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기억지우개. 나쁜기억지우개 캡처

방송통신위원회가 청소년 익명 고민 앱 '나쁜기억지우개'의 이용자 정보 판매 의혹에 관해 법령 위반사항이 있는지 8일 조사에 착수했다. 나쁜기억지우개는 청소년이 고민을 털어놓는 익명 고민상담 앱이다. 

나쁜기억지우개가 데이터 판매 사이트에 이용자의 고민 글과 출생연도, 성별, 위치, 위도 등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사실이 지난 5일 알려지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방통위는 "명시적인 동의 없는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의 수집, 이용자 정보의 제3자 제공 등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조사해 위반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양기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 개인정보침해조사과장은 9일 미디어SR에 "이용자에 정확하게 내용을 고지하고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를 수집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라 말했다.

데이터 판매 시도는 있었지만 판매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나쁜기억지우개 측은 5일 유튜브에 해명 영상을 올려 "판매 시도 과정에서 이용자의 의견을 구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라며 "나쁜기억 지우개는 주로 국가 지원 사업과 투자로 운영비를 충당 중이다. 고민 글 데이터를 신뢰성 있는 기관에 연구나 통계의 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었다. 주민번호, 이름 등 민감한 개인정보는 아예 입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장도 안 됐고 유출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나쁜기억지우개는 앞으로 고민 글을 쓸 때 위치 정보를 저장하지 않고, 내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할 수 있도록 앱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혔다. 

앱을 믿고 자신의 고민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던 청소년 이용자들은 당혹스러워했다. 자신의 고민과 개인정보가 누군가에게 '상품' 취급된다는 것을 알고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내 고민을 그 어플에 남겼는데 그 고민이 하나의 정보로 팔려나갔다는 거지 않나. 내가 앱에 개인정보를 자세히 입력 안 했으니 그 정보를 샀다고 해도 '내' 고민인 걸 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싫다. 내 고민의 흔적이 세상에 계속 남아서 누군가가 알게 될 거라는 게 싫다"며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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