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애를 다시 생각하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애를 다시 생각하다
  • 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 문화평론가
  • 승인 2018.11.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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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 스틸컷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신드롬이 불고 있다. SNS에는 영국 그룹 퀸을 열렬히 좋아했었다는 커밍아웃이 넘쳐난다. 영화는 전설적인 록 밴드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1946~1991)의 일대기를 그렸다. 그는 한 시대를 풍미했고 모두의 마음을 훔친 슈퍼스타였다. 그런데 프레디 머큐리를 죽음으로 몬 동성애에 대해선 예전과 다르게 큰 거부감을 사람들은 표출하지 않는다. 사회가 그만큼 변한 걸까?
 
한국에서 음악영화는 대박 아니면 쪽박이다. 그만큼 호불호가 명확하다. 프레디 머큐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한국에서 상영된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떤 결과를 낼지 흥미로웠다. 승패는 이미 갈렸다. 벌써 400만 명의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요즘 나의 페이스북은 온통 프레디 머큐리 얘기다. 퀸을 젊은 시절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도, 퀸을 절대적으로 숭배했던 매니아도 영화를 두세 번씩 관람한다. 영화의 마지막 콘서트 장면을 보면서 발을 구르며 떼창을 한다. 젊은 세대도 뒤지지 않는다. 평소 들었던 익숙한 음악인 데다 요즘의 뮤지션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카리스마 넘치고 파워풀한 무대 매너와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멜로디가 젊은이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우리 남편이 런닝 바람으로 집 안에서 서성일 때는 보기 싫어 죽겠더니만 프레디는 런닝 하나만 입어도 섹시하네?’ 라는 우스개 소리마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영화는 프레디 머큐리(레미 맬렉)의 데뷔 시절부터 시작한다. 파키스탄 출신의 이민자 가정에서 성장했고 아버지는 엄격하며 어머니는 자애로운 그저 그런 평범한 가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바깥에선 아웃사이더였다. 그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음악 밴드를 찾았다. 부모가 지어준 이름을 버리고 ‘프레디 머큐리’로 바꾸더니 그룹 퀸을 만든다. 영화완 달리 실제로는 앨범 2집까지는 별로 두각을 내지 못하다가 3집이 나오고 TV쇼에 출연하면서 일약 유명해진다.
영화에서 불리는 노래 20곡은 세 사람이 나눈 거다. 프레디 머큐리, 배우 레미 맬렉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와 가장 흡사하게 노래를 부르는(마치 우리네 방송프로그램인 ‘히든싱어’의 출연자처럼) 마크 마텔이 보컬을 채웠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1985년 라이브 에이드 실황 장면이다. 실제 공연 장면을 완벽하게 재현 해 냈다. 여기에 팬들의 떼창이 영화에 삽입되면서 실감 나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영화와는 다르게 프레디는 실황 중계 당시에는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불멸의 노래인 ‘보헤미안 랩소디’의 가사는 파격적이며 묘한 매력이 있다. 
“Mama just kill a man 어머님 나는 사람을 막 죽였어요. 
Put a gun against his head pulled my trigger Now he is dead 그의 머리에 총을 들이대고 방아쇠를 당겼고 그는 죽었어요.“ 

사실 나는 퀸을 그리 좋아하진 않았다. 락 보다는 발라드를 자주 들었고 프레디 머큐리의 외모도 그리 끌리지 않았으며 당시 천형으로 여겨졌던 에이즈 합병증에 의해 사망했다는 사실도 그에 대한 호감도를 떨어뜨렸다. 프레디는 당시 무서운 질병이었던 에이즈의 아이콘이었다. 동시에 동성애는 에이즈를 옮기는 온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에이즈는 치료 관리가 가능한 질병 중에 하나가 되었고 동성애는 인간의 태생적인 젠더의 결과로 이해되고 있다. 그와 함께 에이즈 환자나 동성애자도 역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며 보호받아야 할 인격체라는 인식이 조금씩 자리매김 되고 있다.  

요즘 웹툰에는 새로운 장르가 생겼다. 흔히 ‘BL’이라고 불린다. Boys Love의 약자이며 말 그래도 남자들의 사랑을 다루었는데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엿한 독립장르로 잘 나가고 있고 특히 여성독자들의 구독율이 매우 높단다. 그럼에도 사실 동성애자는 아직도 음지 속에 있다. 한국의 퀴어 축제는 ‘태극기 부대’의 방해로 애를 먹는다. 다행히 우리 사회가 성숙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에이즈나 동성애를 가지고 설왕설래하기 보다는 퀸의 음악과 프레디의 삶과 노래에 감동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가치의 중요 척도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정당하게 대우받느냐를 따지는 거로 측정한다. 그래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이 더 반갑다. 

참 뒤늦게 영화를 보시려면 꼭 스크린X 화면에서 보시길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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