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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유통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SNS를 통한 소통으로 유명하다. 이마트와 스타필드를 필두로 새로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1968년 9월 19일에 태어났다. '범 삼성가'로 외할아버지가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아버지가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 어머니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여동생으로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동갑내기 외사촌-이종사촌 지간이다.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1년 정도 다니다 중퇴하고 브라운 대학교 경제학과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1995년 신세계그룹 전략기획실 전략팀 이사대우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현재 주요 사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대외활동도 열심히 하는 등 경영자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정용진은 끊임없는 도전을 즐긴다. 이마트에 더해 스타필드의 성공을 열었다. 이어 노브랜드, 데블스도어, 삐에로쇼핑, 레스케이프 호텔, PK마켓의 미국진출 발표 등 다양한 모습으로 새로운 사업들을 선보이며 도전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삐에로 쇼핑’은 ‘FUN&CRAZY' 를 콘셉트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한 잡화점이다. 하지만 삐에로 쇼핑은 일본의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를 그대로 모방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PK마켓은 한식을 포함한 각종 아시아 식품을 판매하는 그로서란트(grocerant) 매장이다. 그로서란트란 그로서리(grocery·식재료)와 레스토랑(restaurant·음식점)을 합친 형태의 매장을 의미한다. 내년 하반기 LA 1호점을 시작으로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또 정용진은 최근 1조원 이상 투자 유치를 통해 전자상거래 사업에도 뛰어들었으며, 한국형 히어로물 영화 '일렉트로맨' 제작을 발표하는 등 영화 산업 진출도 공언한 바 있다. 그의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적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 정용진의 어머니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의 3남 5녀중 막내딸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여동생이다. 막내딸인 만큼 이병철 선대 회장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한다. 이화여고와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한 이명희는 1967년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과 만나 결혼한 뒤 아들 정용진과 딸 정유경을 낳았다. 이명희는 결혼하고 줄곧 집에서 살림만 하던 주부였다.

그러나 신세계를 이끌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1979년 ㈜신세계 영업사업본부 이사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명희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신세계그룹을 물려받았다.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선언할 당시만 해도 신세계는 백화점 2개점과 조선호텔이 전부였다.

이명희는 1987년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미국에서 체류하던중 대형할인마트를 이용하며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1993년 국내 최초의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세워 대박을 쳤다.

1997년 4월 신세계가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매출이 40% 이상 급성장했는데,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세운 것과 전문경영인에게 책임경영을 맡겨 핵심역량을 유통분야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명희는 신세계그룹을 삼성 분리 20여년만인 2017년, 총자산 약 32조 2940억원으로 재계 순위 10위권에 이르게 했다.

이명희는 신세계 업적을 달성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여성기업인이 됐다. 70대까지 경영일선을 지킨 보기 드문 여성 CEO다. 신세계그룹을 ‘대한민국 유통의 역사’로 키워냈다. 국내 최초의 대형마트 이마트의 탄생과 신세계의 성공신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2006년에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월마트코리아 16개 점포를 전격 인수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명희는 2015년부터 주식 맞교환 등 지분정리를 통해 아들 정용진에게 이마트와 스타필드를, 딸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에게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을 맡겨 분리경영을 본격화했다. 

지난 7월에는 조선호텔 지분까지 전량 이마트에 매각했다. 상장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면서 정용진, 정유경 남매에게 완전한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승계작업을 본격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언론 노출이 활발한 아들과 달리 미디어에 존재감을 자주 내비치지는 않았다.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정용진의 여동생이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정용진-정유경 남매를 중심으로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정용진은 이마트를 필두로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몰·식품·편의점 등의 사업을 맡고 있고, 정유경은 신세계백화점·면세점·패션 등의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정유경은 서울예술고를 졸업한 뒤 이화여대 비주얼디자인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1년반만에 미국으로 건너가 1995년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 그래픽디자인과를 졸업했다. 배우자 문성욱은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으로 두 사람은 경기초등학교 동창 사이다. 2001년 결혼한 뒤 두 딸을 두고 있다.

