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구혜정 기자

쌍둥이 두 딸에게 시험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씨가 구속됐다. 법원은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A씨에 대한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 부장판사는 “범행의 특성, 피의자와 공범과의 관계,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및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자신이 일하던 숙명여고를 다니는 2학년인 쌍둥이 딸들에게 정기고사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쌍둥이 휴대전화에서 영어시험 문제의 정답에 해당하는 영어 구절이 메모 형태로 발견됐고, 이들의 자택에서는 일부 시험문제의 답을 손글씨로 적어둔 종이도 나왔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문제유출 의혹이 불거진 후 자택 컴퓨터를 교체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경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 중 하나는 A씨의 수상한 야근이다. A씨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를 앞둔 4월과 기말고사를 앞둔 6월 답안지가 금고에 보관돼있는 교무실에 혼자 남아 야근한 적이 있다. 경찰은 A씨가 이날 외에는 시간 외 근무를 한 적이 없어 문제지에 손을 대기 위해 일부러 야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쌍둥이 자매 중 이과인 동생이 화학시험 서술형 문제에 제출한 ‘10:11’이라는 오답 역시 이번 의혹의 핵심 증거다. 이 오답은 출제 및 편집 과정에서 잘못 결재된 정답이었다. 정정 전 정답인 ‘10:11’을 적어 낸 학생은 전교생 중에 쌍둥이 동생이 유일했다. 경찰은 A씨가 정정되기 전의 정답을 쌍둥이 동생에게 알려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네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와 영장심사에서 계속해서 문제유출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으나, 결국 구속된 채 남은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됐다.

경찰은 A씨를 비롯해 피의자 추가 조사 등을 통해 이번 사건 수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경찰관계자는 7일 미디어SR에 "현재 수사를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신속히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조만간 공식적인 브리핑이 있을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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