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아들 편입하자 강의 수 늘려
서울과기대, 대학내 친인척 근무자 상당수 재직

서울과기대에서 아버지 A교수의 수업을 들어 전부 A+를 받은 아들의 성적표 제공:김현아 의원실

서울과학기술대(서울과기대) A교수가 같은 학교에 편입학한 아들에게 4년간 A+ 학점 8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판 숙명여고 사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학에서는 교직원 자녀의 특혜 채용 의혹도 불거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과기대 교수 아들이 아버지 수업을 8과목 수강하고 모두 A+를 받은 일이 확인돼 학교 측이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A교수의 아들은 서울시내 다른 대학에 다니다 2014년 서울과기대 공대에 편입해 지난해 졸업했다. 전공도 아버지가 재직 중인 학과를 택했다. 이후 아들은 아버지 A교수의 수업에서 모두 A+를 받았다. 아들은 졸업할 때까지 전공 과목 66학점을 수강했는데 그중 24학점이 아버지 A교수가 강의하는 과목이었다. 아들은 한 수업에서 낮은 성적을 받자 아버지가 담당하는 수업을 재수강해 A+로 성적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A교수가 아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강의 수를 늘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한 학기 평균 3과목 이하로만 강의하던 A 교수가 아들의 편입 이후 강의를 5~6개 늘렸다"라고 지적했다. 아들이 졸업한 후에는 2개 이하로 줄인 사실도 확인됐다.

아들의 편입 과정도 의심스럽다. 교수 아들은 편입 전 다른 학과에 다녔지만 면접에서 심사위원 3명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아 300점 만점에 288점으로 공동 2등을 했다. 심사위원들은 아버지의 동료 교수들이다. 당시 학교 입학관리처에서 "자녀 등 친인척이 시험봤다면 신고하라"고 했지만 A교수와 해당학과는 이 사실을 숨겼다. 

또, 서울과기대에는 대학내 친인척 근무자가 상당수 재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 요청에 따라 서울과기대에서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서울과기대 대학내 친인척이 총 50명으로 학생, 대학원생을 제외하면 26명의 친인척들이 교원 등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직원의 경우 자녀 3명이 모두 이 학교나 산학협력단 등에 근무 중이다.

서울과기대는 학내 특별 감사반을 꾸려 감사에 나섰다. 이보형 서울과기대 사무국장은 “자체 특별감사반을 구성해 해당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다만 그 과정에 부당성이나 비리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19일 미디어SR에 "이번 사태는 학교 내부로부터 제보가 들어와 서울과기대에 자료를 요청하여 드러난 사실이다. 현재 학교 측에서도 감사 중에 있다. 추가적으로 드러난 사실이 있는데, 현재 검토 중이며 추후에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내년부터 고등학교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다닐 수 없도록 하는 상피제가 도입 되는데, 대학도 이러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킬 수 있는 상피제 등과 맞먹는 제도개선이 이번에 논의돼야 한다"며 "학교 직원 채용과정에서도 부정적인 사례들이 포착되고 있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확실히 밝혀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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