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정 기자

롯데그룹은 유통, 소비재, 건설, 엔터테인먼트 등을 주력으로 하는 재계 순위 5위권의 그룹사다. 대중과 직접 호흡하는 사업들을 영위하는 만큼, 사회공헌의 방향성도 대중들을 위한 문화와 예술분야로 향하고 있다.

다만 과거 신격호 회장이 '장학'재단을 시작으로 공익사업을 진행했다면, 신동빈 회장 후계 체제로 변화하면서 본격적으로 '문화'재단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클래식 공연에 사업 지출이 쏠리고, 롯데월드가 있는 송파월드장학재단도 지난해 사업이 멈추는 등 크고 작은 문제점도 노출됐다.

8일 미디어SR이 롯데그룹의 공익법인 관련 현황을 조사분석한 결과, 롯데그룹은 다른 경쟁그룹에 비해 공익법인의 숫자와 자산규모, 사업규모 모두 낮은 편에 속했다. 특히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15년 설립된 문화재단이 주된 역할을 했지만, 클래식 공연 콘서트홀 사업에 대부분의 돈이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 공익법인 중 가장 많은 활동을 하는 롯데문화재단은 신동빈 회장이 직접 대표를 맡으면서 설립된 문화재단으로 총자산 244억원으로 직원 115명이 근무하는 대형 재단이다. 신동빈회장이 100억원을 직접 출자한 것을 포함, 계열사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이 공익법인은 서울에서 주로 클래식 음악의 진흥과 대중화를 위해 콘서트홀 사업을 벌였다.

롯데문화재단의 공익사업 지출은 총 152억원으로 지출 항목은 콘서트홀 운영비 42억원, 나머지 110억여원은 일반관리비와 모금활동 관련비 등 부차적인 비용이다. 부차적인 비용중 절반인 57억원은 임차료로 실질 공익사업지출 비중은 30%정도로 봐야한다.

송파월드장학재단의 경우, 롯데타워를 열면서 송파구 지역의 인재를 후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가 완공한 이후인 지난해 이후론 사업실적이 없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롯데의 사명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샤를로테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처럼, 롯데는 문화와 예술활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룹이다. 하지만 '시세보다 싼' 클래식 공연이 과연 보다 많은 대중들을 위한 사업인지, 그 '공익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도 남기고 있다.

공익사업의 '투명성'과 '연속성'부문에서도 숙제는 남아 있다. 6개 중 4개 재단이 감사보고서 전체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대중 친화적인 롯데그룹과는 걸맞지 않는 행태다. 아울러 재계 위상에 비해 크지 않은 수준의 공익사업이지만, 그나마도 경영권 분쟁이나 거대 건설사업이 있을 때만 활발하게 움직인다면, 대중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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