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10명 중 9명이 1회용품 컵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커피전문점 매장 내 1회용품 사용 실태 등 소비자의 1회용품 이용 현황과 인식을 조사하고,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제로 주목받는 종이 빨대의 안전성 및 표시 실태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사)한국부인회총본부와 공동으로 주요 도시 내 커피전문점 75개 매장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매장 내 소비자 1655명 중 1377명(82.7%)이 다회용 컵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이크아웃 이용 소비자 750명 중에서는 694명(92.5%)이 1회용 컵을 사용했고, 텀블러 사용자는 56명에 불과했다.
또 최근 1주일 이내에 커피전문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1회용품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평균 플라스틱 빨대 2.30개, 플라스틱 컵 1.52개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제품보다는 1회용품을 전반적으로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규제 대상이 아닌 1회용 플라스틱 빨대와 관련해 '습관적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54.1%였고, '대안빨대가 없어서 사용한다'는 응답도 51.5%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텀블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휴대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76.0%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세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53.5%, '인센티브가 적어서' 19.6%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의 1회용품 사용 수준과 관련해 응답자의 76.4%가 '1회용품을 많이 사용한다'고 답했고, 87.1%는 '1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현재 시행 중인 1회용품 사용규제에 대해서는 62.1%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1회용 플라스틱 빨대'와 '1회용 종이컵'에 대해서도 각각 응답자의 84.1%, 78.4%가 사용 규제 필요성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플라스틱 빨대 대체재로 종이 빨대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는 종이 빨대에서도 잉크 성분 등 유해물질이 녹아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오픈마켓에서 유통 판매 중인 종이 빨대 9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 제품에서 납·비소·포름알데히드·형광증백제·벤조페논 등 유해물질이 불검출 돼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품 표시와 관련해 종이 빨대 8개 제품은 필수 표시사항 중 '업소명 및 소재지'나 '식품용 단어 또는 식품용 기구 도안'을 미표시해 개선이 필요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28일 미디어SR에 "텀블러 사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인센티브가 커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텀블로 사용에 있어 가장 불편해 하는 부분인 휴대의 불편함을 제작 차원에서도 개선해야 한다. 흐르지 않게끔 제작해야 하고, 가볍게 제작을 해야 사용량이 늘어날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외에도 텀블러를 사용하면 해당 커피 전문점의 아르바이트 생의 수고를 덜어주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정부 차원에서 홍보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환경운동 뿐만이 아니라 노동강도의 문제도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경부에 종이 빨대 등 친환경 대체제 사용을 통한 플라스틱 빨대 규제 방안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관련 업체에 다회용품 사용 등 친환경 소비 시 인센티브 제공 확대, 일회용 빨대 제품의 필수 표시사항 준수 등을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일회용 빨대 제품의 표시관리·감독 강화 등 조치를 취할 예정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