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여의도 본사. 구혜정 기자.

국민은행 노사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경영진은 8일 총파업을 앞두고 사내방송을 통해 파업 자제를 호소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어 파업은 불가피하고 8일 파업에도 교섭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적인 파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측은 여론이 등을 돌린 것을 두고 사측을 비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4일 미디어SR에 "언론에서 말하는 성과급과 피복비 요구안은 우리의 핵심 요구 사안이 아니다. 사측이 이를 부각시켜 직원들이 비난받도록 조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파업은 기존 근로조건 개악을 막기 위한 것이다. 성과급은 허인 은행장이 약속한 사안이며 사측은 산별 노조에서 협상한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연장 등에 대해 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노사 갈등이 단순히 경영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갈등이 아니라 지주사인 KB금융그룹과 국민은행의 민감한 내부 정치적 이슈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임 후 사건사고가 연달아 터져 조직 불만이 큰 상황이다. 윤 회장이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노조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또, 지주사인 KB금융이 사실상 국민은행의 의사결정권 자체를 컨트롤 하고 있어 직원 불만이 누적되어 온 것이 발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내부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노조가 윤 회장을 퇴진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얼토당토않는 이유를 대 파업해 외부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과거 정권이 바뀌면 은행장이 바뀌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윤 회장이 연임으로 버티고 있어 윤 회장 반대파가 노조와 함께 윤 회장을 속된말로 물 먹이려고 이런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KB금융그룹 계열사가 입주한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 신사옥에서 윤 회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윤 회장과 노조는 상극으로 대화 조차 어려운 관계다. 타협점을 찾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파업이 국민적 반대 여론에 휩싸이는 것을 충분히 예측하고 있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하는 2% 중반 임금 인상안에 대해서 사측이 수용하기로 했는데 300%대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서민들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나만 하더라도 300% 성과급만 1500만원이 넘는다.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은행 노조는 7일 정상 근무 이후 퇴근해 잠실학생체육관에 집결해 1박 2일간 파업에 돌입한다. 사측은 파업으로 인한 업무 마비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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