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부터 마동석까지, 연예인 둘러싼 연좌제와 사회적 책임
마이크로닷부터 마동석까지, 연예인 둘러싼 연좌제와 사회적 책임
  • 배선영 기자
  • 승인 2018.11.29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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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왼쪽)과 도끼. 사진. 엠넷. 커넥트픽쳐스
마이크로닷(왼쪽)과 도끼. 사진. 엠넷. 커넥트픽쳐스

래퍼 마이크로닷에서 시작되고 끝날 줄로만 알았던, 연예인 부모의 무책임한 채무 불이행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나오고 있다.

시작은 지난 19일 부터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수십억원의 채무를 지고 뉴질랜드로 야반도주 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마이크로닷은 "사실 무근"이라며 법정 대응을 예고했으나, 결국 사실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의 피해규모도 상당히 컸고, 이에 대처한 마이크로닷 부모는 물론, 처음에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인부터 하고 나선 마이크로닷의 대처 방식 모두가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사건을 둘러싼 반향은 상당히 컸다.

결국 마이크로닷이 사과의 뜻을 전하며 고개 숙였지만, 그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해야만 했다.

그 때부터 또 다른 유명인들의 부모에 대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하나 둘씩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래퍼 도끼, 가수 비, 배우 차예련, 휘인에 이어 29일에는 배우 마동석까지도 줄줄이 소환되기 시작했다.

연예인 본인도 아닌 부모들의 '채무 불이행'을 자식이라는 이유로 책임의 공동 선상에 놓는 모습은 어찌보면 가혹해보인다. 헌법으로도 금지되어 있는 연좌제 아니던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유명인들의 입지를 고려해본다면, 단순히 부모의 일로만 미루어놓을 수만은 없다.

서구원 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미디어학과 교수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성인이고 부모는 부모인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어느 선까지 져야 하는지는 상당히 어렵다"라며 "그러나 매스미디어를 통해 노출돼 잘 알려진 공인 신분에서는 그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바람직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책임이 있어야 한다. 유명인들은 늘 처신을 잘 해야 한다. 부정적인 언행은 되도록 하지 않고 사실파악이 되지 않으면 대처를 하지 않고 사실파악부터 하는 것이 먼저다"라고 말했다. 

즉, 핵심은 이들이 부모의 금전적 채무 불이행을 얼마나 대신 수습해낼 수 있느냐라기 보다는 이를 대처하는 방식이다. 

부모의 사기 범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정부터 한 마이크로닷은 물론이고, 어머니의 1000만원 빚에 대해 "내 한 달 밥 값 밖에 안되는 돈"이라며 비아냥 섞인 대응을 내놓은 도끼는 피해 규모나 이후 전후 사정 모두와 관계없이 대중의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차예련의 경우, 아버지가 사기로 실형까지 선고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실제로는 19세 부터 15년 동안 아버지와 왕래가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빚을 대신 갚아왔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오히려 대중의 응원과 지지를 얻게 됐다.

대중은 단순히 부모의 범죄만을 놓고 해당 유명인을 싸늘하게 대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명인이기에 가족들의 불미스러운 일에 어떻게 대처해나가는지가 만천하에 공개되고, 이를 매끄럽게 해결하지 못하고 유아적으로 해결하는 행태는 여지없이 비난받는다.

과거에는 '유명세를 치른다'라고 말을 했지만, 오늘날에는 '사회적 책임'이라고 말한다. 연예인들 중 일부는 공인도 아닌데 무슨 사회적 책임이라며 볼멘소리를 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러나 공인이라는 것의 정의는, 나의 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서 출발한다. 유명인들 다수는 본인의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또 인지도로 인해 일반인들은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의 이득을 취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책임도 수반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족들의 모든 범법 행위를 책임지라는 말이 아니다. 가족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 이는 본인의 업무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 연예인들의 업무는 통상 공동 작업이기에 자신의 가족들로 인해 지장을 받게되면 무수한 산업 종사자들이 피해를 입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단순히 대중에 미치는 영향 외에 산업 내에서 미치는 영향 역시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니 대처를 고민할 때, 이들에 대한 피해규모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국은 본인의 오만함과 잘못된 판단으로 자신과 협업하는 이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기는 행위다.

사회적 책임은, 쉽사리 와닿지 않는 대중에 대한 영향력 차원에서 접근하기 보다 같은 산업 내에서 내가 영향을 미치는 종사자들 하나 하나를 떠올리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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