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북성로에서 열린 발굴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전문위원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있다. 구혜정 기자

일요일인 지난21일 오전 10시, 대구 북성로 허브 3층. 대구를 살려보자는 시민들의 아이디어 사업화 설명회가 열렸다. 휴일이지만 열기 가득하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대구지역살리기 작업의 막바지 준비과정이다. 시름시름 지역경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현실에 대구시가 의미있는 실험에 나섰다.
 

# 제안 아이디어 330개

지난 6월11일 정부(행정안전부 사회혁신추진단)와 대구(대구사회혁신조직), 그리고 공공기관사회책임연구원이 여의도에서 만났다. 시민의 참여로 발굴된 지역사회 문제를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협업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자는 취지에서다. 이를위해 10월 대구에서 포럼을 개최하기로 의견도 모았다.

이후 대구가 숨가쁘게 돌아갔다. 6월21일 대구차원의 준비모임 이후 사흘이 멀다하고 대구시내 각계의 의견수렴이 이어졌고 7월16일 대구지역혁신포럼 추진위원회가 공식 구성됐다. 참여기관은 대구시와 대구상의, 대구사회혁신가 네트워크 등 사회혁신지원 12개기관.

7월27일 1차 추진위에서 대구지역 혁신포럼의 골격이 마련됐다. 이후 추진위원회는 확대회의와 집중회의 등 9월말까지 총 8차례에 결쳐 지역현안 사업의 모집, 심사, 발굴작업을 진행했다.

9월21일까지 접수마감된 건의와 제안사업은 모두 330여가지. SNS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한 공고에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구시 청년유출문제의 심각성을 알아보기 위한 ‘대구떠난 친구찾기’나 시민들의 사업제안 참여를 촉구하는 ‘모두가 함께 만드는 변화’등에 구체적인 관심을 보였다. 지역문제를 함께 풀어보자는 취지의 ‘당신의 대구력 점수는’ ‘잔소리 공모전’ ‘대구 서울 구인현황 비교’등에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모집된 현안사업을 놓고 지역의 혁신전문가들이 두세차례에 걸쳐 밤샘 발굴 위크숍을 가졌다. 아이디어 제공자에 대한 면접과 사업에 대한 전문가 토론 등이 이어졌다. 공공성 실효성 성공가능성 등을 놓고 매칭 대상 우선사업을 가리는 과정이다.

한달 가까운 숙의과정을 통해 선정된 협업대상 발굴 사업은 20개. 지역기업의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사업, 3D 프린팅 기술기반 노인 보철치료 적정화 사업, 발달장애인 자립지원 사업 등이다. 제안자 연령은 20~50대까지 다양했으며 참여주축은 모잇, 엘콕스, 사회적협동조합 등 지역사회에 관심많은 사회적 경제조직들이다.

자료: 대구지역혁신포럼 추진위원회 사무국

21일 설명회는 이들 최종 발굴사업을 지자체와 기업 등 사업지원기관에 효과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과정이다. 31일 대구혁신포럼에 참가하는 공공기관과 지자체, 지역 기업등 협업 파트너들이 엄선된 20개 지역현안 사업을 선뜻 선택할 수 있도록 설득력를 높이는 근력강화 작업인 셈이다.

# 지방소멸 방어벽, 지역혁신포럼

대구지역 혁신포럼은 전국적인 지역소멸 이슈와 공공기관의 지역사회 기여방안을 찾기위한 지역별 혁신포럼의 첫 행사다. 전국 226개 시군구 기초단체중 90개 가까운 기초단체가 소멸위기에 처해있는 심각한 지방소멸 현상, 그리고 전국 11개 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한 공공기관들의 지역밀착형 사회가치 구현사업. 이 둘의 접점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사람 중심의 활력넘치는 지역사회 만들기’이고 전국 주요 거점별 ‘지역혁신포럼’이다.

지역혁신포럼은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및 지역기업은 물론 시민들이 참여하는 지역혁신 거버넌스의 구축작업이다. 지역주민과 지역기반 혁신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사업을 발굴하고 발굴사업에 대해 기관 기업의 행정적, 물적 지원을 통해 지역 혁신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다.

이를위해 지난 5월말 정부(행정안전부)와 경제계(대한상공회의소) 및 공공기관(지역거점 대표 13개 기관)을 주축으로 ‘대한민국사회가치대협약 위원회’ 구성안이 협의됐다. 이를 실행할 전국 단위의 대협약추진위원회를 두고 지역별로는 포럼을 주도할 지역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안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혁신포럼을 진행하되 그 첫 행사로 청년의 이탈률이 가장 높다는 대구를 정했고 지난 3개월여 대구지역혁신포럼 추진위원회가 활동해 온 것이다.

# 10월31일 대구혁신포럼

올해 지역혁신포럼은 두차례 진행된다. 이번 대구에 이어 11월14일 강원포럼인데 내년부터는 전국 11개 거점도시별로 순차 개최한다. 매년 마지막 지역혁신포럼장에서는 우수사례 시상과 전국적인 확산을 위한 대대적인 결산행사도 계획중이다. 오는 11월말로 예정된 ‘전주 한마당’은 매년말 지역혁신포럼 결산대회의 모델이 될 전망이다.

대구혁신포럼은 지역혁신포럼이 전국적인 지역혁신 성공거버넌스로의 발전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다. 대구에서는 ‘대한민국사회가치대협약위원회’의 발대식 등 지역혁신포럼의 공식적인 출범의미도 담는다. 시민의 참여와 공감을 바탕으로 정부와 기관 기업간 협업하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방식은 구미 주요국의 혁신거버넌스로 이미 자리잡고 있다. 실험에 들어간 국내 지역살리기 협업프로젝트는 공공기관에게 핵심적인 역할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한국적 모델로의 의욕적인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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