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의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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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균 기자
  • 승인 2018.09.2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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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minzida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꼽힌다. 재일교포 3세로 다 쓰러져 가는 규슈 변방 한인촌 오두막집에서 세계 경제의 중심인물로 부상했다. 가난한 어린 시절 조선인이라며 지독한 차별을 당하면서 사업가의 꿈을 갖게 되었다. 어린 시절 장사 수완을 발휘해 아버지의 카페를 살린 그는 나이 17세에 가족의 반대에도 자퇴서를 내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무서운 속도로 고등학교 과정을 2년 만에 졸업하고 UC버클리에 진학한다. 19세에 인생 50년 계획을 세운다.

당시 세운 20대 이름을 알리고 30대에 사업 자금을 모아 40대에 승부를 걸고 50대 사업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실제로 달성했다. 대학 시절 인텔이 개발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고 인생의 방향을 바꾼다. "이 작은 칩 하나가 인류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 나도 여기, 컴퓨터에 걸겠다."

1980년 대학을 졸업하고 높은 성적 덕택에 하버드, 스탠퍼드 등 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었으나 귀국길에 올라 1년 반 동안 40개 아이템을 검토하며 사업을 구상한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이 소프트웨어 산업. 후쿠오카 현 인근 허름한 2층 건물에서 직원 2명과 함께 소프트뱅크를 창업한다. 

이후 성공 가도를 달리며 90년대부터는 야후, 알리바바, 슈퍼셀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엄청난 성공을 이루고 일본의 워런 버핏으로 불린다. 한국에서도 쿠팡 등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06년 소프트뱅크 모바일의 전신 보다폰 재팬을 인수하고 현재는 미국 모바일 시장 업계 3위 스프린트 코퍼레이션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세계 2위 반도체 설계회사 ARM홀딩스를 일본 최대 M&A 금액인 약 35조원에 인수하고 우버를 포함한 동남아권 차량 공유 기업에 356억 달러를 투자해 차량 공유 시장을 장악한다.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이 되고자 하는 손 회장은 분명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독특한 경영자다. 

 

사사키 다다시

마윈에게 손정의가 있었다면 손정의에게는 사사키 다다시가 있었다. 미국에서 우연히 안면을 튼 계기로 손정의는 사사키 다다시 미쓰시타전기 중앙연구소장을 만나 손정의 회장의 첫 발명품인 번역기 시제품을 선보였다. 사사키 소장은 시제품에 큰 흥미를 보이고 선뜻 2천만 엔을 투자한다. 당시 사사키 소장은 번역기 기술에 대한 개발비로 2천만 엔을 제공하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손정의 회장은 일본의 중고 게임기를 수입해 위탁 운영 사업을 해 밑천을 마련하게 된다. 

둘은 이후 사사키 다다시가 샤프사의 전무로 있을 때 다시 이어진다. 당시 사사키 전무는 손 회장에게 SW 사업을 하려면 정보 밀도가 높은 곳에서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며 손 회장은 충고를 받아들여 도쿄에 위치한 경영종합연구소로 사무실을 옮긴다. 소프트뱅크의 첫 거래도 사사키 전무의 역할이 컸다. 사사키 전무는 실적 하나 없는 소프트뱅크가 조신전기와 SW 납품 계약 체결할 수 있도록 자신의 집을 담보로 보증을 서 주었다. 사사키 전무는 경험 없고 인맥 부족한 손정의에게 귀한 멘토가 되어 주었다.

 

시마 사토시

8년 넘게 손정의 회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심복으로 활동한 인물. 미쓰시타 전기산업(현 파나소닉)의 창업자 미쓰시타 고노스케에 의해 설립된 정치학교 `미쓰시타 정경숙` 출신이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9년간 일본 민주당 소속 중의원으로 활동하다 4번째 선거에서 낙선 후 손 회장을 찾아갔다. 손 회장에게 기업인으로의 전향 포부를 밝히고 손정의는 이런 그를 받아들이고 비서실장 자리에 앉혔다. 소프트뱅크가 일본 3위 통신업체 보다폰 재팬 인수 시점인 2006년 합류해 2013년까지 약 3000일 동안 손 회장을 보필했다.

