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는 30일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에 소상공인의 피해에 진정성 있게 대응하라 촉구했다. 구혜정 기자

소상공인연합회가 KT 건물 화재로 인한 불통 사태에 대해 구체적인 피해 보상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30일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드결제 불통, 배달, 예약 접수 불통 등 소상공인의 피해가 막대한 실정으로 이에 대한 KT측의 신속한 피해복구와 성의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실효적인 피해 보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KT에 ▲소상공인연합회와 합동조사단 구성 ▲KT 황창규 회장 사퇴를, 정부와 국회에는 ▲재난지역 선포에 준하는 대책 마련 ▲KT에 무과실 책임 요구 ▲KT 약관 개정 ▲실효성 있는 집단소송제 법제화 등을 요구했다.

연합회는 현재 피해사례에 대한 인터넷, 전화 접수와 함께 화재현장 인근에 ‘KT 불통 피해 신고 접수 천막 센터’를 설치해 피해를 접수 받고 있다. 연합회는 신고센터에 접수된 내용을 바탕으로 집단 소송 등 공동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연합회는 아직도 전화선, 인터넷선이 복구되지 않아 피해 보는 소상공인이 많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소상공인들도 함께 참여해 피해 내용을 공유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치킨집 등 배달 음식업종 피해가 심각하다. 치킨은 받으면 유통기한이 2~3일밖에 안돼 주문을 못 받으면 폐기처분해야 한다. 그런데 전화선이 안 되니 주문도 못 받고 대책을 전혀 못 세우고. 임대료와 인건비는 계속 나가는데 장사가 안 되는 상황이다. KT 소상공인 헬프데스크에 연락하면 통화량이 많아 연결할 수 없다고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마포구 동막로길 일대 피해 소상공인들은 점포 포스(POS)기기 기준 매출액을 기반으로 피해액을 산정해 집단 소송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마포구 홍대에서 주점 ‘탭컨테이너’를 운영하는 이은표(53) 동막로길 피해대책위원은 "사고가 난 후 손님들이 홍대에 오지 않아 매출이 뚝 떨어졌다. 지금까지 자료로 미루어 보아 한 업체당 약 100만원 정도를 손해 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는 9월부터 11월까지 토요일 매출 평균과 사고가 있던 24일 토요일의 매출을 비교했다. 24일의 매출은 평균보다 106만원 적었다. 이 위원은 "포스기에 찍힌 매출을 기준으로 피해 내용을 취합한 뒤 소상공인연합회에 전달해 집단소송을 준비할 것”이라 말했다.

자유한국당 재해대책위원장 송석준 의원은 이날 ‘KT 불통 피해 신고 접수 천막 센터’를 찾아 소상공인의 피해 내용을 들었다. 송 의원은 “민간기업 차원의 보상과 함께 국가적으로도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필요하다. 정부에서 피해 부분을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 (송 의원 측에서)해당 지역이 특별재난지역 요건에 맞는지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통신구, 가스, 전기, 상수도 등을 공기업이나 민간기업이 관리하더라도 문제가 생기면 국민생활에 큰 피해를 주니 관리기준을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24일 오전 11시경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의 통신구에서 불이 나 서대문구, 마포구, 용산구, 중구 등 6개 구와 경기도 고양시 일부의 통신에 장애가 일어났다. KT에 따르면, 27일 기준 무선 96%, 인터넷/IPTV 99%, 유선전화 92%가 복구됐으나 구리 케이블은 10%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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