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은 공정위가 지난 7월 발표한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운영실태 분석 결과'의 165개 공익법인에 IT/게임기업, 금융권, 일부 건설사 등 주요 기업 소속 공익법인을 취합해 총 191개 공익법인을 분석 중이다. 자료는 2017년 기준이다.

이번 '기업과 재단' 기획 세 번째로는 지방은행 공익법인을 살펴봤다. BNK의 경남·부산은행, DGB의 대구은행, JB의 전북·광주은행 등이 운영하고 있는 공익법인이 대상이다. 대부분 해당 지역사회를 위해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남은행의 경남은행사랑나눔재단과 경남은행장학회, 부산은행의 BNK금융그룹희망나눔재단, 대구은행의 대구은행장학문화재단과 DGB사회공헌재단, 광주은행의 광주은행장학회, 전북은행의 전북은행장학문화재단이다. 경남은행의 사랑나눔재단과 경남은행장학회는 법인으로 분리됐지만 업무는 함께 하고 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경남은행장학회는 법인상 분리가 됐지만 단순 장학사업이기 때문에 사랑나눔재단이 함께 관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들 공익법인들은 대체로 국세청 공시가 구체적이었다. 공시를 자세히 하는 것은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보여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해당 법인들은 미디어SR이 분석한 191개 공익법인의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 비중 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들 총자산의 평균은 46억8873만원이며, 공익사업지출 평균은 15억9918만원이다. 총자산대비 공익사업지출 비중은 34.1%로 191개 공익법인 평균 17.1%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주 분석했던 건설 공익법인의 평균인 2.16%이라는 수치가 다시금 민망해지는 순간이다. 미국은 적어도 5%를 넘겨야 공익법인의 존재가치가 인정된다.

하지만, 지방은행 공익법인들은 편차가 심했다. 경남은행사랑나눔재단 49.26%, BNK금융그룹희망나눔재단 91.26%, DGB사회공헌재단 59.89%로 이들은 총자산대비 높은 공익사업지출 비중을 보였다. 

이에 비해 경남은행장학회 1.53%, 대구은행장학문화재단 3.85%, 광주은행장학회 4.35%, 전북은행장학문화재단 7.63%로 총자산대비 공익사업지출이 저조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장학사업만을 한다는 점이다.

경남은행장학회는 총자산 10억원중 1532만원을 공익사업에 지출했으며, 대구은행장학문화재단은 112억5580만원 중 4억3300만원 정도만 썼다. 광주은행장학회는 30억1243만원 중 1억3116만원을, 전북은행장학문화재단은 20억1148만원 중 1억5340만원을 공익사업을 위해 지출했다.

#지방은행 공익법인 기부금의 근거

기부금을 어디로부터 받고 어떻게 쓰는지는 공익법인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중요 근거다.

지방은행 공익법인의 경우 경남은행장학회를 제외하고는 전부 기부금을 받고 있다. 경남은행장학회는 경남은행사랑나눔재단과 함께 운영되는 만큼, 사실상 해당 공익법인들 전부 기부금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기부금 수입이 공익법인의 주요 수입원이다. 

우리나라 공익법인의 경우 기업기부금이 가장 많다. 그 다음 순으로 개인기부금, 법률모금 등이 있다. 미국의 경우 기업이 직접 기부금을 공익법인에 기부하는 것은 로비의 성격이 있어 부당하게 본다. 

경남은행사랑나눔재단은 지난해 30억7038만원을 기부받았다. 개인기부금으로 5038만원, 기업·단체로부터 30억2000만원을 받았다. 이 중 25억4434만원을 지출했다. 아동청소년지원사업, 노인장애인지원사업, 문화예술지원사업 등에 지출했다. 국세청 공시자료에 구체적으로 기부금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공시했다.

경남은행장학회는 기부금을 받지도 쓰지도 않았다. 2016년도 마찬가지다.

BNK금융그룹희망나눔재단은 기부금 50억원을 받았다. 개인기부금, 기업·단체 기부금이 아닌 전액을 기타기부금으로 받았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50억 기부금은 모두 부산은행의 출현금이다. 원래는 기업·단체 기부금으로 잡혀야 하는데, 회계법인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BNK금융그룹희망나눔재단은 50억3167만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전통시장 지원, 교육 발전 지원, 장학금 등에 지출했다. 어린이 교통사고예방 사업지원, 건강기부계단 적립기금 지원, 아동양육시설 자립지원사업 등 기부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상세하게 적시해 놨다. 

