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빌 이관우 대표. 구혜정 기자

3년간 성장률 862%, 평균 성장률 112.7%.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 선정 아시아태평양 급 성장 기업 1000개 중 56위.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 기업의 진짜 이름은 '버즈빌(Buzzvil)'이다. 버즈빌은 모바일 첫화면에 광고를 띄우는 광고 네트워크 회사다. 국내 모바일 첫화면 시장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우량 스타트업이다. 이용자는 전 세계 30개국 1,700만 명에 달한다. 버즈빌은 CJ ONE, OK캐쉬백, 롯데 L.POINT 등 국내 다양한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모바일 첫화면 플랫폼을 확장해 왔다. 최근,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관우 대표는 버즈빌을 이끌고 있는 '왕벌'이다. 미디어SR은 이관우 대표를 만나 버즈빌의 성장 동력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7일, 미디어SR은 이 서울시 송파구 버즈빌의 사무실을 찾았다. 버즈빌 사무실에 들어서자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기자를 맞이했다. 스타트업 사무실의 '이상' 같아 보였다. 이 대표가 초등학생 때부터 창업해온 '창업머신'이었기 때문일까? 

버즈빌 회의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환한 미소를 보이며 기자를 반겼다. 이 대표는 편안해 보이는 검은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늘 웃음기가 어려 있어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사업을 이야기할 때는 진지한 모습으로 답했다.

핵심 비즈니스는 B2B, '버즈스크린'

버즈빌은 광고 네트워크 회사다. 스마트폰 잠금화면 영역에 광고를 보여주고, 그 대가로 이용자들이 포인트를 받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용자가 잠금화면을 밀면 포인트가 쌓인다. 월 3~4천 원 정도를 벌 수 있다.

대표적으로 '허니스크린'과 '버즈스크린'이 있다.

허니스크린은 이용자가 직접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해서 쓰는 B2C 앱이다. 허니스크린은 뉴스, 생활 팁, 인기콘텐츠, 광고를 잠금화면에 제공한다.  

각 업체의 버즈스크린의 활용 예시. 제공: 버즈빌

버즈스크린은 B2B 모델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제공하여 파트너사가 당사의 잠금화면 앱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대표는 "SDK는 버즈빌 성장의 핵심이다. SDK는 해피포인트 등 다른 사업자앱에서 잠금화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만든 연동 가이드라인이라 볼 수 있다. SDK를 해피포인트 앱에 탑재해 잠금화면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앱마다 각 특성에 맞게 디자인과 유틸리티를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 사업형태는 우리가 특허를 냈다. SDK를 통해 다른 앱에 잠금화면을 탑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은 버즈빌이 유일무이하다"고 밝혔다. 

이 비즈니스로 버즈빌은 2018년, CJ ONE, 이동통신 3사, 롯데 L.POINT, 하나멤버스 등 50개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최근 파트너십을 맺은 소셜커머스 위메프로 예를 들어 보자. 최근 출시된 '위메프 슬라이드' 앱을 다운받아 잠금화면 보기를 설정하면, 버즈빌에서 만든 잠금화면 앱을 사용하게 된다. 이용자는 잠금화면에 뜨는 위메프의 슈퍼특가 광고를 보는 대신, 위메프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받는다. 

광고 타겟팅도 버즈빌의 역할이다. 한 20대 여성 위메프 이용자가 가구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가구 관련 광고를 노출해 광고 효과성을 높이는 일이다. 이용자가 잠금화면에서 어떤 콘텐츠를 읽었는지, 어떤 광고를 클릭했는지 등 정보를 취합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타겟팅을 시작했다. 미세먼지가 나쁨 농도를 보이면 보험회사의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광고다.

캐시슬라이드와 차별점? 

그렇다면 국내 시장 경쟁자로 꼽히는 '캐시슬라이드'와 버즈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첫째,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다 보니 이용자 풀이 10~20대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허니스크린이나 캐시슬라이드는 용돈이 필요한 10~20대가 많다.

하지만 버즈빌의 파트너사 L.POINT나 OK캐쉬백 등은 이미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 풀을 확보했으며, 구매력이 있는 30~40대가 많다. 이렇게 다양한 이용자를 기반으로 사업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둘째, 파트너사가 이미 회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셋째, 해외 진출 시 현지화가 쉽다는 것. 버즈빌은 SDK만 제공하고, 현지 파트너사에 콘텐츠, 디자인, 유틸리티 등을 자유롭게 맡긴다. 현지 사람은 현지 기업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이 대표는 "이미 성공한 업체들이 로컬 성향을 (잠금화면에) 적용하면, 글로벌 플랫폼 차원에서 보다 현지화가 쉬울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 박차 가할 것

이관우 대표는 인터뷰 동안 "한국에서만 머리터지게 싸우지 않아도 된다",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말을 강조했다. 그의 신념답게 버즈빌도 활발한 해외 활동을 보이고 있다. 

