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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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공익법인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미디어SR은 주요 산업 내 공익법인 분석을 넘어 국내 대기업이 보유한 공익법인을 뜯어봤다. 첫 번째 주인공은 ‘롯데’다. 롯데장학재단, 롯데문화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롯데복지재단, 송파월드장학재단 5개 공익법인을 살펴봤다.

송파월드장학재단은 롯데물산, 롯데쇼핑, 호텔롯데에서 기금을 출연해 만들어진 공익법인임에도, 재단 소속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롯데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독립된 장학 재단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출연자가 롯데 기업이 출연자이기 때문에 함께 분석했다. 특수목적법인인 롯데미소금융재단은 제외했다.

롯데그룹의 공익사업 키워드는 장학, 문화, 사회복지 세 가지다. 5개의 재단이 자산을 얼마나 가졌는지, 어떤 공익사업을 하는지, 공익사업에 얼마나 쓰는지 살펴보자.

5개 법인이 가진 총자산은 2017년 기준 3388억원에 달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 재산의 98.8%가 주식, 금융자산이라는 것이다. 토지와 건물은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5개 재단이 가진 주식은 장부가액으로 총 1571억. 총자산 3388억 원의 46.4%나 차지한다. 금융자산은 1777억원(52.4%)으로 더 많다. 나머지 1.2%는 기타자산이다.

주식, 금융자산 많은 만큼 이자배당으로 돈 벌어

주식과 금융재산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자 배당을 많이 받는다는 걸 의미한다. 실제 롯데그룹의 공익법인 대부분은 롯데 계열사 주식과 금융자산을 통해 받은 이자, 배당으로 재원을 마련한다.

2017년 기부금을 205억원 받은 롯데문화재단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 공익법인의 주요 수입은 이자와 배당이다. 롯데그룹 공익법인이 자산을 주식과 금융으로채운 것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얼마나 벌고, 얼마나 쓰고 있을까.

롯데그룹의 5개 공익법인 총수입은 3년 연속 상승세다. 2015년에는 113억원이었지만, 2016년 343억원, 2017년 386억원으로 껑충 3배 이상 뛰었다.

그 배경은 2015년 신동빈 롯데 회장의 롯데문화재단 설립이다. 기부금 등이 2016년 209억, 2017년 261억원씩 롯데문화재단에 투입되면서 공익법인 총수입이 크게 늘었다.

롯데문화재단의 등장으로 공익사업지출액도 상승했다. 5개 공익법인의 총수입 합계는 2015년 83억원에서 2016년 275억원으로 3배 이상 올랐다. 롯데문화재단이 대규모 기부금이 들어온 만큼 공익사업지출액도 152억원을 썼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20억원 준 255억 원이었다. 롯데문화재단의 공익사업지출액이 2017년 전년 대비 36억원이 줄어든 게 주요 하락 원인이었다.

롯데문화재단을 제외한 4개 공익법인의 3년간 총수입과 공익사업지출액은 3년간 대체로 일정하다. 매년 달라지는 기부금과 달리, 이자 배당 수익은 수입 구조상 변동성이 적기 때문이다. 4개 공익법인 총수입은 110~130억원대를 왔다 갔다했고, 공익사업지출액도 80~100억원을 오르락내리락 했다.

2017년 롯데그룹의 5개 공익법인은 공익사업에 총 255억원을 썼다. 이는 총 자산의 7.54%다. 공익사업지출액을 견인한 것은 2017년 152억 원을 공익사업에 쓴 롯데문화재단이다. 그 외 4개 재단의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액은 2~4%에 머물러 있다.

특히 2200억원 규모의 자산을 갖고 있는 롯데장학재단은 2017년 한 해 동안 쓴 공익사업지출액은 76억원이었다. 총자산의 3.49%로 자산 규모에 비하면 아쉬운 수준이었다. 미디어SR이 집계한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 및 주요 금융, IT공익법인 191개의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액 평균은 17.1%이었다.

롯데그룹 공익법인, 장학금에 돈 쓴다

롯데는 5개 이상 공익법인을 보유한 SK, 삼성, 현대중공업, 포스코, 엘지, 아모레퍼시픽, 두산, 현대자동차, 롯데, 씨제이 등과 비교했을 때 총자산 규모가 적은 편에 속했다(2016년 공정위 자료). 삼성, 현대중공업,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은 조 단위의 총자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갖고 있는 공익법인도 7~14개로 많았다.

토지와 건물을 단 1원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도 특징이다. 앞서 밝혔든 자산의 거의 전부가 주식과 금융자산이다. 롯데문화재단의 콘서트홀은 다른 곳에 임차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건물 자산은 없다. 

롯데그룹 소속 5개 공익법인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돈을 많이 쓴 사업은 장학금이다. 규모는 45억원으로, 롯데장학재단의 사업이다. 롯데장학재단은 초등학생 83명, 중고교 학생 645명, 대학생 1630명으로 총 2358명이 수혜를 봤으며 1인당 평균 장학금은 192만원이라고 밝혔다.

그 다음은 롯데콘서트홀 운영이다. 롯데문화재단은 2017년 152억원을 공익사업지출액이라 공시했다. 하지만 공익사업에 순수하게 쓴 돈을 의미하는 ‘목적사업’은 42억8000만원을 지출했다. 그 외 109억5000만원은 일반관리 및 모금비 등 관리비로 지출됐다. 여기서 57억원은 롯데콘서트홀 등의 임차료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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