대구은행장학문화재단은 기부금을 기업·단체로부터 3억원 받았으며, 장학금 및 복지문화사업으로 182명에게 4억2466만원을 지출했다. DGB사회공헌재단은 기부금으로 17억8580만원을 받았다. 기업·단체로부터 12억8000만원을 받았고 나머지는 기타기부금으로 받았다. 기타기부금은 모두 대구은행 사원들이 기부했다. DGB사회공헌재단은 기부금을 해당 계열사들로부터 받았으며, 사내 직원들도 많이 기부했다. 기부금 지출로 22억5259만원을 썼다. 사회복지사업에 쓰였으며, 꿈나무교육사업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북 대구지역, 지역 노인복지회관 등에 쓰였다.

DGB사회공헌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타기부금은 전부 직원들의 급여에서 일정 금액이 기부된 것들이다. 기존에는 각자 개별적으로 기부 했었지만, 번거롭다는 이야기가 나와 노동조합과 직접 협의를 통해 매월 월급에서 일정 부분을 기부금으로 쓰이는 방식으로 바꼈다"라고 전했다.

광주은행장학회는 기업.단체로부터 기부금 7억8500만원을 받았다. 이 중 8억2500만원을 지출했는데, 장학금으로 100명에게 1억2500만원을 쓰고 나머지 7억원은 법인 기본재산 증액을 위해 사용했다. 전북은행장학문화재단 역시 기업·단체로부터 기부금 1억1000만원을 받았다. 문화교육활동, 장학금 지원, 자선 사업 등에 1억4600만원을 지출했다. 5190명이 수혜를 받았다.

#공익성 인정 기준에 따른 지방은행 공익법인

공익법인이 이름에 걸맞게 '공익' 목적에 맞는 활동을 했는지 따져보기 위해서는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 비중과 기부금의 근거 및 지출도 중요하지만, 공익목적사업과 수익목적사업의 비중을 통해 적정금액이 비율적으로 쓰여졌는지 들여다 봐야 한다. 법인의 설립목적이 되는 고유목적사업이 얼마나, 어디에 쓰였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또 관련 법률을 어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미디어SR이 분석한 191개 주요 기업 소속 공익법인들은 전체 지출에서 공익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불과했다. 수익사업지출 비중이 더 높다는 뜻이다. 총지출에서 공익사업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공익법인 공익성 판단의 주요 근거 중 하나다. 

지방은행 공익법인들은 모두 공익사업지출 비중이 100%다. 수익사업지출을 안하기 때문이다. 

경남은행사랑나눔재단은 25억4434만원을 고유목적사업을 위해 지출했다. 사회복지 사업 위주로 아동청소년지원사업, 노인장애인지원사업, 문화예술지원사업, 환경개선지원 사업 등에 쓰였다. 자세히 공시한 편이다. 사랑나눔재단에서 함께 관리하는 경남은행장학회는 장학금으로 전국 15명에게 1500만원을 지급했다.

BNK금융그룹희망나눔재단은 학술·장학·사회복지 공익사업을 하는 곳으로, 고유목적사업에 50억3167만원을 지출했다. 대학교 장학금 5억1387만원, 교육지원 글로벌인재양성 22억592만원, 나눔사업·전통시장 살리기 외 사업에 21억1687만원을 썼다. 그 외 사업에 나머지를 지출했으며, 국세청에 자세히 공시한 편이다.

대구은행장학문화재단은 고유목적사업에 4억2466만원을 썼다. 주로 장학금이다. 경북지역 고등학생·대학생 182명에게 3억6226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독도골든벨 등 문화복지사업에 나머지 6240만원을 지출했다.

DGB사회공헌재단은 고유목적사업으로 21억2521만원을 지출했다. 해당 법인은 사회복지 법인으로 대구지역을 위해 사회공헌일을 펼치고 있다. DGB사회공헌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대구지역에는 큰 기업이 거의 없다. 그런 만큼, 우리 재단이 대구지역 일대에 공익사업을 골고루 하고 있으며,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노인시설 등에 후원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해당 법인은 사회복지지원사업에 10억7400만원, 사회적기업육성에 3억994만원, 아동청소년후원에 3억994만원, 그 외 사업에 나머지 4억3131만원을 작년에 지출했다. 그 외 사업으로 책정된 금액은 500개 정도의 시설에 법인이 후원한 금액이다.

광주은행장학회은 100명에게 장학금 1억2500만원을 지급했다. 전북은행장학문화재단은 1억4600만원을 공익을 위해 지출했다. 장학사업에 9000만원, 교육문화자선사업에 5600만원을 지출했다.

공익법인의 정당성은 관련 법률인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따라서도 평가받는다. 이 법률에 의해 공익법인은 운용소득의 70%이상을 다음년도 공익사업에 사용해야 한다. 

해당 법인들은 공익사업지출 비중이 100%인 만큼 수익사업수입이 적어 모두 이 기준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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