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과 일반 시민 등 500여 명이 조양호 회장 일가 경영 퇴진 요구 집회를 열고 있다 2018.05.09. 구혜정 기자

횡령과 배임으로 수백억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주주권 행사 길이 열린 국민연금은 오는 16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논의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 소속 한 위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회장의 이사 연임은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명백히 반대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6일 회의에서 조양호 회장 해임과 연임 여부를 포함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한진칼 정기주총에서 유일하게 이사 보수 승인 건에 대해 경영 성과 대비 과다 하다며 유일하게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다.

국민연금 쪽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언급한 바 있으며 기금운용본부는 주주권 행사를 위해 책임투자 인력을 9명에서 30명으로 대폭 확대하고 주주권행사팀은 신설한 상태다.

지난달 15일 공개적으로 한진칼 경영 참여를 선언한 강성부 펀드(KCGI) 역시 추가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확보해 나가며 압박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현재 KCGI 측 지분은 10.81%다.

실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지면 조양호 회장의 해임은 불가능하더라도 재신임은 반대 안건 통과 가능성은 상당하다. 조 회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재신임 안건을 상정해야 하는데 선임은 보통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 과반수(주식 총수의 25%) 확보로 결의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행사로 우호 지분인 KCGI와 손을 잡는다면 합계 지분은 18.15%다. 조양호 회장 일가가 보유한 28.93%에 비해 다소 부족하나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라 공개적으로 조양호 회장 재신임 반대 입장을 밝히면 50%대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의 움직임에 따라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입법예고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정석인하학원과 정석물류학술재단 2.44% 지분의 의결권 행사가 묶인다. 이렇게 되면 조 회장의 의결권은 25.71%로 축소되어 국민연금과 KCGI 연맹과 조 회장 측 간의 지분 격차는 7.56%로 줄어들어 조 회장 퇴진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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