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의 10월 1일부터 30일까지의 한 달간의 주가 변동. 출처: google stock

증권업계가 아모레퍼시픽의 '어닝 쇼크'에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매출이 1조2,784억 원, 영업이익이 765억 원이라 29일 공시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올랐으나 영업이익이 무려 24.3% 하락하고, 당기순이익은 39.8% 떨어졌다. 시장 예상가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였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한 달 동안 40% 가까이 떨어졌다. 

증권업계는 줄줄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SK증권 등이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유진투자증권은 30일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기존 절반 수준인 16만 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65억 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24.3% 줄어 시장 전망치(1천290억 원)를 크게 하회했다"며 "급여 체계 변경으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외형성장이 둔화하는 등 구조적 쇠퇴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내수 경기 둔화 영향도 있지만 화장품 주요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을 만한 혁신적 제품이나 브랜드가 부재하다는 것을 문제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중국도 로컬 브랜드가 성장해 매스티지 시장 경쟁이 심화됐고, 이니스프리의 자연주의 콘셉트도 희소성을 잃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안타증권도 30일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18만4,000원으로 내렸다. 투자의견은 '보유'를 유지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와 중국에서의 소비자 트렌드 변화로 당분간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 동시에 외형 성장 둔화 구간으로 국내외 고비용 채널의 마진 하락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최근 중국 성장률 둔화와 브랜드 경쟁력 약화 등의 우려로 최근 한 달간 39% 하락했다"며 "앞으로도 시장 경쟁 심화로 성장 정체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주가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증권도 30일 아모레퍼시픽의 '어닝쇼크'에 목표주가를 25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삼성증권의 박은경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 227억 원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더는 할 말이 없는 어닝쇼크"라며 "국내와 중국 사업 모두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표출했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제품 선호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디지털 채널로의 이동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아모레퍼시픽이 이러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30일 미디어SR에 "실적 부진이 6개월 정도는 가지 않을까 싶다. 아모레퍼시픽이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시장 상황이 아니고, 아모레퍼시픽 자체도 영업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긴 하지만, 열심히 한다고 잘하는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마찬가지로 목표주가를 25만 원에서 21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부문 매출이 4,472억 원으로 부진했다며, 아시아 매출 증가율이 2분기 16.4%에서 3분기 3.9%로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중저가 명품 제품군의 매출 정체가 발목을 잡고 있는데, 광고비 및 신규채널 투자가 확대되면서 해외 영업이익은 42.2% 감소한 262억 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연구원은 중국 시장에서 매출 정체를 돌파하고 성장에 돌입하면 손익 개선이 가능하다고 봤다. 정 연구원은 "단기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커졌고, 중국 부양책 등 정책 기대감이 형성되면 주가 반등이 가능한 점을 고려해 매수 의견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어닝 쇼크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국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사 비용을 재점검했다. 할인/샘플 정책 변화, 구매 프로세스 개선, 재무적 관점(수익성 및 ROI) 관리 강화 등 전사적으로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는 영역들을 발굴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연간 1천억원 이상 규모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30일 미디어SR에 "비용 절감을 통해 발생하는 추가 재원은 글로벌 사업, 이커머스 채널, 디지털화와 같은 새로운 신성장 동력에 투자할 예정"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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