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한국미래기술. 사진. 구혜정 기자

직원 폭행 및 갑질 만행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사과문을 통해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한 날에도 한국미래기술 직원들은 출근을 하지 못했다.

1일 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한국미래기술은 직원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건물 관계자는 "한국미래기술은 이 건물의 1층과 3층을 임대해서 쓰는데 양 회장의 기사가 보도된 직후 취재진이 많이 몰려 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돼 곤란하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어제(10월 31일) 취재진이 많이 와 한국미래기술 직원들은 점심 때 다 퇴근을 해버렸고, 오늘은 아예 출근을 안했다. 잠잠해질 때까지 일주일 가량은 출근을 안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직원들은 30명 남짓이고 로보트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가 기사가 나오니까 영 분위기가 안 좋다고 하더라. 열심히 일해온 직원들만 불쌍하지"라며 "양 회장이라는 사람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출근을 했다"고도 말했다.

한국미래기술의 굳게 닫힌 문. 사진. 구혜정 기자

로봇 제조회사인 한국미래기술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이 건물의 1층이 층고가 높아 로봇 제작하는 용도로 사용하는데, 현재는 다 막아둔 상태다.

양 회장의 또 다른 회사인 위디스크 운영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는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해 있다. 이지원 직원들은 출근을 해 사무실을 오가기도 했다. 양 회장은 한국미래기술보다는 이지원으로 출근하는 횟수가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을 오가는 직원들에게 양진호 회장에 대한 질문을 건네자 "죄송합니다"라며 급히 들어가거나 벌컥 화를 내기도 했다.

이지원 사무실로 들어가는 직원. 직원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사진. 구혜정 기자

다만, 같은 층을 사용하는 다른 업체 직원들은 "이 건물이 금연 건물인데 이지원에서만 담배를 엄청 펴서 불편하기는 했다. 하지만 폭행이나 이런 건 전혀 알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2015년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 및 이 공개되면서 물의를 빚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은 로봇제조기업 한국미래기술의 회장이자,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다.

지난 달 31일 폭행 영상이 공개되면서 경기남부청은 사이버, 형사 합동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양 회장을 수사한다고 밝혔다. 경기남부청은 "웹하드 수사TF팀을 구성, 국내 최대 웹하드 업체 실소유자 양진호 등을 수사해 오던 차, 폭행 등 논란이 새롭게 불거지면서 광역수사대 형사까지 추가로 TF팀에 투입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이전에 수사해오던 불법영상물 유포 혐의 등에 더해 폭력행위 등 각종 범죄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폭행 영상 공개 하루 만에 사과문을 발표한 양 회장은 "저의 독단과 오만한 행태가 다른 이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라며 "한국미래기술 회장 등 일체의 직에서 즉시 물러나 운영에서 손을 떼고, 향후에도 임·직원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직분에도 나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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