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제 / 사진=조덕제 TV

법적으로는 종결된 사건이지만 여전히 뜨겁다. 상대배우 성추행 혐의를 받았던 배우 조덕제가 아내까지 동원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이 성별 대결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5일 조덕제의 유튜브 채널 '조덕제 TV'에 조덕제 아내 정모 씨가 직접 출연했다. 해당 방송에서 정 씨는 "(남편의) 성품이나 인격에 대해서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고 있다"며 조덕제의 무고함을 주장했다.

정 씨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남편이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재판 결과가 안 좋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 두려움이 있었다"면서 "집에서 비슷한 성추행 실험도 해봤지만 (성추행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결백을 호소했다.

앞서 조덕제는 지난 2015년 4월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도중 상대배우 반민정의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졌다는 등의 성추행 의혹을 받았다. 반민정은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하면서 전치 2주의 찰과상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재판으로 넘겨진 해당 사건은 지난 2018년 9월 대법원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 법적으로는 완전히 마무리가 됐다. 하지만 조덕제는 조덕제TV와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현재까지도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 

조덕제 본인이 완강히 결백함을 호소함에 따라 조덕제 성추행 사건은 장외논쟁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조덕제를 지지하는 쪽과 그렇지 않는 쪽의 주장은 명확하게 대립한다. 조덕제의 성추행은 의혹일 뿐 명확하게 사실로 입증하기 힘들다고 보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이미 대법원에서 판가름이 된 사건을 여론 호도로 무마하려 한다는 질타의 목소리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이 같은 의견 대립을 심화시키는 것은 조덕제가 취하고 있는 태도다. 앞서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내가 실직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조덕제는 "여성들을 주로 상대하는 문화교육센터이다 보니까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조덕제 아내 정 씨는 '조덕제TV' 유튜브 영상에서 자신을 "대한민국 500만 페미니즘 플러스 50대 갱년기 아줌마들의 공공의 적"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조덕제가 자신의 문제에 대한 화살을 여성들에게 돌림으로서 그의 성추행 사건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남녀 성 대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페미니즘'을 공공연히 자신의 반대세력으로 언급 중인 조덕제의 호소는 사건의 진위여부 그 이상의 이슈로 번졌다. 

이에 대해 남정숙 인터컬쳐 대표는 7일 미디어SR에 "미투는 개인간, 남녀간의 문제가 아닌 인권의 문제다. 인권이 침해당했는지 여부와 누가 인권을 침해했는지부터 접근하는 게 맞다"면서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현 상황에서 이에 불복한다면 그 화살은 법원을 향해야 한다. 피해자에게 그 잘못을 돌리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상황에서 불복 의사를 거듭 밝히는 것은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행위이자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는 것"이라면서 "여론을 호도하기 보다는 정확한 방향성과 목적성을 갖고 '누가 잘못한 것인지'를 가리는 것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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