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홍봉석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 구혜정 기자

31일 쌍용차 해고노동자 119명 중 60%인 71명이 10년 만에 출근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7시30분 공장 정문에 모여 기념인사와 기자회견을 갖고 출근했다. 10년 만에 일터로 돌아간 이들은 품질 좋은 명품 자동차를 만들고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71명의 복직자 중에는 2012년 해고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에 서울 대한문에 분향소를 차리기도 했고, 40일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측은 "해고자 119명 중 남은 48명은 합의서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 복직한다. 다만, 지난시절 해고자 복직을 위해 맨 앞에서 헌신했던 김득중 전 지부장은 10년의 싸움을 책임진 지부장으로서 조합원들이 모두 복직한 후 가장 마지막에 복직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이번에 복직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또 노조는 "다만, 정부가 약속한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국가손해배상·가압류 취하가 경찰 내부 반발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살인 폭력진압에 대한 책임자 처벌도, 대법원의 박근혜 청와대 재판거래 진상규명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진실을 밝히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복직한 김정욱 씨는 31일 미디어SR에 "지난 힘든 시간을 거치고 복직을 하게 된 오늘 만감이 교차했다. 직접 현장에 들어간 여러 동료들의 표정이 밝았다. 저희들에게는 중요하게 기다렸던 시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한 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 씨는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고 정부의 해결을 촉구할 것이다. 당시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진압하기 위해 청와대까지 나서 무리한 공권력을 동원한 사실이 이제는 밝혀졌다. 정부의 사과를 원하고, 또 당시 진압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씨는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연대하고 지켜봐 준 국민들을 위해 저희가 해야할 몫은 저희가 받은 만큼 이제는 또 다른 사회적 약자들에 힘을 보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한편, 쌍용자동차는 지난 2009년 4월 전체 임직원의 36%인 2천600여 명을 정리해고 했다. 당시 노조원들이 반발, 5월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과정에서 경찰의 강제진압도 있었고, 이후 해고노동자와 가족 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노사의 격렬한 대립은 법정공방으로도 이어졌지만, 지난 9월 극적 타협점을 찾았다. 사측에서 복직 대상 해고자를 2018년 말까지 60%를 채용하고 나머지 해고자를 2019년 상반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한다고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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