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봄여름가을겨울 / 사진=봄여름가을겨울 제공

때로는 슬픔이 몰려오는 날이 있다. 떠난 이의 자리는 휑하니 비어져 있고 남겨진 이는 그리움에 사무친다.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멤버 김종진이 꼭 그랬다. 오랜 벗을 떠나보낸 상실감을, 그는 음악을 통해 다시 이겨내고자 일어섰다.

"지난 열흘이 일년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 …(중략)… 내게 주어진 것은 고뇌하고 침잠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노래하고 기타를 튕기는 것입니다."

10일 김종진이 봄여름가을겨울의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는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주변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앞으로의 삶에 대한 다짐이 담겼다. "언젠가는 훌훌 털고 일어서야 한다면 그게 바로 지금이라고 느껴집니다. 남겨진 것도 아름다운 날개짓을 한다면 그게 바로 지금이라고 느껴집니다." 김종진은, 저만의 방법으로 친구를 보내주기로 했다. 오랜 친구와 함께 해왔던 음악을, 오랜 친구가 바랐던 대로 이어가고자 마음 먹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 전태관이 지난해 12월 27일 작고했다. 지난 2012년 신장암으로 한 쪽 신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암세포의 전이로 결국 활동을 중단했던 전태관은 6년 간의 투병 끝에 결국 유명을 달리 했다.

김종진과 전태관의 찬란한 사계절은 1988년 시작됐다. 밴드 봄여름가을겨울로 주옥 같은 명곡들을 쏟아낸 두 사람은 한국 음악계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1집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를 시작으로 '어떤이의 꿈',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언제나 겨울'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고(故) 전태관 / 사진=봄여름가을겨울 제공

작고한 전태관을 기리는 가요계와 방송계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제33회 골든디스크어워즈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이 심사위원 특별상에 이름을 올렸다. 고인에 대한 추모 영상과 헌정무대 등도 더해졌다. 후배가수 워너원 김재환 이대휘와 정인 등이 고인을 기리며 명곡들을 재현했다.

오는 12일에는 KBS2 '불후의 명곡'이 '서른번째 봄여름가을겨울' 특집을 마련,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들을 재조명한다. 

'불후의 명곡' 연출을 맡고 있는 이태헌 PD는 미디어SR에 "지난 해 12월 17일 녹화 당시 전태관 님의 쾌유를 빌며 가수들이 희망차게 무대를 했는데 안타깝게도 방송 전에 전태관 님이 유명을 달리했다. 그래서 이번 주 방송을 통해 이 슬프고 무거운 마음을 담아 전태관 님을 추모하려고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 주 방송분은 추모 특집으로 특별히 115분 확대 편성됐다.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봄여름가을겨울은 이를 기념하는 공연을 진행, 전태관에 대한 그리움과 추모의 뜻을 전할 전망이다. 이달 16일부터 27일, 다음달 13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서교동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개최된다. 엽서 낭독 및 싱어롱 타임 등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과 목요일만 진행되는 와인콘서트 등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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