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가운데) 구혜정 기자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강남 스터디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은 "국가의 녹을 먹으면서 느꼈던 부당함을 사회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노이즈마케팅용으로 영상을 찍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재부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신 전 사무관을 고발한 데 대해서는 "조사받게 되면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익제보자가 숨어다니고 사회에서 매장당하는 모습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공익제보자도 즐겁게 제보하는 모습을 남기고자 영상을 찎었는데 진정성을 의심받을 정도일지는 몰랐다. 어떤 정치집단, 이익집단과도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기재부의 해명 자료를 보면 "종합적 사항 고려해서 바이백(국채조기상환) 했다, 내부 논의 거쳐서 실행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왜 바이백 취소하지 않았는지 내용이 없었다. 이 부분 기밀이어서 밝히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다른 문제보다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공무원으로 부끄러움 느낀 것은 바이백 하루 전에 취소된 것이다. 그리고 금리가 하루 동안 치솟았다. 그 의사결정 자체가 비상식적인데, 기재부에서 왜 바이백을 취소했는지 말 못하고 있다. 

-사건 전말을 알고 있는 3명은 누구인지? 어떤 역할 했는지?
새로운 정보를 드리기 힘들다. 다만, 당시에 업무 경과나 조직, 조직 구성을 보면 누가 남아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적자국채 발행과 관련해 안이 몇 번 바뀌었는가. 최초 보고와 이후 차관보 질책 후 얼마로 바뀌었는지.

최초 보고에는 차관보가 8조7천억원 상당 국채를 발행하지 않겠다고 했고 차관보가 질책받았다. (두 번째) 수출입은행 간부회의에서는 국장, 과장, 저까지 네 명이 같이 들어갔다. 이번에는 부총리께 최대한 발행할 수 있는 한도를 만들어오겠다고 했다. 국회 내 간부회의실에서 부총리가 언급하는 것을 배석하면서 함께 들었다. 부총리가 GDP 대비 부채 비율을 2017년 낮추면 안 된다면서 39.4%라는 수치를 주고 이에 발행액수를 맞추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첫 해 채무 비율 굳이 높일 필요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증거가 있나?

눈 앞에서 부총리가 얘기했고 청와대도 내 옆에서 통화했다. 통화 끊고 부당한 지시 받으면 하는 행동들을 보였다. 누구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적자부채에 관련해서는 부총리가 의사결정한다. 결국 발행하지 말자고 결론을 냈다. 그 이후 (보도자료를 내기로 했는데) 청와대가 (기재부) 과장, 국장에게 보도자료 취소하라고 연락을 했다. 

- 청와대 누구인지 특정 가능한가?
차영환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다. 

- 기재부는 2017년이 문재인 정부 첫 해로 잡힌다고 해명했다. 신 전 사무관은 박근혜 정부 말기 부채로 잡힌다고 주장하는데?
문재인 정부 첫 해라고 하더라도 나중에 GDP 대비 채무비율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면 안 좋다. 

-권익위 등에 공익신고자 신분으로 할 계획이 있는지?
공익신고는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는데, 절차를 밟아 받을 수 있는 법적 보호 받고 싶다.

-기재부에서 고발당했는데, 친정에 대한 배신감 있나?
죄송하다. 보도자료 나와도 다 아는 분들 성함 적혀있고. 기재부도 저 때문에 안 좋은 상황이고. 오히려 죄송하다. 첫 5개월 동안 발언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는데 이걸 발언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부채의식이 있었다. 차관 바뀐 후에 시기 맞춰서 (폭로)하려고 했다.

-윗선에서 압력 없었나?
지금 핸드폰이 없다.

-비망록에 대해서는?
내가 작성하지 않았다. 어떤 내용 들어갔는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자면? 
이미 사실로 밝혀진 바이백 취소 건에 대해, 바이백 자체는 말씀하신 대로 큰 의미 없을 수 있다. 다만, 바이백 한다고 해놓고 안 한다고 하는건 비상식적이다. 1조원을 한다고 해놓고 하루 전에 취소하는 것은 어느 기업 누군가에겐 큰 고통이다. 정부가 납득할 수 없는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실질적으로 국가경제 금리가 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죄송스러웠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세력도 없고 딱히 다른 의도는 없다. 단지 내가 나섬으로써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고 합리적으로 더 나은 공무원 구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또다른 공익신고가 나왔으면 좋겠다. 신재민이 고발당하고 법적 절차를 밟고 사회적으로 안 좋게 되면 누가 용기를 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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