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의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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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민수 기자
  • 승인 2018.10.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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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minz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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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주인공, 권오현. 

삼성 반도체 하면 권오현, 권오현 하면 삼성 반도체다.  권오현은 1985년 삼성에 입사했다. 무려 30여 년 동안 삼성에 몸담았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4Mb DRAM 공정 기술 개발직을 맡다 1988년 귀국하고 입사 3년 만에 공정개발팀장을 맡았다. 이후 1997년 비메모리 사업부를 맡아 경영자, 개발자 두 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반 반도체 산업에서 뒤처져 있던 삼성전자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권오현은 저서 '초격차'에서 "나 자신이 상황에 맞게 변신하지 않으면 성장은커녕 생존할 수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의 경영생활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변신'이다.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면서 변신을 멈춘다면 반드시 다른 누군가에게 잡아먹히고 말 것이기에, 우리는 꾸준히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반도체로 초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미래 먹거리가 불투명한 삼성전자에게도 필요한 직언이다. 

그는 또다시 변신했다. 삼성전자가 최고 영업이익을 경신하며 가장 잘나갈 때, 돌연 삼성전자 대표직을 내려놨다. 대표에서 물러난 그는 이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다. 

권오현은 자기가 맡고 있을 때 뿐만 아니라 다음 시대에서도 기업이 잘 될 수 있도록 만드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라고 했다. 그는 '초격차'에서도 "리더로서 진정 성공한 사람은 '생존의 단계를 넘어 맡겨진 조직이나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사람'이라 정의내릴 수 있다"고 단언했다. 

늘 변신해야 다른 이들에게 잡아먹히지 않는다는 권오현. 리더가 떠난 뒤에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권오현. 이제는 후임들에게 삼성전자를 맡겼다. 앞으로도 삼성전자는 초격차를 만들 수 있을까? 

이건희

삼성그룹의 회장. 창업주 이병철의 셋째 아들이다. 

아버지 이병철이 1987년 사망하자 삼성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1993년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신경영'을 내세워 삼성의 경영 전략을 재편했다. 2008년 비자금과 세금포탈 사건으로 회장직을 내려놨지만 2년 후 복귀했다.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현재까지 와병생활을 하고 있다. 

권오현이 롤모델로 꼽은 사람이다. 권오현은 2014년 '제46회 한국의 경영자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경영자상을 수상하고 가장 존경하는 롤모델로 이건희를 말했다. 권오현은 이건희가 항상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어려울 때마다 과감한 도전과 결정을 하는 점과 인재개발에 힘을 기울이는 점이 존경스럽다고 밝혔다. 

이건희와 권오현의 공통점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걱정한다는 점이다. 권오현이 늘 '변신'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미래는 알 수 없기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대비를 하는 것, 유비무환(有備無患) 정신이다. 이건희도 걱정이 많은 경영자로 유명한데,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이 공개한 이건희 내부 지시 사항에서 그런 성정을 엿볼 수 있다. 

"방심에서 오는 병은 잘 안 고쳐진다. 왜냐하면 제일 앞서왔고, 고칠 때 지도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꼭 부탁하고 싶다. 삼성이 세계 1등하고 있는 사업부는 다 해당되는 얘기다 벤치마킹이 안 되는 업무성격을 가진 곳은 방심하게 돼 있다."

권오현은 이건희의 기업가 정신이 현재의 한국 반도체를 만들었다고 확신한다. 그는 '초격차'에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었던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투자를 결행했던 이건희의 기업가정신이 현재 한국 반도체 산업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자 총수. 삼성그룹 3대 후계자. 이건희의 장남.

2014년 이건희가 입원하자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리더가 됐다. 그러나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연루돼 이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2017년 2월 수감돼 1년 동안 징역을 살았다.  2018년 2월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다. 

권오현은 이재용이 수감된 동안 삼성의 실질적인 경영자 역할을 수행했다. 이재용이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 삼성을 이끌어야 할 때였다.

권오현은 이재용 대신 공식 행사에 참석하며 삼성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의 기업인 간담회 때도 전문경영인으로서 참여하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도 대담을 나눴다.

다만, 이재용이 수감됐던 2017년 10월  권오현은 갑자기 전격 퇴진을 선언했다. 이재용이 부재한 상황에서 권오현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이재용 친정 체제를 만들기 위한 것 아니냐, 삼성의 리더 공백을 정부에 보여 이재용 석방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 등 많은 말들이 있었다. 그러나 권오현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아이티(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 할 때라고 믿는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삼성전자 

권오현이 인생을 바친 기업, 삼성전자. 

권오현은 원래 교수의 꿈을 꾸고 있었으나,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유학 중 실리콘밸리의 창업 붐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박사학위를 취득해도 회사에 취업하거나 취득 전부터 창업하는 미국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다. 결국 교수의 꿈을 접고 기업에서 무언가를 만들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렇게 1985년, 삼성전자에 개발자로 입사했다. 

