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철강업계 공익법인의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 비중. 편집: 권민수 기자 자료: 국세청

대기업집단 철강업계 공익법인의 총자산 평균은 723억원인 것에 비해 2017년 공익사업 지출액은 평균 34억원에 그쳤다. 

미디어SR은 기업과 재단 시리즈 네 번째로 철강업계의 공익법인을 분석했다. 세아그룹, 포스코, 동국제강 3개 기업의 5개 공익법인이 그 대상이다. 이와 함께 공정위가 지난 7월 발표한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운영실태 분석 결과'의 165개 공익법인에 IT/게임기업, 금융권, 일부 건설사 등 주요 기업 소속 공익법인을 취합해 총 191개를 분석중이다. 

세아그룹은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을, 포스코는 포스코청암재단, 포스코1%나눔재단을, 동국제강은 송원문화재단을 보유하고 있다. 

철강업계 공익법인은 학자금 지원과 예술/문화/스포츠 지원을 주 공익사업으로 삼고 있었다.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과 포스코청암재단은 학자금 지원을, 세아이운형문화재단과 포스코1%나눔재단, 송원문화재단은 예술, 문화, 스포츠 등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어떤 공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기사 '직원과 함께 국내외 베푸는 포스코1%나눔재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5개 공익법인의 총자산 평균은 723억원이다. 총자산 액수가 가장 큰 곳은 포스코청암재단으로, 2196억원 규모였다.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의 총자산 462억원, 세아이운형문화재단 415억원, 송원문화재단 409억원, 포스코1%나눔재단 133억원 순으로 규모가 컸다. 

수백 수천억 원의 자산을 가진 철강 공익법인의 공익사업지출액 평균은 총자산 대비 4.7%에 불과했다. 191개 상호출자제한 공익법인 및 주요 금융 IT 게임 공익법인의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 평균은 17.1%로, 철강업계는 이보다 적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포스코1퍼센트 나눔재단을 제외한 4개 공익법인은 총자산의 1~3%만 공익사업에 지출하고 있었다. 이는 주식 등 금융자산에서 나오는 이자배당수익을 주 수입원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익사업 규모를 늘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세아이운형문화재단, 포스코청암재단 3개 재단은 보유 중인 주식과 금융상품에서 나오는 이자/배당수입을 기반으로 공익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기부금을 활발하게 모으기보다는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이자/배당수입 액수만큼만 공익사업에 지출하고 있다.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은 총자산 462억원의 98%가 주식이다. 아해암학술장학재단이 이자와 배당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약 8억원 정도다. 2017년 이들이 공익사업에 쓴 돈은 총자산의 1.22%, 5억6307만원에 불과하다. 주식가액은 장부가 기준으로 공시했다.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의 총자산은 415억원의 95%가 주식이며, 이자/배당수익은 연간 약 7억원 정도다. 2017년에는 6억6078만원을 받았다. 이들이 공익사업에 쓴 돈은 7억5000만원 이다. 

포스코청암재단은 총자산 2196억원 12%만 주식이지만 그 외 금융자산이 1869억원에 달해 2017년 이자/배당수익으로 169억원을 벌었다. 포스코청암재단이 2017년 공익사업에 지출한 돈은 77억원 정도로, 총자산의 3.54%다. 

송원문화재단은 총자산 409억원 중 41.7%인 170억원 규모의 주식을 갖고 있다. 이들이 2017년 받은 이자/배당수익은 약 3억원이다. 그 외에도 100억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 5억7471만원, 식당운영으로 받는 식대사업의 기타수익사업이 연간 14억7047만원이다. 2017년 송원문화재단의 총 수익사업수입은 23억원, 기부금은 608만원이었고 공익사업에 쓴 돈은 7억2천만원이다. 총자산의 1.77%에 불과하다. 2017년 벌어들인 수입에 비해 공익사업에 지출한 금액이 타 재단보다 적은 편이었다. 

포스코1%나눔재단은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는 공익법인이다. 포스코1%나눔재단은 철강 5개 공익법인 중 가장 기부금을 많이 모으고, 활발하게 쓰고 있다. 매년 70~80억 원을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기부받고 있고, 그만큼을 공익사업에 지출했다. 2017년에는 총자산 133억원의 53.76%인 약 71억원을 공익사업에 사용했다. 

철강업계의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 평균은 4.7%로 191개 공익법인 평균인 17%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였다. 주식과 금융상품에서 일정하게 나오는 이자배당 수익으로 공익사업을 운영하는 만큼, 새로운 공익사업이나 큰 규모의 공익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수동적인 면모는 철강업계 공익법인의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공익법인의 순자산 대비 5%를 공익사업에 지출하도록 하는 조세법을 정해두고 있는데, 공익법인이 자산을 보유한 만큼 충분한 돈을 공익사업에 써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철강업계 공익법인이 보다 활발한 공익활동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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