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디자인: minzada

"기업이 재무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추구도 경영의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제20회 세계경영자회의'에서 한 말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에 완전히 꽂혔다. 최 회장은 해외 학술 포럼 등에서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다닌다. 그가 특히 중요시 여기는 것은 사회적기업. 오너의 성향에 따라 SK그룹의 공익법인도 사회적기업에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SK그룹의 공익법인은 총 17개다. 이중 특수목적법인으로 분류되는 SK미소금융재단을 제외하면 16개다. 16개 공익법인이 가진 자산은 총 1756억원이다. 

CJ, 롯데 등 타 그룹의 공익법인과 달리 SK그룹의 공익법인은 주식이 거의 없다. 1756억원 중 6.15%(108억원)만이 주식이다. 금융(37.39%), 건물(22.92%), 기타(26.47%) 자산이 주를 이룬다.

이중 주요 재단이라 꼽을 수 있는 것은 행복나눔재단, 한국고등교육재단, 플라톤아카데미다. 자산과 공익사업지출액이 재단 중 가장 많기 때문이다. 행복나눔재단의 총자산은 563억, 한국고등교육재단은 576억, 플라톤아카데미는 223억원이다. 나머지 13개 재단은 총 394억 원을 갖고 있다.

사회적기업 육성에 꽂힌 SK

행복나눔재단의 대표사업은 사회적 기업가 양성과 사회적기업 모델 개발이다. SK그룹은 2013년 사회적 기업가 양성을 위해 KAIST 대학교와 협력해 'KAIST 사회적기업가 MBA'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사회적 기업 이론, 실제 커리큘럼을 구비하고 SK사회적기업가센터와 연계해 사무공간, 창업지원금 등을 지원한다.  

행복나눔재단은 파머스페이스, 로앤컴퍼니, 트래블러스 등 12개 사회적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 사회적 기업 특성을 고려해 자금 지원 형식으로 지분투자를 한 것이다.  

SK그룹은 직접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은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 행복한학교, 대구행복한미래재단, 행복전통마을 등이다. SK그룹 공익법인 16개에 이들 법인도 포함돼 있다. 총자산 30~50억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로 운영된다.

행복한학교는 방과후 학교를 위탁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울산, 부산, 대구 등 지방을 거점 삼아 운영하고 있다. 행복나눔재단에서 이 사회적기업들에 운영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SK만의 독특한 사회적 기업 프로그램은 2015년부터 시작한 '사회성과인센티브'다. 사회적 기업이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한 정도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 금전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SK는 "사회성과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사회적 기업의 성장과 생태계 활성화를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제 학술, 장학사업 집중 

5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가진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장학, 학술사업을 운영한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2017년 공익사업에 총 157억원을 썼다. 

2017년 해외유학장학생, 유학후보장학생, 대학학부생 등에 65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 재단은 국제심포지엄, 국제학술 등도 지원, 개최한다. 2017년 국제학술사업에 83억 원을 지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지원하는 학술제 중 최 회장이 직접 참여하는 것도 있다. 대표적으로 '베이징포럼'이 있는데, 지난 2017년 11월 최 회장이 참석해 연설하기도 했다. 

223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플라톤 아카데미는 인문학 연구 지원과 대중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를 개최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17년 플라톤아카데미가 공익사업에 쓴 돈은  총 32억원이다. 인문학자들에 학문적 성과를 내고 대중에게 확산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에는 1억5천만원을 썼다. 또, '심리학, 인간을 말하다' 등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학 강연 개최에 2억2천만원을 지원했다. 그 외 12개 사업에는 총 26억원을 사용했다. 

3개 재단, SK 계열사 기부금으로 운영

행복나눔재단, 한국고등교육재단, 플라톤아카데미의 주 수입은 SK그룹 계열사의 기부금이다. 

행복나눔재단의 경우 2017년 161억원을 SK네트웍스, SK에너지 등 계열사로부터 지원받았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같은 해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에서 135억원을 받았다. 플라톤아카데미도 마찬가지로 40억원을 SK계열사로부터 기부받았다. 

이 3개 재단이 받은 17년 한 해 받은 기부금은 약 340억원으로 16개 재단 기부금 총액의 85%를 차지한다. 

그외 13개 재단은 기부금보다 기타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회원비를 받아 사업을 영위하는 모습을 보였다. 

SK그룹 16개 공익법인의 총수입은 꾸준히 늘었다. 2015년 총수입은 724억원이었지만 2016년 1018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일부 재단의 기타사업수입 등이 대폭 올랐기 때문이다. 2017년은 1037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16개 법인의 총 공익사업지출액은 2015년 549억원, 2016년 536억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2018년 593억원으로 증가했다. 

SK그룹 공익법인 16개의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액 비중은 31.82%였다. 191개 상호출자제한 공익법인 및 주요 금융 IT 공익법인 평균인 17.1%보다 크게 상회하는 값이다.

주요 3개 재단 중 행복나눔재단은 2017년 공익사업에 174억원, 한국고등교육재단은 158억원. 플라톤아카데미는 32억원을 썼다.행복나눔재단,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액은 각각 30.9%, 27.4%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플라톤아카데미는 14.6%로 평균보다 낮았다.

연관기사
[기업과 재단, SK편 ①] 사회적 가치 강조하는 SK의 재단들 주요 사업은?
[기업과 재단, SK편 ②] SK 공익법인, 사회적 기업 육성에 집중
[기업과 재단, SK편 ③] 사람과 학술에 집중 투자
[기업과 재단, SK편 ④] 이런 투자 보셨나요
[기업과 재단, SK편 ⑤] 국가 기간사업 주력 SK, 사회공헌도 국가대표급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