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이 12일 하루새 5조 4000억원이 증발한 가운데, 오는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최종 결론에 증권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기업회계 기준 및 회계감리에 관한 업무, 자본시장의 관리·감독과 관련된 주요사항의 사전심의 등을 결정하는 합의체 행정기관이다.

증선위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성을 인정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주식 거래는 정지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 심사를 받게 되는 상황만으로도 바이오주는 물론 증시 전체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국내 증시 변동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있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증선위는 오는 14일 개최되는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후 진술을 듣고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제재조치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3일 미디어SR에 "내일 오전 10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안 심의를 시작하여 결정이 날 예정이다. 최종 결정은 오후에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날 심의의 핵심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변경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실시했는지다.

금융감독원은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적법하게 회계처리를 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내부문건'을 공개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상황이 안좋게 됐다. 

박 의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해 고의 분식회계로 삼바 가치를 자체평가금액 3조원이 아닌 8조원으로 부풀린 정황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삼성의 의뢰를 받은 회계법인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8조원 이상으로 평가했고, 이를 국민연금이 받아들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자체 평가금액 3조원 보다 거의 3배인 8조원 이상으로 평가한 것은 엉터리 자료임을 삼성이 이미 알고도 국민연금에 보고서를 제출했음을 의미한다”라고 폭로했다.

증권업계는 오는 14일 증선위의 최종 결론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증선위는 공시 누락 고의성을 인정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원 해임을 권고하고 검찰 고발조치를 의결했다.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변경에 고의성이 있다고 결론 낸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관계자는 13일 미디어SR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고의성이 충분히 나왔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결정이 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자가 많은 만큼 금융당국은 내일 결정에 따른 투자자 보호의 필요성이 있으며, 이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소액주주는 8만여명이다. 주가로는 5조원이 넘는다. 개인투자자 피해를 고려하면 상장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과거 사상 최대 분식회계로 제재를 받은 대우조선해양도 1년 3개월 동안 개선 기간이 적용돼 주식 거래만 정지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폐지 결론이 날 경우 이 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8만여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소송전이 일어나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2일 “구체적인 단서가 확인되면 수사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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