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전자상거래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동시에 전자상거래 기업은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한국도 폭풍 전야의 이커머스 시장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의 대단위 투자와 함께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와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포털 사업자도 가세해 시장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전망할 수 있는 것은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디어SR은 이번 기획을 통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나름의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있는 사업자들과 전체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제공: 네이버&카카오

"e커머스는 이제 모든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기업들이 e커머스 시장 진입을 결정하는 시대가 아닌 e커머스에 진입하지 않으면 정글에서 생존할 수 없는 시대다"

한국인터넷전자상거래학회에 소속 동아대학교 조현 교수가 미디어SR에 전한 말이다. 100조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e커머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에 부응하듯, 국내 최대 포털과 메신저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e커머스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는 커머스 부문 새 법인을 신설하기로 했고, 네이버는 소상공인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한 독립 법인까지 설립하며, 카카오톡 내에서의 범위를 넘어서 본격적인 커머스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커머스 사업부문을 분사해 독립 법인 '카카오커머스(가칭)'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커머스 서비스의 가능성을 봤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00만 명이 이용했으며, 연간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하면서 카카오톡 내 커머스 성공사례를 보여줬다.

카카오는 "분사를 통해 커머스 서비스 이용자들에게는 최적화된 쇼핑 정보와 편의성을 제공하고, 사업자들에게는 효율적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인프라 서비스와 솔루션 제공 등을 통해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이용자들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사업자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 체계를 확립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카카오커머스는 분사 이후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톡 스토어, 카카오스타일, 카카오장보기, 카카오파머, 다음 쇼핑 등 카카오의 커머스 서비스를 비롯해 이후 확대될 신규 커머스 서비스 사업을 맡게 된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톡 탭 내 '쇼핑하기'라는 오픈마켓형 서비스를 베타로 제공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27일 미디어SR에 "이번 커머스 사업부문 분사를 통해 카카오는 e커머스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기존 전통 사업자들과 경쟁의 차원이 아닌 우리만의 커머스 서비스를 만들자는 목적하에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직 없으나, 현재 큰그림으로 잡은 것은 이용자들에게 좋은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업자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며 직구 서비스 등을 도입한 글로벌 시장 확장이다"고 말했다. 최근 거론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코리아센터와의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신설될 카카오커머스의 부채와 자본을 합친 자산총계는 5천102억원 규모다. 카카오는 10월 31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분사에 대한 최종 승인을 거친 뒤 12월 1일 분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네이버 역시 e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한 '스마트스토어' 쇼핑 플랫폼으로 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는 20만 명 가량의 판매자들이 입점해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네이버 쇼핑 전체 거래액은 약 7조원에 이른다.

네이버는 별도의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 전략을 바탕으로 스마트 스토어는 이베이코리아 전체 거래액 3분의 1수준을 따라왔다.

네이버는 자체 커머스 플랫폼 내 소상공인을 유치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 보면 자사 플랫폼 안에서 특정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은 물건을 사는 소비자과 함께 주요 고객이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네이버의 ‘커머스 플랫폼’은 이용자 편의를 돕는 쇼핑 플랫폼이고, 스몰비즈니스와 창작자의 사업 성장을 돕는 핵심 기반이라며 ‘커머스 플랫폼’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 별도의 소셜커머스 플랫폼을 따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기존의 스마트스토어의 판매자들이 더욱 편리하고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상태다"고 전했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스몰비즈니스 사업지원과 환경 구축 강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늘리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내년부터 스마트스토어 내 신규 창업자를 대상으로 결제 수수료를 1년간 면제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했다. 신규 입점 소상공인에게 월 500만원 미만 거래액에 대한 거래 수수료(3.4%)를 1년 동안 면제해주기로 했다. 월 거래액이 800만원이 넘는 사업자에 대해선 일정 수수료를 받고 판매 대금 지급 기간을 약 10일 단축시켜주는 서비스를 신설했다. 이에 필요한 예산은 네이버가 지난해부터 소상공인 유치를 위해 매년 600억원 규모로 편성하고 있는 ‘분수펀드’에서 마련한다.

한편,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의 e커머스 시장 진입에 대하여 서울대학교 유병준 교수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유 교수는 미디어SR에 "포털의 e커머스 시장 진입을 통한 경쟁 강화는 극소수의 대기업에게 손해가 갈 뿐이지, 전국민적인 입장에서는 좋은 변화라고 본다"며 "포털은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낮은 수수료를 받아 시장을 오픈하고 싼 값에 공급해주고 있기 때문에 공급자 측면에서도 소비자 측면에서도 이익이다"고 전했다.

이어 유 교수는 "포털의 e커머스 시장 진입의 핵심은 e커머스의  환경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소상공인을 비롯해 더 많은 공급자와 이용자에게 접근 가능성의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동아대학교 조현 교수는 앞으로 '공룡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교수는 미디어SR에 "주요 유통대기업과 IT대기업의 e커머스 시장 진출은 앞으로 시장 내의 합병 혹은 인수과정을 거쳐 거대한 공룡 기업이 탄생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e커머스 시장은 계속 성장하게 될 것이다. e커머스는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으며 SNS, 오픈마켓의 활성화, 자영업자들의 활발한 창업 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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