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정 기자

통신, 인프라 등 국가 기간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일까. 눈에 띄게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SK그룹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수의 공익법인을 보유한 그룹사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진 않지만 공익활동의 활성화는 높은 편에 속했고, 주식을 출자해 대기업 총수 지배력을 강화하는 식의 꼼수에서도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미디어SR이 국세청 공시 등을 통해 SK그룹 17개 공익법인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SK그룹은 장학, 학술, 문화활동 외에도 사회적 기업 발굴 투자 등을 통해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말 현재 SK그룹의 17개 공익법인의 총자산은 2800억 규모로 삼성(5조1838억), 현대중공업(3조6140억)을 비롯해 현대차와 포스코, LG, 두산, 롯데그룹에 비해서도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 자산이 주식이나 부동산에 편중되지 않고 계열사의 기부금과 현물출자가 비교적 분산된 기업으로 분류됐다.

SK 17개 공익법인의 총자산 대비 주식 보유비중은 전체 자산의 5%에 불과하고 8월말 현재 시가로 평가하더라도 9%에 머물렀다. 재벌소속 공익법인들이 평균적으로 총자산의 33.68%를 주식에 투자하고, 이 중 90%가까이를 지주사와 계열사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SK그룹의 주식보유는 미미한 수준. 적어도 지배구조와 상속을 위해 공익법인을 활용하는 행태에서는 자유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경제개혁연대

공익법인들의 전반적인 활동은 조직적이고 활발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상대적으로 공익법인들의 규모가 크지 않고 공익법인들간 활동의 분포도 행복나눔재단, 한국고등교육재단, 플라톤아카데미 등 일부 공익법인에 치중된 측면은 있었다.

SK그룹이 다른 대기업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꼽을 수 있다. SK그룹은 경영철학에서부터 주주, 고객 뿐 아니라 사회와 동등하게 호흡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SK그룹은 KAIST에 SK사회적기업가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고, 다른 대학들과도 SK청년비상 사업을 벌이는 등 사회적 가치가 시장과 소통하는 사회적 기업 발굴과 육성에 공을 들여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3세 지배구조의 완성이 어느 정도 완결돼 있어 사회공헌 등의 가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통신, 반도체, 인프라 등 국가와 직결된 기간산업을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고, 이혼소송 등 총수 일가의 사생활 문제도 겹치면서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할 유인도 많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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