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LG트윈타워. 구혜정 기자

LG그룹 소속 공익법인이 국세청 공시는 물론 감사보고서를 통해 투명하게 기부금 지출 내역,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내역 등을 공개하고 있으나 이를 통해 드러난 내부거래 비중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등 주요 LG 소속 공익법인 모두 감사보고서 전문을 공개하고 있다. 국내 상당수 대기업이 소속 공익법인의 감사보고서를 의도적으로 감추기 위해 감사 실시 여부만 공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단순 공개를 넘어서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내역을 성실히 공시하고 있다. 공익법인을 통한 사익편취 논란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를 통해 드러난 내부 거래 비중은 상당했다. LG연암문화재단은 지난해 아트센터, 도서관 운영 등 공익사업에 133억원을 지출했다. 그 중 LG 계열사로부터 64억원의 기부금을 받고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6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특히, 연암문화재단은 2017년 LG전자와 LG이노텍으로부터 임대료와 관리비 수익 52억원을 올렸다. LG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서울 인근 건물을 매입해 LG 그룹사에 임대를 해 받은 수익"이라고 설명했다. LG 측은 해당 수익을 전액 이문화 전 연암대 총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LG아트센터에 목적사업장 운영비 명목으로 전액 지급했다.

문제는 임대료 등 수익사업 수익을 다시 목적사업으로 지출하기 위해서 특수관계 법인에 해당하는 LG아트센터에 지급했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거래방식은 사익편취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제 지급한 52억원이 어떻게 공익 목적으로 사용되었는지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해당 지출에 대해 LG그룹 측은 "아트센터 운영비 기타 등등 항목으로 지급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밖의 내부 거래도 상당했다. 서브원은 연암재단과의 거래로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상록재단도 지난해 340억원을 LG계열사로부터 기부받았는데 그해 서브원은 숲 조성 비용 등으로 상록재단과의 거래를 통해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 계열사의 기부금 상당액이 LG그룹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LG그룹은 그룹사 구매 관리, 건설 부문을 담당해온 서브원의 매각을 현재 진행중이다.

보유 주식도 상당해 지배력 강화에 활용한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LG연암학원은 LG 주식 367만주, GS 주식 197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비율은 각각 2.13%다. LG와 GS의 분리로 지분이 나뉘어 의결권이 대폭 축소되었음에도 LG연암학원은 구광모 회장 등에 이어 7대 주주다. LG연암문화재단도 지분 0.33%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 고(故) 구본무 회장에 이어 40세의 나이로 재계 4위 대기업 총수에 오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그룹 주요 공익법인 LG연암문화재단, LG연암학원, LG복지재단, LG상록재단 등 그룹 소속 주요 공익법인 이사장에 취임하지 않고 이문호 전 연암대 총장을 선임했다. 이문호 전 총장이 사실상 LG그룹 공익 사업의 대표자가 된 것이다.

구 회장은 상속세 분할 납부 결정에 이어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서브원 매각 결정을 내리는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동시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대기업 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내부거래 비중, 편법적 지배력 강화 부분을 살피고 있다. 보다 투명한 기부금 사용과 공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업과 재단, LG편 ①]LG家 구광모 시대부터 주요재단 이사장 전례 깼다
[기업과 재단, LG편 ②]자산 규모 비해 공익사업지출액 아쉽다
[기업과 재단, LG편 ③]절반은 화담숲에 나머지는 복지·문화
[기업과 재단, LG편 ④] 투명성 으뜸인 반면 계열 내부거래 불투명
[기업과 재단, LG편 ⑤]구광모號 LG, 공익법인도 ‘순혈주의’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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