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제공:포스코1퍼센트나눔재단

철강공익법인 대부분 수익사업수입으로 공익사업
포스코1퍼센트나눔재단이 공익사업 제일 활발

이번 기획 시리즈에는 철강 공익법인들을 살펴봤다. 세아의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세아이운형문화재단과 포스코의 포스코청암재단, 포스코1퍼센트나눔재단 그리고 동국제강의 송원문화재단을 분석했다.

#철강 공익법인 기부금의 근거

기부금을 어디로부터 받고 어떻게 쓰는지는 공익법인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주요 요소다.

해당공익법인들은 포스코1퍼센트나눔재단을 제외하고는 기부금을 거의 받지도 쓰지도 않았다. 이들은 주로 주식을 통한 이자수익과 배당금 등을 통해 얻는 수입사업수익으로 공익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익법인의 경우 기업기부금이 가장 많다. 그 다음 순으로 개인기부금, 법률모금 등이 있다. 미국의 경우 기업이 직접 기부금을 공익법인에 기부하는 것은 로비의 성격이 있다고 보며, 이에 대한 강도 높은 감독을 하고 있다.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은 개인기부금으로 150만원을 받았다. 기부금 지출은 없었다.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은 기부금을 받지도 쓰지도 않았다. 

포스코청암재단은 소액인 59만원을 기업·단체로부터 받았으며, 이 금액을 장학금에 지출했다. 포스코1퍼센트나눔재단은 기부금으로 76억1573만원을 받았다. 이 중 42억원 가까이 개인에게 받았으며, 34억원은 기업·단체로부터 받았다. 포스코1퍼센트나눔재단관계자는 미디어SR에 "42억원의 개인기부금은 포스코 그룹·협력사 임직원들이 매월 급여에서 선택한 금액만큼 기부된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 재단은 받은 기부금 중 71억8363만원을 지출했다.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광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 한국문화재재단, 밀알복지재단, 대한적십자사 등에 기부했다.

송원문화재단은 608만원을 기부 받았으며 모두 기업·단체로부터 받았다. 기부금 지출은 없었다. 

#공익성 인정 기준에 따른 철강 공익법인

공익법인이 '공익' 목적에 맞게 활동을 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부금의 근거 및 지출도 중요하지만, 공익목적사업과 수익목적사업의 비중을 통해 적정금액이 비율적으로 쓰여졌는지를 들여다 봐야 한다. 법인의 설립목적이 되는 고유목적사업이 얼마나, 어디에 쓰였는지도 중요하다. 또 관련 법률을 어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 비중이 어느정도인지도 공익성 판단에 중요한 근거다.

기존 미디어SR이 분석하고 있는 191개 주요 기업 소속 공익법인들은 전체 지출에서 공익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불과했다. 수익사업지출이 공익사업지출에 비해 더 많다는 뜻이다. 총지출에서 공익사업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공익법인 공익성 판단의 주요 근거 중 하나다. '사익'을 추구하기보다 '공익'을 위하는 것이 공익법인의 당위이기 때문이다.

철강 공익법인들은 전체 지출에서 공익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포스코청암재단과 송원문화재단을 제외하고 모두 100%다. 이들은 수익사업지출을 안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청암재단은 총지출 157억3036만원 중 49.45%를 공익사업을 위해 지출했으며, 송원문화재단은 총지출 26억7180만원 중  27.18%인 7억2625만원을 공익을 위해 썼다. 나머지 재단들은 전부 공익사업을 위해서만 지출했다.

이들이 구체적으로 공익을 위해 어떤 사업을 얼마나 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고유목적사업을 살펴보면,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은 고유목적사업에 4억8952만원을 지출했다.  주로 장학금 지출과 학술분야 연구지원에 지출했다. 대학생 46명에게 2억2669만원과 고등학생 69명에게 8611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학술연구비 지원으로 연세대 경영연구소, 한국학 연구소 프로그램, 한국안보문제연구소 등에  1억2829만원을 지출했다.  이 외에 초·중등 도서지원으로 14개 학교에 각 200만원 상당의 책을 지원했으며 이를 위해 3090만원을 지출했다.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은 고유목적사업으로 5억4359만원을 지출했다. 예술분야 후원을 위해 주로 쓰였다. 오페라인재후원에 1억7888만원을 지출했다. 국내 성악 등 음악 전공 영아티스트를 선발하여 지원했으며 10명이 수혜를 받았다. 세아이운형문화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소프라노를 비롯해 성악 분야의 각 영역에 공고를 내 여러 학교와 단체로부터 신청서를 받아 심사를 거쳐 수혜자를 선발한다. 많은 인재들이 형편 때문에 해외 대회를 참가 못하거나 학교를 제대로 졸업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이 재단은 학술연구지원사업에 1000만원과 세아이운형문화재단 정기 음악회와 지방음악회 등 음악회 개최에 3억 5470만원을 지출했다. 관계자는 "서울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 연구지원도 한다. 연구한 것이 교재로도 나와 관련 전공자들이 볼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은 선대 회장인 이운형 회장님을 기리기 위해 가족들이 상속된 개인 지분을 기부해 운영되는 재단이다. 개인·가족이 설립 주체이며 국세청으로부터 투명성도 인정 받아  성실공익법인으로 선정됐다"라고 전했다.