1983년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은 삼성이 반도체 산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1990년대 초반 세계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일본이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개발과 생산, 시장점유율 모든 부분에서 경쟁사보다 뒤처져 있었다. 권오현은 매일 아침 반도체인(人) 신조 10개를 외치고 하루를 시작했다. 그중 두 개인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Never Give Up)', '큰 목표를 가져라(Aim High)'는 아직도 권오현의 신조로 남아있다. 

매일 아침 굳건한 신조를 외쳐서일까. 후발주자였던 삼성의 반도체 기술은 세계 최고가 됐다. 1992년 그가 개발팀장으로 일할 때 64Mb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정점에 올랐던 2017년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업체 1위로 올랐다. 

권오현은 연구원이면서 동시에 경영자였다. 1997년 IMF시절, 메모리에서 시스템LSI(비메모리) 사업부로 옮겨 덜컥 영업 업무를 맡은 게 경영 인생의 시작점이었다. 연구개발만 하던 초짜 경영인 권오현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생각을 짜내고 이리저리 부딪히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렇게 노하우를 축적해 연구원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끝내 사업부장, 부문사장, 삼성전자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김기남 

권오현을 이은 반도체 수장이다. 포스트 권오현.

1981년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기술팀에 입사하고 1986년 삼성전자 반도체 DRAM PA팀장을 맡았다. 2009년 삼성종합기술원 원장 겸 사장을 지냈고,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겸 사장도 맡았다. 2017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자리에 올라 2018년 3월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사내에서 '싸움닭'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경쟁적인 상황에서 강수를 두는 등 싸울 때는 싸우는 성격 이라는 평이다. 삼성전자 대표답게 하드 워커(Hard Worker)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몰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듯 하다. 김기남은 올해 삼성전자 임원들에게 '딥 워크(Deep Work)'라는 책을 선물해 '일을 오래 하지 말고 몰입해서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메모리 사업 쪽에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를 맡기도 해 권오현과 비슷한 루트를 걸었다. 업계에서 '포스트 권오현'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진짜로 권오현의 뒤를 이어 반도체 수장을 맡게 됐다. 

권오현이 해결하지 못한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해 황 씨의 유족들이 산재 신청을 했으나 불승인된 것이 갈등의 시작이었다. 지난 7월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조정위의 중재안에 무조건 따르기로 합의했다. 

김기남의 주 과제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어 올 3분기 반도체 부문만 영업이익 13조 원을 달성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앞으로 어떤 사업에 주력할 것인지 뚜렷한 비전은 없다. 지금의 실적은 과거에 투자했던 것들이 성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김기남을 비롯한 고동진, 김현석 삼성전자 신임 대표 3명은 올해 신년사에서 "작년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변화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장, 사장이자 삼성전자 대표이사. 삼성전자 3대표 중 한 명이다. 

권오현이 삼성전자 반도체 전문가라면, IM(IT, 모바일)에는 고동진이 있다. 고동진은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01년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유럽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2007년 무선사업부 개발관리팀 팀장,2011년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실력을 인정받아 2015년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겸 사장직을 맡고, 2018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에 큰 기여를 해온 인물이다. 현재 갤럭시S10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갤럭시노트 7 배터리 폭발로 경력에 오점을 남겼다. 심기일전해 갤럭시S8, 노트8 등을 성공시키며 순항 중이다. 고동진은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 8 출시행사에서 "혁신을 두려워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갤럭시노트8을 개발했다. 정말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말은 권오현의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는 권오현의 신조와 맞닿아 있다.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도체와 달리 스마트폰은 발전의 한계를 맞딱뜨린 상태다. 고동진은 스마트폰의 미래를 폴더블폰으로 보고 활발히 개발 중. “(폴더블 스마트폰 사업) 세계 최초보다는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받아들이는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지만 폴더블폰 '최초'를 뺏기고 싶지 않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이자 사장. 

1992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에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했다. 계속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에서 경력을 쌓다 2014년 CE(가전)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겸 사장에 올랐다. 2017년부터 CE부문장 겸 사장직을 맡았다. 고동진 김기남과 함께 삼성전자 대표이사다. 

김현석이 생각하는 전자기기의 미래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음성인식이다. 김현석은 서로 다른 가전이나 전자기기가 연결되면서 중심 운영체제는 음성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쇼 'IFA 2018'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글 등 다른 업체의 서비스를 삼성의 AI 음성인식 '빅스비'로 이용하는 협력 시대가 올 것을 시사했다. 

김현석은 "삼성은 하드웨어를 연결하는 '스마트시스'라는 시스템이 있고, 이를 빅스비라는 음성인식 비서로 조정할 수 있다"며 5억 명이 이용하는 삼성의 인프라가 다른 AI플랫폼 기업과 협력에서 협상의 포인트가 되리라 예측했다. 

김현석은 앞으로 가전 시장의 미래는 '밀레니얼 세대'에 있다고 봤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면밀하게 분석해 사업 기회를 살피고 있다. 전자시장이 포화됐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지만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김현석은 "예전에는 생활가전이 크고 강하고 많은 것이 좋은 것으로 여겨졌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내가 쓸 수 있고 나만이 가질 수 있는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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