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SBS 및 드라마 제작사를 고발한 희망연대노조. 사진. 구혜정 기자

희망연대노조 등 방송 스태프 노조가 20일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승호 MBC 사장과의 면담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

희망연대노조는 이미 지난 달 27일 MBC 앞에서 장시간 노동 및 턴키계약 강요하는 MBC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최승호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한 바 있지만 이는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이어 한 달 만인 20일 다시 한 번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가 관행으로 여겨진 다단계하도급 턴키계약 근절 및 드라마제작환경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지난 달 27일 최승호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였지만, MBC는 이를 거부했다. 1시간 가량 이후 이동애 비서팀장과 손형석CP와의 면담이 이루어졌고 노조는 드라마 스태프노동자들에 대한 개별근로계약 체결 및 드라마제작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장시간 노동대책 마련, 드라마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노동조합과의 정기적 면담을 골자로 한 MBC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노동조합 요구서한을 전달했다"며 "그러나 12월 4일 MBC는 '언론노조와 드라마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전반적인 논의를 시작했기에 개별 협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어 13일에는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에 희망연대노조 방송 스태프지부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 측은 "면담 요구를 MBC가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지난 해 12월 1일 MBC 사장 후보 정책설명회에서 최승호 당시 후보는 표준계약서 도입, 방송스태프 노동조건 개선, 비정규직 대표와 정기적 현안 협의를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데, 이 중 하나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또 비정규직 드라마스태프 노동자들이 가입된 유일한 노동조합을 배제하고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것은 결국 비정규직 스태프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겠다는 의미다"고 전했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올해 7월 설립된 비정규직 드라마 스태프 노동자들이 가입된 유일한 노동조합이다. 노조 측은 "결국 연출감독 등 자사 소속 드라마 제작현장의 실질적인 지휘 관리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제작 기준 및 원칙을 만들어 비정규직 드라마 스태프 노동자들에게는 일방적으로 적용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 9월 언론노조와 드라마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지만, 지금까지도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사례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비정규직 드라마 스태프들의 왜곡된 고용구조와 장시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는 고의적으로 회피하면서 자사 이익을 위한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생색내기용 약속만 남발한다"고 지적했다.

희망연대노조 박세찬 조직국장은 20일 미디어SR에 "MBC의 입장은 언론노조와의 TF가 먼저이니 스태프노조와는 추후에 면담을 진행하겠다는 것인데 드라마 현장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언론노조)이 함께 있는 현장이니 선후가 없고 상호가 논의를 함께 해야한다는 입장이다"라며 "특히 턴키 계약 문제는 실무 담당자 한 사람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고 최승호 대표에게 스태프의 직접적인 의사를 전달해야 하는 문제라고 본다. 그러나 현재로선 MBC는 언론노조와 이야기를 우선하고 그 다음에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공식적으로 스태프노조와는 언제부터 이야기를 하겠다는 말은 없다. 승낙도 거부도 아닌 애매한 입장을 고수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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