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이 업체들은 지난 7월 환경부와 비닐쇼핑백을 줄이자는 내용의 자발적 협약을 맺고 1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비닐쇼핑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비닐쇼핑백만큼 많이 쓰이는 '빵 포장재'도 손볼 필요가 있다. 

빵집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는 비닐쇼핑백 말고도, 수많은 비닐을 목격한다. 바로 빵 하나하나를 감싸고 있는 '빵 포장 비닐'이다. 

서울의 한 뚜레쥬르 매장. 모든 빵이 개별 비닐 포장이 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권민수 기자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 매장에 가면 빵이 거의 빠짐없이 개별 포장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크림빵처럼 크림이 새어 나올 수 있는 빵만 포장된 게 아니라, 대부분의 빵이 비닐로 포장돼 있다. 포장하지 않은 빵을 쟁반에 담아 계산대에 가져가도 개별 포장을 한 뒤 쇼핑백에 담아 준다. 이런 식이면 소비자는 빵을 살 때마다 비닐을 소비해야 한다. 

환경단체는 개별 포장재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2일 미디어SR에 "빵 포장에 쓰이는 비닐도 줄여야 한다. 비닐 포장 대신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후 협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와 제과업계와 미팅에서 빵 포장 비닐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지만, 제과업계는 위생상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뚜레쥬르는 개별 빵 포장을 당장 줄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1일 미디어SR에 "빵을 감싸는 비닐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향후 논의할 부분이다. 유럽 같은 곳을 보면 개별 포장 없이 한 봉투에 모두 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부분도 다각도로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뚜레쥬르의 개별 포장이 줄어들 때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1300여 명의 점주와 함께 논의해야 할 문제고, 기존 제작된 물량도 있기 때문에 시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측은 개별 포장에 대한 입장은 아직 정리하지 않고 있어 아직 내부적인 지침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1일 "빵 포장을 위해 비닐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취합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빵이 비닐로 개별포장돼 있다. 권민수 기자

두 업체가 개별 포장을 줄이면 큰 환경적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두 업체가 비닐쇼핑백을 줄이면 연간 2억3천만 장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고, 이로 인해 자원 절약과 온실가스 1만925톤이 감축될 것으로 봤다. 이처럼 비닐쇼핑백만 줄여도 큰 환경적 편익이 발생하는데, 두 업체가 개별 포장을 줄이면 더욱 환경 보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지난 7월 환경부, 환경운동연합과 맺은 자발적 협약서에는 "제과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건전한 소비문화를 정착시켜 자원을 절약하겠다"며 "1회용품으로 인한 폐기물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이는데 적극 동참하고자 한다"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다짐이 나와 있다. 

이번 자율 협약은 1회용 비닐쇼핑백 사용을 줄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두 업체는 앞으로 빵 포장 비닐을 줄이는 것도 함께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협약서에 "편리성을 추구하는 판매 및 소비행태로 1회용품의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자원의 낭비는 물론 소중한 삶의 터전이 훼손되어 가고 있음을 인식한다"고 명시했다.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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