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BS

KBS는 최근 방송인 김제동의 출연료를 공개해달라는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의 요청에 대해 "프리랜서 연예인은 출연료를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방송계 불문율이다"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으로 답했다.

10일 이언주 의원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김제동 소속사와 합의해 별도의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답변드릴 계약 조건이 없다'라는 답을 문서로 받았고, 해당 공문에는 '프리랜서 연예인 출연료는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방송계 불문율'이라는 내용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이언주 의원은 "KBS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인터라 공금 사용 내용을 밝힐 의무가 있다. 여기에는 인건비(출연료)도 포함돼야 한다. 계약서를 안 썼다면 더욱 큰 문제다. 국민 혈세를 이렇게 마구잡이로 쓰는 것은 배임 행위나 다름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는 연예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한 방송 관계자는 "소수의 스타급 연예인이 가진 영향력이 워낙 크다보니, 그들에게 유리한 구조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타급 연예인이 캐스팅 되는 것이 프로그램 제작비 협찬에도 유리하고, 그들이 돈을 아무리 많이 받아가도 그러려니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천정부지로 솟은 과도한 제작비는 결국 상대적으로 약자인 스태프들의 권리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탁종열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소장은 "출연료 뿐만 아니라 제작비 사용처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는데, 제작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등의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한 현장 스태프의 권리 증진이 요원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가에서 연예인 출연료를 포함한 제작비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해달라는 요구는 소수의 약자들 사이에서만 나오고 있어, 현재로서는 요원하다. 미디어SR이 취재한 상당수의 제작사 대표나 방송계 고위 관계자들은 "개인적으로 고민하는 분야가 아니다"라거나 "산업의 특성상 톱급 연예인들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그들의 수입은 사생활인터라 존중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들려줬다. 특히 캐스팅이 프로그램의 제작 및 편성 여부를 절대적으로 결정하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연예인 출연료 공개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상한선이 없는 연예인 출연료는 결국 산업을 상하게 만든다. 몇년 전 한 톱 배우는 케이블 채널 드라마에 첫 출연했다. 당시 방송가에서는 해당 배우 측에서 거액의 출연료를 요구하면서 "000보다는 많이 줘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우의 회당 출연료는 수천만원 수준이었다.

이후 역시 케이블 채널로 시선을 돌린 톱급 배우들 사이 출연료 경쟁이 불붙었다. 개국 이래 최고 출연료는 매번 경신되었지만, 해당 방송국의 스태프들은 지금도 야근 수당 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며 밤샘 근무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