포스코청암재단은 교류사업과 시상사업을 주로 한다. 해당법인은 지난해 62억7896만원을 고유목적사업을 위해 지출했다. 아시아의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한 학술·문화 교류 사업인 포스코아시아펠로십 사업에 21억7818만원을 지출했으며, 473명이 수혜를 받았다. 국내 기초과학 연구 지원으로 100여명에게 22억9036만원을 지출했다. 또, 과학·교육·봉사·기술 4개 부문에 시상을 하는 포스코청암상 사업에 11억3671만원을 지출했다. 그 외 사업에 나머지를 썼다.

포스코1퍼센트나눔재단은 철강 공익법인들 중 가장 활발히 공익사업을 하고 있다. 고유목적사업에 71억8363만원을 지출했다. 국내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52억2430만원을 썼다. 복지시설 건립, 다문화가정 청소년 진로교육 지원, 재능봉사단 운영 등을 위해 썼다. 또, 해외저개발국자립지원을 위해 13억3750만원을 지출했다. 인도네시아 소외계층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기업 설립 및 운영, 베트남 저소득층 주거안정을 위한 마을 조성 등을 했다. 아울러, 금속무형문화재 보존계승 지원 등 문화융성지원사업에 4억원을 썼다.

송원문화재단은 고유목적사업인 장학·복지·문화사업에 4억9660만원을 지출했다.국내외 장학생 37명과 장학목적단체 후원으로 3억3166만원을 지급했으며, 복지사업으로 생활지원금 지급 등에 1억900만원을 썼다. 또, 미술관 운영 및 문화예술단체 후원 등 문화사업에 5594만원을 지출했다.

송원문화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2004년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송원장학금 제도가 대표사업이다. 대다수의 공익법인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지방의 장학사업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소 작은 장학금액이더라도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어 향후 더욱 확대 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공익법인의 정당성은 관련 법률인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따라서도 평가받는다. 이 법률에 의해 공익법인은 운용소득의 70%이상을 다음년도 공익사업에 사용해야 한다. 

현행 법률 기준을 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운용소득은 공익법인의 출연재산 중 수익사업용으로 분류한 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돈(임대료ㆍ주식 배당금ㆍ이자수익 등)에서 필요경비를 제외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해당 법인들은 포스코청암재단과 송원문화재단 제외하고 공익사업지출 비중이 100%인 만큼 수익사업수입이 적어 모두 이 기준을 넘겼다. 주식 이자수익 등을 통한 수익사업수입이 있더라도 모두 운용소득의 70%이상을 공익사업에 지출했다.

포스코청암재단의 경우 수익사업을 통한 총 수입이 약 169억원이었지만 필요경비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 재단은 공익사업에 경비를 포함 77억원을 지출해 기준을 넘겼다. 송원문화재단 역시 수익사업 수입이 23억5925만원이지만 필요경비가 19억원에 달해 해당 기준을 넘겼다. 수익사업 수입 중 식대수입이 14억7000만원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 송원문화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 에 "법인 건물에 수익사업으로 식당을 하나 했었다. 공시자료에 나온 직원수 36명도 대부분 식당 직원이었다. 지금은 폐점한 상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 지출이 적은 편이다. 포스코1퍼센트나눔재단(53.76%)를 제외하고는 모두 4%도 안됐다. 

나머지 공익법인들의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 지출 비중은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총자산 462억원) 1.22% △세아이운형문화재단(총자산 415억원) 1.80% △포스코청암재단(총자산 2196억원) 3.54% △송원문화재단(총자산 409억원) 1.77% 이다.

연관기사
[기업과 재단, 철강 편 ①] 총자산 723억 대비 공익사업지출 평균은 4.7%만
[기업과 재단, 철강 편 ②] 직원과 함께 국내외 베푸는 포스코1%나눔재단
[기업과 재단, 철강 편 ③] 자산규모에 비해 활동은 다소 부진
[기업과 재단, 철강 편 ④] 포스코 공익법인 이사장, 7개월 째 공백상태
[기업과 재단, 철강 편 ⑤] 철강산업 불황 소속 공익법인에도 영향 미쳐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