정유경은 오빠와 달리 공식석상에 선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본인의 색깔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이명희 회장 옆을 조용히 지키며 어머니 곁에서 경영수업을 착실하게 받아왔다. 1996년 신세계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로 입사해 그룹경영에 뛰어 든 후, 2009년 신세계백화점으로 옮겼다. 그리고 2015년 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유경은 지난 2016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증축과 부산 센텀시티몰의 신축을 끝냈고, 본점에 서울시내 면세점 명동점을 품는 등 백화점의 외형 확장·내적 성장을 위한 6대 핵심 프로젝트를 주도해 안정화시켰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해 매출 1조를 돌파하며 흑자로 전환시켰다. 또 지난 6월 인천공항 제 1터미널의 DF1과 DF5구역 면세사업권 입찰경쟁에서 고종사촌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꺾고 연간 8000억원 수준의 대규모 매장을 확보했다. 동시에 롯데와 신라의 굳건한 양강체제를 흔들며 시장점유율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앞서 정유경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에도 뛰어든 바 있다. 수년 동안 적자를 봤지만 사업을 진행한 결과 결국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신세계의 뷰티 사업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지희

정용진의 아내. 플루티스트이며 정용진과 슬하에 1남1녀 이란성 쌍둥이를 두고 있다. 대한한공 부사장이었던 고(故) 한상범의 딸이다.

정용진은 배우 고현정과 1995년 결혼하여 1남 1녀를 두었으나 2003년 이혼했다. 2007년 한지희를 만나 2011년 결혼했다. 정용진은 고현정과 낳은 남매까지 2남2녀를 슬하에 두게 됐다. 한지희도 2003년 회사원과 결혼해 3년 만에 이혼했던 바 있다. 둘은 이러한 과거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노력하며 포용적 사랑을 보여줬다.

한지희와 정용진의 만남은 음악회 모임을 통해 이루어졌다. 평소 클래식 마니아로 알려진 정용진이다. 한지희는 중학교 시절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예비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유학하며 플루트 연주자로의 발판을 다졌다. 이후 이화여대 석사과정을 통해 학업을 이어가고 일본 명문 무사시노 음대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을 수료했다. 

귀국 후에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서울바로크합주단, 원주시립교향악단의 객원 연주자로 활동했다. 다양한 연주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대학 강단에도 서고 있다.

한지희는 정용진의 아내와 엄마의 역할에 충실했다. 새엄마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함께 영화를 보러 다니는 등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딸의 '나눔 공연'에 정용진과 함께 가족들이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큰딸인 해인 양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되는 공연' 무대에 오르는 것을 보러 갔다. 이 자리에는 정용진과 한지희, 장남 해찬 군이 참석해 해인 양을 응원하는 등 단란한 모습이 포착됐다.

 

인문학

정용진은 인문학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인문학 전도사'로도 불린다. 실제로 그의 취미 생활을 보면 클래식 음악, 독서, 바이크 라이딩&그랜드 투어링 등 자유와 낭만이 다분한 것들이고, 인터뷰나 그룹 차원에서의 재원 투자도 인문학적인 부분에 많이 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SSG지식향연'이라는 인문학 토크콘서트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5년째 진행되고 있는 ‘지식향연’은 올해 '클림트 서거 100주년, 천재의 죽음, 제국의 종말을 주제로 전국 7개 대학을 돌며 진행됐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오스트리아의 상징주의 화가로 유명하다.

지식향연은 정용진이 직접 강의도 하는 등 인문학에 대한 열정을 계속 이어가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인문학 중흥을 위해 힘쓰는 프로그램이다. 정용진은 '뿌리가 튼튼한 청년'을 강조하며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을 말한 바 있다. 과거 연사로 참여했던 정용진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지, 어떻게 돈을 많이 벌지가 아니라 '나는 왜 사는가' '무엇이 나의 소명인가' 생각할 줄 아는 힘이 중요하다"며 "'왜'가 없이 '어떻게'에만 집중하는 의식을 회복시켜주는 힘이 인문학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몸은 운동을 한 만큼 살도 빠지고 근육이 단련된다. 우리의 정신적 근육 역시 훈련을 통해서 얼마든지 건강하게 단련할 수 있다. 책을 읽어라. 인문학적 지혜가 담긴 글을 읽자"고 말한 바 있다.

정용진의 인문학 사랑은 경영으로도 나타났다.  코엑스몰 스타필드 중심부에 들어선 ‘별마당 도서관’이 그것이다. 별마당 도서관은 총 면적 2,800㎡에 2개 층인 오픈 라이브러리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으로, 13m 높이의 대형 서가 3개를 중심으로 라운지형, 테이블형 등 다양한 책상과 의자를 배치해 독서는 물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 공간이다.

