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제공 : 롯데지주

롯데지주가 그룹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지분을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신동빈 회장은 8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지주는 10일,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중 410만 1467주,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중 386만 3764주, 합계 롯데케미칼 지분 24.24%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사를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둘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지분을 매각해 롯데케미칼 자회사 편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단순 차입으로 지분을 매입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디어SR에 "최선의 시나리오는 덩치가 큰 금융회사를 팔고 매입하는 것이지만 선후관계와 무관하게 차입을 일으킨 상황으로 금융사 처분을 위해 분주히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롯데지주는 10일 이사회에서 10%대 자사주 소각하고 4.5조원 규모의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오는 11월 2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의하기로 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소각 물량은 적격분할 요건이 충족한 가능한 범위에서 결정되었으며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2번의 대규모 사업결합으로 발생한 7.4조원의 자본잉여금 중 4.5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상법상 자본잉여금은 배당재원으로 사용 불가하고 결손금 보전이나 자본 전입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 자회사 편입으로 롯데지주의 자기주식 비중은 약 39.3%로 증가한다. 소각 결정된 자사주 10%의 평가액은 10월 11일 기준 약 6700억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롯데케미칼 인수와 자사주 소각, 차입금 증가가 동시에 이뤄져 당장 주가 흐름은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소유 금지에 따라 롯데카드와 롯데케피탈 지분을 처분해야 하고 자회사 주식보유 기준 충족과 복잡하게 엮여있는 호텔롯데 순환출자 구조 정리 과제가 남아 있어 당분간 롯데지주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그룹의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구조 개편을 지속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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