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영미 롯데피해자연합회 회장, 추혜선 정의당 의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구혜정 기자

롯데가 23일 향후 5년간 50조원 규모 초대형 투자와 신규 채용을 약속한 가운데 롯데 계열사로부터 갑질을 당한 피해자들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만났다.

23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 현장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해 추혜선 정의당 의원, 김영미 롯데피해자연합회 회장, 안동권 전 아하엠텍 대표, 류근보 전 아리아 대표, 김정균 전 성선청과 대표 등 피해업체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추혜선 의원은 "건설, 마트, 백화점, 상사, 슈퍼마트, 편의점 등 갑질 사례가 접수되었다. 심지어 사기에 가까운 사례도 있다. 롯데 사례는 대기업 갑질 유형이 총 망라된 종합 세트라고 말할 수 있다. 대금 미지급, 비용 전가, 강제 입점에 협박까지 동원되었다. 해외에서도 갑질 사례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제적 불이익을 이유로 비공개로 신고하는 사례도 있다. 보상하려고 하다가도 갑질 증언을 하면 철회하겠다는 협박도 있다. 공정위 제소를 하면 협박을 하고 집회를 하면 소송으로 대응한다. 롯데건설과 다투고 있던 하도급 업체의 하청기업을 꼬드겨 공정위 신고하고 소송도 걸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추혜선 의원은 지난 5월 롯데피해자연합회를 만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후 갑질피해신고센터를 열어 피해 사례들을 접수받아왔다. 

이어 김영미 롯데피해자연합회 회장이 대표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피해자 측 의견을 전달했다.

김 회장은 눈문을 글썽이며 "일본에서 오랜 생활해왔으나 2004년 롯데상사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아 충남 당진에 도정공장을 짓고 100여 명의 농민들의 벼를 수매해 납품해왔다. 이것이 모든 것을 앗아갈 것으로 생각하지 못 했다. 일본에서 대기업 갑질은 경험해 보지도 못했다. 일본 롯데는 좋은 이미지 기업이었다. 같은 롯데라는 이유만으로 약정을 맺고 사업에 착수했으나 전혀 다른 기업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기 모여있는 기업 피해 금액만 490억에 이른다. 국내 직원들 가족들이 죄 없는 고난의 세월을 보내는데 롯데는 123층이라는 초고층 건물을 세웠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저희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전했다.

김상종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을 갖고 20년 동안 시민운동을 해왔으나 공정위원장으로 취임한 이래로 더더욱 공정경제, 경제민주화는 우리 사회 약자, 을들이 공정하게 경쟁하면서 자신이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피해자분들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경청하고 이 자리에서 개개의 사건 처리에 대한 약속을 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이미 여러 피해자분께서 제기한 문제 중 공정위 신고 사건에 대해서는 저를 비롯한 직원들이 잘 알고 있다. 열심히 검토하고 조사하고 있다. 충실히 조사하고 개개의 사건 처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거래 구조와 관행이 공정하고 선진화될 수 있도록 모범 가이드를 만들겠다. 공정위 본연의 역할에 충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참가 개별 기업 관계자와 김상조 위원장의 의견 교환은 기자와 롯데 관계자를 내보낸 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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