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가 차량공유 서비스 출시를 앞둔 카카오 모빌리티를 규탄하기 위해 4일 경기도 판교의 카카오 모빌리티 사옥 앞에서 연 카카오 규탄결의대회 현장. 구혜정 기자

"카카오에서 보도자료를 일방적으로 쓴 거죠. 연 소득 천만 원이 늘어났다고 하는데 이게 카카오콜이 아니더라도 늘어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까."

카카오콜로 택시기사의 연 소득이 천만 원 늘었다는 보도에 대한 한 택시기사의 반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5일 카카오T(카카오택시)가 출시된 후 택시기사의 연 수입이 약 천만 원 늘어났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카카오T가 등장하기 전 택시기사들의 일평균 소득은 11만894원이었으나 출시 후 3년 반이 지난 최근 15만2,436원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해당 기간 동안 택시 요금 인상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카카오T 택시로 인해 37.5%의 택시기사 소득 증가 효과가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카카오T 기사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2016년 3월 22일~23일 이틀간 총 9,730명의 기사와, 2018년 9월 21일~22일 총 13,783명의 기사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카카오T를 이용하고 있는 택시기사는 총 22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은 "카카오콜로 소득이 올랐다는 것은 카카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 말한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이양덕 상무는 16일 미디어SR에 "소득이 늘어난 부분이 있다면, 노사 임금협정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으리라 본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 유류비 인상 등을 반영해 택시기사의 고정급이 늘어났다. 기사의 소득 증가가 카카오콜 때문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카카오가 내는 통계나 설문조사는 현장이 반영되지 않는 것 같아 신뢰하지 않는다며, 택시기사와 면담 등 심도있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개인택시연합회 이성운 전무도 카카오모빌리티의 발표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전무는 16일 미디어SR에 "해당 자료가 사실이라면, 실제 기사들이 소득 증가를 체감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소득이 늘어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카카오가 택시기사에게 혜택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불쾌감을 표했다. 이 전무는 카카오와 택시기사는 상생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일부 기사의 소득이 증가했다면, 카카오 이익의 일부를 택시 기사가 받아가는 수수료 차원으로 봐야 한다. 카카오가 택시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우리는 상생하는 관계일 뿐, 카카오가 혜택을 줬다는 식의 표현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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