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인천 청라 주행시험장 조감도 제공:한국GM

인천시가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 계획에 반발, 청라 주행시험장 부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21일 페이스북에서 "한국GM 측에 제공한 주행시험장 부지 회수 등을 법률 검토하도록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인천시 일자리경제과 관계자는 22일 미디어SR에 "청라 한국GM 주행시험장에는 연구소와 함께 주행시험장이 있다. 지금 이곳에 인천시가 무상임대했던 공간을 회수하는 방안을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입장에서는 지역경제 고용문제로 한국GM 부평공장이 중요한데, 법인분리로 인해 부평공장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까 염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인천시는 애초에 GM코리아가 인천의 자동차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며 부지를 제공했다"며 "그런데 현재 법인 분리에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다. 타당한 걱정이다. 인천시는 법인분리에 대해 GM노조 등 시민사회의 동의가 있지 않다면 부지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 서구 청라동에 41만㎡ 규모로 조성된 한국GM 주행시험장은 인천시가 2004년 당시 한국GM에 빌려준 땅이다.

30년 무상임대에 20년을 추가로 더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어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인천시는 GM 주행시험장이 청라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러한 인센티브를 한국GM에 제공했다.

인천시는 한국GM의 국내 최대 공장이자 본사인 부평공장이 인천 부평구에 있는 점을 고려, 주행시험장 장기 임대 외에도 자동차 구매 캠페인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불과 한달여 전인 9월 7일에는 인천시청에서 박남춘 시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상생 협력 협약식을 체결하고 쉐보레 판매 증대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다짐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GM은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통해 '지엠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주식회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법인분리 수순에 들어갔다.

한국GM은 "GM 본사의 글로벌 제품개발 업무를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한국지엠의 지위 격상과 경쟁력 강화를 꾀하기 위해 법인분리가 필요하다"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물론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법인분리가 GM의 향후 한국시장 철수를 위한 수순일 수 있고 추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법인분리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참여하지 못한 채 확정된 법인분리 의결은 원천무효라며 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산업은행 또한 주총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노조는 지난 17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가결시켜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