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왼쪽)김용임 한유총 전북지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국정감사 마지막날을 장식한 사립유치원 사태를 둘러싼 갈등의 골이 여전히 깊다.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이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한유총 측은 예정된 3000여명이 참석하는 토론회를 강행한다. 그런 한편, 사립유치원의 회계 비리 문제를 줄곧 지적해 온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같은 날 공무집행방해죄로 한유총을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다. 

한유총은 3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장시간 일산 킨텍스에서 토론회를 연다. 한유총 소속 어린이집 원장 A씨는 미디어SR에 "11시까지 집결하기 위해 지방에서는 버스를 대절하기도 했다.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이번 토론회는 정해진 발제자 없이 유치원 원장들이 각자 자신의 서러움을 성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전날인 29일 국감에 참석한 이덕선 위원장은 이번 토론회와 관련, "아이들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하는 것 아닌가"라는 국회의원의 지적을 받은 바 있으나 "집단 행동이 아니라 원장들의 자발적 행동이다"라고 응수했다. 결국 한유총 소속이 대다수인 유치원 측은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는 원장들을 대상으로 '드레스코드는 블랙'이라는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씨는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교육에 자신의 인생을 내건 원장들은 모두 죽은 목숨이 되었다. 그런 의미의 드레스코드다"라고 설명, 정부에 대한 반발심을 드러냈다.

그런 한편, 같은 시각인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는 정치하는 엄마들이 한유총의 특수공무집행방해죄 검찰고발 기자회견을 연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국감에서 사립유치원의 감사 리스트를 공개하면서 이들의 회계 부정행위가 알려졌지만, 정치하는 엄마들은 지난해부터 비리 유치원의 명단을 공개하고 유치원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유치원 회계의 부정행위는 일부의 문제이고 이마저도 제도의 탓이라고 주장하는 한유총 측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과 부끄러움을 깨닫고 교육자 본령에 맞게 유아교육과 보육정상화를 위한 국가회계 시스템을 수용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것에 이어 지난 5일 박용진 의원이 주최한 유치원 비리근절 정책토론회 장에서 토론회를 방해한 혐의에 대해 고발한다고 밝혔다. 정치하는 엄마들 측은 "한유총은 토론회장에 무단으로 난입해 위력으로 공무 집행을 방해했다. 국가 공무상 세미나 및 토론회를 집단적 폭력의 수단으로 파행시켜 특수공무집행방해죄, 특수주거침입죄를 범했다"라고 고소 취지를 밝혔다. 

29일 국정감사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과 유은혜 부총리. 사진. 구혜정 기자

한편, 이 가운데 교육부는 30일 오전 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관계장관 간담회를 열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및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일재 행정안전부 정부혁신조직실장, 이은향 국세청 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립유치원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오후에는 세종 청사에서 시도 관계자들과 함께 관련 논의가 이어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30일 미디어SR에 "교육부는 일부 유치원들의 폐원 등 집단행동에 대한 대책 논의를 이어간다. 다만, 30일 오전 기준 총 18개 유치원에서 폐원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이번 사립유치원 사태와 무관한 개인적 이유 등으로 폐원 신청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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