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LG사옥. 사진. 구혜정 기자

구인회 선대 회장이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해준 것에서 이어지는 LG의 사회공헌 활동의 현주소는 어떨까.

LG의 주요 재단 4곳을 살펴봤다. LG연암문화재단, LG복지재단, LG상록재단, LG상남언론재단이 그것이다.

이 중 LG상남언론재단을 제외한 3곳은 구본무 회장이 이사장 직을 맡고 있었으나, 지난 5월 별세 이후 현 구광모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았으나 재단의 이사장 직은 이문호 전 연암대 총장에게 넘어갔다. 당시 LG 측은 "그동안은 그룹 오너가 이사장 직을 맡아왔지만 전례와 달리 이 같이 결정했다"라며 "이문호 이사장은, 구본무 회장의 철학을 누구보다 잘 아는 첫 참모였다"라고 말했다. 구본무 회장은 취임 직후 공정문화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했는데, 이문호 이사장이 당시 위원장을 맡은 인연도 있다.

LG의 공익재단 들은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을 시작으로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까지 연이어 3대가 재단 이사장 직을 맡은 바 있다. 구광모 시대에 접어든 LG 재단에 전례없이 그룹 오너가 아닌 인물을 이사장 직에 앉힌 배경에는 재벌 개혁 차원에서 대기업 소유 공익재단을 향한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LG상남언론재단은 2012년 선임된 변용식 이사장이 계속해서 이사장 직을 지키고 있다. 변 이사장 역시 LG 오너가의 출신이 아니다. 변 이사장은 전 TV조선 대표이사이자 조선일보의 발행인 직을 지냈다. 

각 재단의 주요 사업을 들여다보면, 먼저 1969년 설립,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LG연암문화재단은 학술지원사업이 주 목적사업이다. 해당 재단의 초대 이사장인 구인회 회장이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재단 이름인 연암 역시 구인회 회장의 호에서 따온 것이다. 해마다 총수일가와 LG 계열사가 기부금을 출연해오고 있다.

이 재단의 주요사업에는 교수들의 해외 연구를 지원해주는 연암 국제 공동연구 지원사업이 있다. 1년 동안 해외 공동연구자와 함께 현지에 체류하며 공동연구가 필요한 전 분야의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사랑의 다문화학교도 LG연암문화재단의 주요사업 중 하나다.

이외에도 1996년 개관한 구자경 명예회장이 사저를 기증해 만든 국내 최초 디지털 도서관, LG 상남도서관과 2000년 3월 건립된 1103석 규모의 공연장, LG아트센터를 운영 중인 것도 이 재단이다.

LG의 공익법인들 사진: 구혜정 기자

이후 1991년 LG복지재단이 설립됐다. 구자경 명예회장이 사재 2억원을 출연했고, 당시 금성사와 럭키 등이 각각 4억원을 출연했다. 해당 재단은 소외계층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복지시설 건립사업과 아동-청소년 복지사업, 노인-장애인 복지사업 등으로 분류되어 있다.

복지시설 건립은 지난 1991년부터 2008년까지 해왔으며 총 14개 복지관을 건립해 지자체에 무상으로 기부했다. 아동청소년 사업은 기존에는 공부방 지원, 소년소녀 가장 지원, 결식아동 지원사업을 펼쳤고,
현재는 저소득층 가정 저신장 아동에 성장호르몬제를 지원하고 있다.

노인 장애인 등을 위한 복지사업에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집 고치기 사업, 무료진료시설 지원사업 등을 진행한 바 있는데, 현재는 소외계층 시설에 필요한 가전제품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LG의인상 역시 LG복지재단의 주요 사업이다. 군인, 경찰, 소방관 등 공직자는 물론, 일반인들 중에서도 의로운 시민들을 찾아내 포상하고 사회 귀감을 삼아 널리 알리는 사업이다. LG복지재단 측에서는 "국가와 사회가 편안하기 위해서는 정의가 살아 있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가 인간다운 온기로 지켜지는 것은 공동체와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고귀한 행동을 기억하고 본받기 위한 사업이다"라고 설명한다.

1997년 설립된 LG상록재단은 환경보호를 위한 재단이다. 국내 최초의 환경 전문 공익재단으로, LG정보통신이 30억원을 출연했다. 자연환경 보호와 자연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한 산성화 피해 산림회복 사업, 푸른산 사랑운동, 등산로 나무 이름표 달아주기 등의 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현재는 조류보호 사업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곤지암 화담숲도 이 재단에서 조성했다. 화담은 구본무 회장의 호에서 따온 것이다.

LG상남언론재단은 언론인의 양성과 언론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995년 설립되었다. 구자경 명예회장이 1억원, LG반도체가 99억원을 출연해 만들었다. 구자경 회장의 호 상남에서 따온 재단 명이다.

주요 사업에는 언론인의 해외연수, 어학교육, 기획출판, 저술출판, 프레스 펠로우십 등이 있다.

[기업과 재단, LG편 ①]LG家 구광모 시대부터 주요재단 이사장 전례 깼다
[기업과 재단, LG편 ②]자산 규모 비해 공익사업지출액 아쉽다
[기업과 재단, LG편 ③]절반은 화담숲에 나머지는 복지·문화
[기업과 재단, LG편 ④] 투명성 으뜸인 반면 계열 내부거래 불투명
[기업과 재단, LG편 ⑤]구광모號 LG, 공익법인도 ‘순혈주의’타파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