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은행 신용등급별 대출 현황. 제공: 제윤경 의원실
케이뱅크 신용등급별 대출 현황. 제공: 제윤경 의원실

저신용자의 금융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인터넷은행이 대부분 대출을 고신용자에게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과 인터넷 은행 영업지표 현황’ 자료를 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대출 잔액 기준 70% 이상, 건수 기준 60% 이상 1~3등급 고신용자에게 대출이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은행의 영업행태에 대해 당국의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윤경 의원실에 따르면, 인터넷 은행 두 곳에서 대출받은 대출자 약 80%가 기존 은행권 대출을 받은 적 있는 고객이었다. 케이뱅크의 경우 잔액기준 83.5%, 건수 기준 80.5%였다. 카카오뱅크는 금액 기준 78.37%, 건수 기준 72.2%였다.

카카오뱅크에서 1~3등급 고신용자에게 나간 대출은 잔액기준 70.1%, 건수 기준은 58.8%였다. 그러나 중금리에 해당하는 4~7등급은 잔액기준 19.9%, 건수 기준으로 42.2%였다. 케이뱅크는 잔액기준 1~3등급 84.1%, 4~7등급은 15.8%였다. 건수 기준으로는 1~3등급 69.4%였지만 4~7등급은 30.6%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잔액 기준으로 70~80% 정도, 건수 기준으로는 60~70%가량을 고신용자에게 대출했다.

제윤경 의원실은 "당초 설립목적과는 다르게 고신용자에게 80% 이상 대출이 나갔으며 상품 구성에서도 큰 혁신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제윤경 의원은 인터넷 은행의 리스크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2018년 6월 기준 케이뱅크의 BIS비율(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은 10.71%로 은행 평균 15%대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카카오 은행의 16.85%보다도 낮은 상태였다.

제 의원은 “인가과정에서 무리한 유권해석까지 하면서 인가를 해줬던 케이뱅크의 대출심사 능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에 심각한 의문이 드는 결과다”면서, “인터넷 은행 설립으로 은행산업 경쟁촉진 유발이라는 목표는 동감하지만 현재와 같은 인터넷 은행 영업방식이라면 제3, 제4 인터넷 은행이 등장한다고 해도 우리 국민들의 금융비용 절감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12일 미디어SR에 "신용등급은 NICE신용평가, KCB 등 신용평가사마다 기준이 다르다. KCB기준으로 보면 케이뱅크가 시중은행보다 중금리 대출을 더 많이 한다고 볼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 의원의 자료는 대출 금액기준이 중심이 됐는데, 기본적으로 중금리는 대출 한도가 적을 수밖에 없어 건수 기준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KCB 신용평가사 기준으로 케이뱅크의 4등급 이하 중금리 대출 비중은 건수로 60%에 달한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2018년 1월부터 7월까지 총 45,228건 대출 건수 중 중금리 대출 건수는 22,285건으로 전체 49.2%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로 원활한 자본금 확충이 진행되면 중금리 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등, 포용적 금융 실천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라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