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전자상거래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동시에 전자상거래 기업은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한국도 폭풍 전야의 이커머스 시장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의 대단위 투자와 함께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와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포털 사업자도 가세해 시장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전망할 수 있는 것은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디어SR은 이번 기획을 통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나름의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있는 사업자들과 전체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배달의 민족에서 선보인 서빙 로봇. 사진. 우아한 형제들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8월 목동 피자레스토랑에 자율주행 서빙로봇을 선보였다. 해당 로봇은 최대 22kg 중량의 음식까지 운반할 수 있으며, 최적의 경로를 찾아 사람이나 장애물을 알아서 피해가며 음식을 운반한다. 로봇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로봇 기술 기업, 베어로보틱스가 개발했다. 우아한 형제들은 바로 이 베어로보틱스에 투자를 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 업체에서 서빙 로봇 투자를 하는 것이 어던지 낯설어 보이지만, 여기에는 푸드 테크 기업이라 스스로를 설명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큰 그림이 숨어있다.

우아한 형제들 관계자는 "자율 주행 음식배달 로봇 외에 인공지능(AI) 음성 주문 등 최신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결국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다. 2018년에는 자율주행 음식배달 로봇 시제품을 선보였고, 가까운 미래에는 힘들고 어려운 배달을 대신해 인간을 돕는 협동 로봇을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외식 배달 서비스, 배민 라이더스를 운영 중인 우아한 형제들로서 음식배달 로봇이 상용화 된다면 이에 따른 브랜드 홍보 효과 및 수익율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율주행 음식배달 로봇의 상용화에 대해 우아한 형제들은 최소 2~3년에서 길게는 5년~10년의 중장기 프로젝트로 접근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2분기 순이익은 25억 달러로 전년대비 13배 증가한 수익율을 보인 미국 이커머스의 최강자, 아마존의 경우, 성장 동인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알렉사라는 인공지능 스피커다. 알렉사를 기반으로 한 홈 스마트 사업의 확장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내 인공지능 스피커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홈스마트 시장 점유율 역시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도 통신사 등에서 출시한 인공지능 스피커로 인해 AI 기술이 일상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흩어져 있었던 서비스 플랫폼들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주 축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AI기술이 시장을 재편하는 권력자가 된 셈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에서도 신기술 분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공지능 스피커에 앞서서는 인공지능 챗봇도 시장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는 인터파크가 쇼핑 챗봇 톡집사를 출시한 바 있는데, 다양한 옵션과 사용자 구매 이력까지 고려한 최저가 상품을 찾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와닿는 AI 기술은 인공지능 스피커나 챗봇이겠지만, 유통업계를 먹여살리는 중대한 AI기술은 배송 및 재고 관리다. 아마존의 경우, 예측 배송 시스템을 추진 중이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아마존은 소비자가 구매를 하기도 전에 구매 의사를 예측해 미리 고객 거주지 주변 물류센터로 물건을 옮겨놓는다. 이로 인해 배송 시간이 절약된다.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 역시도 자체 기술로 인해 로켓배송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쿠팡의 로켓배송이란, 특정 금액 이상 로켓배송 품목을 주문하면 다음날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고객 서비스다. 쿠팡은 로켓배송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수백만가지 상품의 재고 유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술과 수백만 종의 상품을 최적의 동선으로 배송하는 물류 기술 등이 바탕이 된다고 설명한다.

요즘 각광받는 또 다른 신기술로는 VR(가상현실)이 있다. 3D기술보다 실재감 있는 360도로 펼쳐지는 VR은 아직 국내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머물러 있으나 조만간 다른 산업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산업이 쇼핑으로도 확대된다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만큼의 VR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해진다. 2017 유통산업백서에 따르면, 장기적으로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VR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알리바바는 이미 지난해부터 VR 쇼핑체험 서비스, 바이플러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VR기기를 머리에 쓰면 가상현실 속 백화점 매장을 둘러보며 옷을 고를 수 있다. 기존 온라인 디스플레이에서는 2차원 사진만 볼 수 있지만, 가상현실에서는 제품을 360도 돌려볼 수 있다. 제품을 만지면 가격 등의 정보도 제공된다.

국내에서는 현대백화점이 VR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7월 그룹IT사업부를 분할해 별도법인으로 설립했다. 2020년까지 10개 이상의 VR 테마파크를 열 계획인 현대백화점은 앞서 지난 해 엘큐브 홍대점에 VR 체험관을 오픈해 도입 3개월 만에 집객 300% 이상 증가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베이와 호주 백화점 체인이 제휴를 맺어 세계 최초 VR 백화점을 개설해 고객에게 VR 쇼핑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는데, 현대백화점이 VR에 관심을 두는 것도 이런 VR커머스를 염두에 둔 전략이다. 물론 그 전에 VR 체험관을 통해 백화점에 유입되지 않는 젊은 고객들을 유입하려는 전략도 꽤 먹히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또한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스템 자회사, 아마존 웹서비스와 손을 잡고 미래형 유통매장을 선보이겠다는 야심을 밝히기도 했다. 세계 최초 무인 자동화 매장인 아마존 고의 저스트 워크 아웃(소비자가 쇼핑한 뒤 그냥 걸어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것) 기술을 활용한 무인 슈퍼마켓, 드론을 활용한 야외 매장 내 식음료 배달, 아마존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무인 안내 시스템 구축 등을 아마존 웹서비스와 공동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020년 오픈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을 이 같은 첨단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백화점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그리고 대형유통업체까지 무한 경쟁 중인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은 조금씩 보이고 있다. 난해한 경쟁 구도를 재편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이들 신기술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킨 업체가 가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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