별마당 도서관 오픈 이후, 방문객을 끌어들이면서 입점 매장의 매출이 늘고 신규 매장도 증가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아야 한다’고 강조해 온 정용진의 ‘도서관 실험’이 적중한 셈이다. 별마당 도서관 개관 이후 코엑스몰 입점 매장 방문고객이 두 배까지 늘고, 매출 증대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세계는 별마당 도서관 조성을 위한 60억원을 포함해 도서관 운영비·동선 리뉴얼·조명 시설 개선 등 최근까지 약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앞으로도 매년 5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운영비를 들여 고객을 위한 문화 체험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SNS

정용진 부회장은 '프로 SNS러'다. 정용진의 인스타그램을 통한 SNS 소통은 다른 경영인들과 분명한 차별점이다. '인플루언서'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마케팅 전면에 나선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7만 명으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정용진의 팔로워는 대부분 20~30대다. 정용진의 인스타그램에 젊은층이 몰리는 비결은 재벌답지 않은 진솔함과 친숙함이다.

정용진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회사제품 홍보는 물론 각종 음식사진을 업로드하는 등  일상생활을 공유하며 활발한 행보를 하고 있다. 직원들과 토론하는 모습을 공개하거나 이마트의 가정 간편식인 피코크 제품을 직접 시식하는 모습 등 경영인으로서 홍보맨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스타필드와 노브랜드 전문점 론칭에 게시글을 통해 앞장서며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올해 6월 말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코엑스몰에 오픈하는 ‘삐에로쇼핑’의 론칭도 알리며 신세계 대표 인플루언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홍보 뿐 아닌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도 그의 SNS는 한 몫 하고 있다.  정용진은 최근 추석에는 쌍둥이 남매와 손잡고 경쟁사인 현대백화점에 장보러 간 모습을 업로드 했다.  해당 게시글은 "아이들과 시장 조사를...", "행복한 가정의 모습" 같은 반응의 댓글을 사람들에게 받았다. 또 쌍둥이가 그린 생일 축하 카드를 공개하며 '자식 바보'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정용진의 모습을 보여주는 SNS 업로드는 인플루언서로서  대중들에게 친민도를 높이는 한편 기업의 이미지 향상에 효과를 보고 있다. 가끔 아재 개그를 하기도 한다. 정용진은 팔로워들에게  "캡틴"이라고 불리기도 하는가 하면, "대기업 오너께서 이런 모습을 공개하는 것이 가깝게 느껴진다", "행복한 가정의 모습" 등 긍정적 이미지가 형성된 댓글들이 다수다.

최근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됐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던 '정용진 맛집 리스트' 역시 그의 이러한 영향력을 보여준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카드와 서비스, 업무 전반에 혁신적 디자인을 도입하고 슈퍼콘서트 등 창의적 발상으로 카드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스포츠 이벤트인 ‘현대카드 슈퍼매치’를 시작으로 ‘슈퍼콘서트’ 등 각종 문화 마케팅을 국내 카드사 최초로 시작했다.

그 역시 정용진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통해 생각을 자주 밝힌다. 활발한 소통과 탈권위의식으로 그 역시 젊은층에 인기가 높다.

정태영 부회장은 세계적인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아 공연하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는 물론 새로운 출시 카드까지 자사 소식들과 함께 일상을 올린다. 또 일상에서 얻은 비즈니스적인 통찰력을 비롯해 각 사에서 출시하는 새로운 상품 소식을 팔로워들과 빠르게 공유한다. 정태영의 페이스북 팔로워수는 10만에 달한다.

정용진의 인스타그램에는 정태영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최근 정용진은 정태영 부회장을 만나 조언을 듣는 모습, 현대 그린 카드를 받은 모습 등을 SNS에 올렸다. 앞서 정용진은 현대카드에서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비대면 전용 프리미엄 카드 ‘더 그린’을 발급받아 정태영과 긴밀한 관계임을 암시했다. 또 정태영은 정용진의 '레스케이프 호텔'이 오픈하자 곧바로 방문하여 정용진과 인증사진을 남긴 적도 있다. 둘은 SNS를 통해 남다른 '브로케미'를 보이고 있다.

정태영 역시 최근 정용진과의 만남을 개인 SNS에 업로드 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유통과 신용카드는 나눌 이야기가 정말 많다. 지향점이 비슷하면 더욱 그렇다. 현대카드 여의도 본사에서"라는 글을 남겼다.

이를 통해 단순한 브로케미가 아닌 신세계와 현대카드간의 협업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이마트와 현대카드의 '유통사-카드사' 간의 시너지를 일으킬 만한 사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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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과 총알 배송으로 디지털유통의 새로운 공룡이 되어가는 쿠팡의 김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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