2016년 미국의 1위 사업자 '슬라이드조이'를, 2018년 인도/파키스탄의 잠금화면 콘텐츠 큐레이터 '슬라이드'를 인수했다. 2018년에는 미국의 파트너와 함께 첫화면 앱 '스크린 스태쉬-락 스크린 캐쉬(Screen Stash – Lock Screen Cash)' 등을 출시하는 등 해외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또, 디바이스 단계부터 모바일 잠금화면을 탑재하는 사업을 확장하고자 한다. 스마트폰을 훨씬 저렴한 10만 원대로 구입하는 대신, 버즈스크린의 모바일 첫화면을 기본 시스템으로 장착하는 것이다. 포인트를 후불제로 쓰는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영국과 프랑스 업체와 제휴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현재 전 세계에 4개 지사를 갖고 있고, 30개국 1,700만 명이 버즈빌의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의 큰 플레이어들과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쪽으로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 말했다.

국내에서는 지금과 같이 B2B 파트너사 확장을 주요 과제로 둔다. 

광고 인벤토리 확장도 꾀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 자연스레 녹아 있는 네이티브 광고처럼, 앱 안에 광고가 들어가는 '인앱 광고'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광고 포맷도 변화를 주고자 한다. 잠금화면에서 동영상이 바로 플레이되는 포맷이다. 이 대표는 데이터 사용량을 걱정하는 기자를 안심시켰다. "물론, 와이파이에서만 재생되도록 할 계획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하."

버즈빌은 지난 8월 인도와 파키스탄의 시장을 선도하는 잠금화면 콘텐츠 큐레이터인 슬라이드(SlideApp)를 인수했다. 제공: 버즈빌

버즈빌 비전? 글로벌 플랫폼 되는 것

이관우 대표는 버즈빌의 비전을 이렇게 밝혔다.

"지금 광고플랫폼이나 미디어플랫폼들은 광고주만 중요하게 여긴다. 다른 플랫폼 홈페이지에 가면 광고주 탭만 있지 이용자를 위한 탭은 거의 없다. 버즈스크린, 허니스크린은 이용자가 혜택을 받음으로써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전 세계 80% 잠금화면 시장을 장악하고자 한다. 잠금화면을 넘어서서 글로벌 NO.1 마케팅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버즈빌의 비전이다."

이는 이 대표의 개인적인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대한민국에서 창안된 아이디어가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내 개인적인 비전이다. 소프트뱅크가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1000억 달러(약 100조 원)의 '비전펀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한국은 비전펀드에 투자하는 기업이 거의 없다. 한국 스타트업들도 글로벌 시장에 많은 기회가 있는데 크게 보지 않고 국내에서만 머무른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하나의 사례를 만들어내면 좋을 것 같다. 내게 주어진 시대정신 같다."

그는 지난 2013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전을 정하고 조직원에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대표의 중요한 역할"이라 말했다. 그의 생각은 여전히 같다. 

"인재들이 하나의 점이라 생각해보자. 생각과 언어가 다른 인재들을 소통으로 연결했을 때, 그 집합체가 하나의 방향을 바라보면 그게 바로 비전인 것 같다. 이 집합체에 드러나는 고유의 색깔이 조직문화다."

회의실에서 버즈빌의 계획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이관우 대표. 구혜정 기자

청년들에 던지는 이관우 대표의 메시지

이관우 대표는 한국 창업 현실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최근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얻기 위해 공무원 등 고시준비에 매진하고 있는데, 이는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100세 시대인데 정년이 60대 초반이다. 제일 위험한 창업은 60대까지 일하다가 퇴직금으로 치킨집 차리는 거다. 20살 때부터 동물원에서 있었던 사람을 60살에 정글에 풀어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 커왔던 환경이 다르기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청년들은 지금 안정적이라 생각하는 직업이 100세 시대에 안정적인 직업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대표는 한국인 청년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청년들이 더 크게 꿈꾸고 세상을 바꾸고자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장래희망으로 공무원과 대기업을 많이 생각하는데, 그 옵션에 '기업가'가 추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업에 실패하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최근에는 연대보증 폐지 등으로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 예전보다 나아졌다"며 "100만 원짜리 회사를 세우더라도, 자기가 뭔가 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들고 투자자를 찾으면 언젠가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청년들에 "빠르게 배우는 방법은 너무 큰 회사 말고, 30명 규모의 어느 정도 갖춰진 회사에 들어가 전체를 볼 수 있는 곳을 해보는 게 좋을 거 같다. 단시간 내 압축적인 경험을 할 수 있지 않나. 당장 창업을 한다기보다는 내가 사업가의 삶, 세상을 바꾸는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그 모습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경험을 압축적으로 쌓을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이관우 버즈빌 대표

창업머신. 어렸을 때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문 고정 장치'로 대통령상을 수상해 그 장학금으로 창업을 한 것이 시작이었다. 서울대 경영대에 진학했으나 커리큘럼에 실망해 1학년 때부터 창업 실전에 뛰어들었다.

대학교 1학년, 동아리 형과 함께 모바일 코드솔루션 인사이트앤컴퍼니(現.이토프)를 창업했다. 이후 저작권 관리솔루션 개발업체인 포스트윙, 맛집 전문 소셜커머스 데일리픽을 창업했다. 데일리픽은 티켓몬스터에 인수돼 운영그룹장을 지냈다. 

티켓몬스터를 나온 이후 광고 네트워크 회사 버즈빌을 창업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키워내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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