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푸드 가맹점주들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스킨푸드 본사 앞에서 스킨푸드 조윤호 대표 규탄 집회를 열었다. 구혜정 기자

"스킨푸드 말아먹고 잠이 오냐."

스킨푸드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가맹점주의 잠 못 이루는 밤만 늘어가고 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받으리라는 확신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스킨푸드 본사 앞에서 스킨푸드 조윤호 대표 규탄 집회를 여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대형마트 등 매장 안에서 스킨푸드 매장을 운영하는 '숍인숍' 타입의 가맹점주는 보증금을 본사에 지급해야 한다. 가맹점 계약 만료 시 운영 중 물품 손실 등 손해액을 제하고 가맹점주에 다시 돌려주는 시스템이다. 적게는 천만원, 많게는 오천만원이다. 

스킨푸드는 지난 10월 과도한 채무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 경영 정상화를 위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같은 달 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고 현재 경영 정상화에 나선 상태다. 

문제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보증금이 채권으로 잡혀 일시 동결된다는 것이다. 법정관리 기간 동안 본사의 가맹점주 보증금 상환 의무가 정지된다는 것. 가맹점주들은 돈이 묶인 채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다. 경영 부실은 본사에 책임이 있지만 정작 피해보고 있는 사람은 가맹점주다. 

법정관리 이전부터 점주들은 본사 측의 경영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매대에 물품이 텅 빌만큼 물품 공급이 제대로 안 됐기 때문. 한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킨푸드 망하는 거 아니냐'라는 소문이 돌았다. 소비자는 매장을 가도 화장품이 없어 살 수가 없었다.

서울에서 스킨푸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주 A씨는 미디어SR에 물품 공급이 '로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잘 나가는 품목은 많이 시켜야 하지 않나. 그런데 내가 신청한 만큼 물품이 오는 게 아니다. 물품은 완전 운에 맡긴 '로또'였다. 본사가 일방적으로 100박스, 이렇게 오픈한다. 점주들이 계속 재고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심지어 지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주문해 매대를 채우는 경우도 허다했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물건이 거의 안 들어온다. 지금은 물건이 없어서 아예 못 판다."

가맹점주들은 심지어 스킨푸드가 가맹점주 몰래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법정관리 이전, 조윤호 대표, 상무이사와 가맹점주 대표 6명이 면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 조 대표 측이 우리 면전에서 '보증금은 어디 안 갔으니 무조건 돌려주겠다'라고 해놓고, 우리도 모르게 기업회생 신청을 한 것이다. 스킨푸드는 8월 기업회생절차를 위한 변호사를 선임했음에도 불구 이런 얘기 없이 가맹, 유통점주 모집을 했다. 8월 이후에 인수인계받은 가맹점주들은 넋이 나간 상태다"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가맹점주와 원활히 소통하고 있지도 않았다. 집회가 있던 9일 당일에도 오후 1시부터 5시간 동안 집회를 이어갔지만 본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현재 본사는 법정관리로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가맹점 경영 정상화'는 요원하다. 물건이 없으니 장사가 될 리가 없다. A씨는 정상적으로 운영할 때의 십분의 일만큼만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건비, 월세 등 고정비만 월 6천만 원에 달하지만 매출은 고정비만도 안 나와 매달 몇천만 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 손해는 모두 개인 돈으로 메꿔야 한다. 그는 스킨푸드에 손해배상청구를 한 상태다.  

A씨는 스킨푸드가 자신의 빚은 탕감하면서 가맹점주는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킨푸드는 '소송 끌기'를 하고 있다. 법원 답변도 최대한 미뤄서 하고, 그 답변마저도 '추후 답변하겠다'는 것이다. 손해배상 소송이 개인이 부담하기엔 벅찬 것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매장을 내놔도 권리금마저 못 찾는 상태인데 변호사 선임비까지 내야 하니, 본사는 시간을 끄는 것"이라 주장했다.

가맹점주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본사가 가져간 보증금을 되돌려받는 것과 본사의 경영부진으로 손해 본 금액을 보상받는 것. 이들은 본사와 협의를 이끌어낼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미디어SR은 스킨푸드의 입장을 듣고자 수 차례 연락했지만 받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제1 고객은 가맹점주다. 가맹점주로부터 로열티, 유통마진 등을 받기 때문. 하지만 스킨푸드는 이미 가맹점주의 신뢰를 잃었다. 법정관리를 통해 회생한다 한들, 스킨푸드를 믿고 개업할 점주들이 얼마나 더 있을까. 스킨푸드는 재무적 회생은 믈론, 가맹점주의 신뢰 회생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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