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재단, 롯데편 ④] 주식 비중 높고 회계 투명성 낮아
[기업과 재단, 롯데편 ④] 주식 비중 높고 회계 투명성 낮아
  • 이승균 기자
  • 승인 2018.11.08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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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구혜정 기자
구혜정 기자

롯데 그룹 소속 공익법인 상당수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총수일가 편법적 지배력 확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기부금 등의 지출 내역 공시가 불투명해 사익편취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그룹 소속 5개 공익법인 롯데장학재단, 롯데문화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송파월드장학재단, 롯데복지재단의 2017년 말 기준 국세청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편법적 지배력 확대 논란의 중심에는 롯데장학재단이 있다. 롯데장학재단의 총자산은 2194억원으로 그중 58%인 1290억원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보유 주식은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역사 등이다. 설립 당시 주식 출연을 통해 상당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제과, 롯데캐피탈, 롯데역사 등 주식을 이후 추가로 유상 취득했다.

전체 5개 공익법인 보유 주식 장부가액은 1570억원이다. 상장사 주식을 지난 7일 종가로 환산하면 평가액은 3768억원으로 늘어난다. 롯데 그룹 공익법인의 총자산 대비 주식 비중은 46.3%로 191개 주요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주식 비중 24.7%와 비교해 2배 가까운 수치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해당 공익법인들은 보유 계열사 주식에 대해 모두 의결권 행사 당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계열사 보유 주식도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이용됐을 가능성이 상당한 것이다.

사익편취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상증세법은 총자산 가액 100억원 이상 공익법인의 외부 회계감사 의무를 부여하고 해당 감사보고서를 세무당국에 제출, 세무서장은 제출받은 감사보고서를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롯데 공익법인은 사실상 활동이 미흡한 송파월드장학재단을 제외하고 모두 총자산 가액이 100억원을 초과해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고 감사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반면, 4개 공익법인 중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재단은 총자산액이 268억원에 불과한 롯데문화재단이 유일하다. 롯데문화재단은 호텔롯데 25억원, 롯데물산 50억원, 롯데쇼핑 25억원, 롯데하이마트 10억원, 롯데케미칼 35억원 등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205억원을 기부받았다. 재단은 지난해 콘서트 오페라, 오케스트라, 콘서트 등을 개최하면서 이들 특수관계자와 125억원의 상품, 용역 등 거래를 체결해 내부거래 비중은 60%대에 달한다.  

나머지 4개 재단은 감사보고서 전문이 아닌 외부감사 실시 내역만 공개해 전체 롯데그룹 공익법인의 내부거래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지는 현재로써는 확인 불가능하다. 공익법인 이사회 감사의 내부통제 장치가 존재하고 기부금품 등을 적합하게 사용했다 하더라도 기부자 등이 해당 내역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역시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공익법인 등에 적용되는 회계조항을 신설 2018년 회계연도부터 적용하도록 했으나 감사보고서 공개 자체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감사 실시 여부만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 배현중 사무관은 미디어SR에 "외부 회계감사를 받은 사실만 증명하면 되는가. 전문을 공개해야 되는가를 두고 이런저런 논란이 있어 현재 정부 입법 발의를 통해 전문을 공개하도록 상증세법 40조 3항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배 사무관은 "외부회계감사 보고서에 포함된 재무제표와 주석(특수관계자 거래내역, 주요 경영진 보상 내역) 등 내용을 일반인이 확인하는 것이 공익법인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건전한 기부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고 보고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세청은 현재 대기업 집단 공익법인 탈세, 기업 자금 불법 유출, 계열사 간 부당 거래, 비자금 조성 등에 전담팀을 동원해 전수 검증에 나선 상태다. 이를 토대로 지난 9월 6건의 위반 사례를 적발 증여세 410억원을 추징했다. 또,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는 지난달 17일 공익법인 전수검증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투명성 확보를 위해 결산 공시서류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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