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2017 중견 건설사 공익법인 주식 비중 및 공익사업 지출 비중. 편집 : 미디어SR / 자료 : 국세청

# 지배력 확대에만 관심있고 배당 수익 전혀 없는 '서암윤세영재단'

중견 건설사 공익법인의 자산 대비 주식 보유 비율이 16.6%로 주요 대기업 집단 공익법인 주식 보유 비율 평균 24.7%보다 낮지만, 일부 법인은 상당히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견 건설사 6개 공익법인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대림), 우정교육문화재단(부영), 세화예술문화재단(태광), 서암윤세영재단(舊 서암학술장학재단)(태영), 태성문화재단(호반건설), 중흥장학회(중흥) 2017년 국세청 공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해당 법인 중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공익법인은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 서암윤세영재단, 태성문화재단이다. 대림수암장학재단은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6만1천 주, 서암윤세영재단은 태영건설 주식 약 576만 주, 태성문화재단은 호반건설 주식 약 3만 2천 주, 광주방송 주식 8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서암학술장학재단이다. 최근 서암윤세영재단으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윤세영재단은 유일하게 상장사 태영건설의 지분 7.54%를 보유하고 있다. 장부가액은 약 131억원이나 17일 시가로 재계산하면 622억원으로 총자산은 291억원에서 782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름 그대로 윤세영재단 이사장은 태영그룹 윤세영 회장이다. 윤세영재단은 2017년 3월 태영건설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해당 주총에서는 윤세영 회장의 외아들 윤석민 태영건설 부회장 선임, 이사 보수 한도 5억원 증액 건이 원안대로 가결되었다. 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은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윤석민 부회장 선임 건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윤세영재단의 공익사업지출액은 9.7억원으로 보유 주식을 시가로 환산한 총자산 782억원 대비 1.24%에 불과해 공익사업에는 소홀히 하면서 지배력 확대에 재단을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622억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2017년 배당 수익은 0원으로 재단 운영을 위해 주식을 취득했다고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태성문화재단의 경우 장부가액 기준 호반건설, 광주방송 주식 219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배당수익은 4000만원으로 배당 수익률은 0.18%에 불과해 재단 운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다.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은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33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1억 600만원을 배당받아 배당수익률은 3%대로 건설 공익법인 중 가장 높았으나 해당 수익을 수익사업이 아닌 목적사업 계정에 포함하는 오류를 범했다.

 

# 공시 불성실로 사익편취 우려

한편, 상당수 재단이 불성실 공시로 사익편취 우려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은 올해 3억2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나 지출 명세서에는 서울대외 56명에게 3757만원 지급이라고 약식 표기했다. 우정교육문화재단은 전체 8억원 대 장학금을 204명에게 지급하면서 국내와 국외 장학금 지급 내역을 지급 건수와 대표 수혜자를 표기하는 등 비교적 성실 공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화예술문화재단은 지난해 미술관운영비로 9억원, 목적사업관리비로 3억8000만원을 지출하는 등 총 사업비 13억8000만원을 사용했으나 기부금 지출 명세서에는 미술관건립비 5건 18억4200만원 지급이라고 약식 표기했다. 서암윤세영재단은 대학생과 고교생에게 8억원대 장학금을 지급했으나 기부금 지출 명세서는 기재하지 않았다. 중흥장학회 역시 38명에게 장학금 3900만원을 지급했으나 기부금 지출명세에는 기재하지 않고 고유목적사업 현황에 약식 기재했다.

태성문화재단은 지난해 100억원대 기부금을 사용하며 호반베르디움에 84억원을 지급했다. 지급미술관 운영경비와 인건비, 예술품 구입처 등을 비교적 상세히 기재했으나 미술관 건립을 위해 관계사 호반베르디움과 계약을 체결해 이해상충 우려가 있다. 또, 태성문화재단은 기부금 수익을 101억원이 아닌 0을 빼먹고 11억원으로 기재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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