 구성은 우주소녀가 앨범을 통해 전개하고자 하는 새로운 스토리라인에 힘을 싣는다. 특히 '소녀와 숙녀의 경계에 선' 이미지를 실감나게 살려내는 우주소녀 멤버들의 콘셉트 소화력은 괄목할 만하다. 엑시, 다원 등 멤버들의 앨범 제작 참여도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우주소녀의 성장은 분명 흥미롭다. 대 전제가 되는 콘셉트의 일관성을 갖추면서도 그 안에서는 끊임없이 이야기가 전개되고, 실행되며, 새로운 판타지로서 발현되고, 또 발전된다. 우주소녀의 새로운 발걸음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녀들의 다음 마법엔, 또 어떤 판타지가 담겨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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