시마 사토시는 정치인으로서의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 손정의가 꿈꾸는 소프트뱅크에 장애가 되는 규제와 법을 조정해 나갔다. 특히, 보다폰 인수 이후 일본 통신 사업자 1위인 NTT 도코모를 추격하는 과정에서도 정무적 감각을 발휘해 위기관리에 능한 소프트뱅크를 만든 인물로 평가된다.

2009년 일본 민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하자 손정의는 하라구치 가즈히로 총무대신을 설득해 초고속 광대역통신망 전국 공급 구상 `빛의 길`을 전달한다. 2011년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와 손 회장이 태양광 프로젝트로 의기투합할 수 있었던 것도 간 나오토 총리를 보좌했던 시마 사토시의 영향이 컸다. 2016년 시마 사토시는 <손정의 참모>라는 저서를 통해 소프트뱅크 입사 후 손 회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현재 소프트뱅크가 있기까지 손정의 회장의 기업가정신과 리더십, 경영철학 등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

 

손태장

손정의 다섯살 터울 친동생이자 기업가. 1998년 미국 경매 사이트 OnSale과 합작해 소프트뱅크 내에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야후와의 경쟁에서 밀려나 온라인 게임 사업으로 눈을 돌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를 들여와 서비스한 것이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2013년 한때 닌텐도 시가총액을 앞서기도 했다. 2016년 지분을 매각해 소프트뱅크에서 벗어난 이후 스타트업 양성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시아에 실리콘 밸리를 능가하는 벤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죽을 때까지 가진 돈 모두를 기술 분야 벤처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손태장 회장은 누구보다 형의 열혈 지지자다. 트위터를 통해 형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투정하곤 하지만 형을 두고 엔지니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라이선스 로열티, 테크놀로지 제조 원가 계산 능력을 갖추고 있고 따라잡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경외심을 표한다. 이러한 능력을 갖춘 형을 두고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가로 볼 수 있지만 사실상 그의 본질은 첨단 기술에 대한 기술적, 경제적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것에 있다며 세계 최강의 벤처 캐피탈리스트로 평가한다.

 

마윈 

둘의 만남은 소프트뱅크가 야후 재팬에 투자하면서 시작한다. 당시 야후 재팬을 설립한 제리 양은 중국 만리장성 가이드로 마윈을 만나고 인터넷 시장의 가능성을 공감한다. 이후 제리 양은 손 회장과 마윈 사위에 다리를 놓아 준다. 그 당시 손정의를 6분 만에 설득해 200억을 투자하게 한 승부사 마윈. 마윈만 승부사는 아니다. 손정의 회장도 20분의 설명 시간 도중 말을 끊고 6분 만에 투자 결정을 했다. 결정 이유는 마윈이 설명한 사업 가능성과 비전이 아니라 그의 눈빛이라고. 

손 회장이 투자한 200억 달러는 이후 알리바바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데뷔하며 3천 배의 수익으로 돌아온다. 물론 이날 거래는 마윈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20대 중 하나로 만들어 주었다. 이후로도 둘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끈끈한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켄 미야우치

현 소프트뱅크 사장. 일본능률협회를 거쳐 1984년 소프트뱅크 태동기에 입사했다. 영업, 소프트웨어 사업부장, 솔루션 사업부장 등을 거쳐 1999년 소프트뱅크 전자상거래부문 사장을 역임했다. 100억 원 대에 달하는 그의 보수액만 보더라도 손 회장이 그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다. 2016년 6월부터는 소프트뱅크 사장으로 취임해 정식으로 손 회장의 오른팔을 맡아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 모바일, 로봇, AI, 사물인터넷,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챙기고 있다. 

최근 언론에서 에너지 공유 시대를 열기 위해 에너지 빅데이터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알려 손정의 회장이 2010년대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신재생에너지

2011년 일본을 강타한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손 회장은 전력에 관심을 갖고 원전을 폐쇄하고 재생에너지로 바꾸는데 전력을 다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자회사를 설립하고 재생에너지의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에 고정가격매수제를 시행할 것을 압박해 마찰을 빚는다. 지난해 일본 전력 소매 판매 시장이 열리면서 일본 수도권과 홋카이도 지역에 일본 대기업 최초로 친환경 전기를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손 회장의 계획은 한국과 일본 중국 몽골 등 아시아 국가를 모두 친환경 전력망으로 연결하는 아시아슈퍼그리드를 구상으로 더 원대해졌다. 몽골 청정에너지를 생산, 송전해 아시아 각국 전력난도 해소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의 구상은 아시아 각국의 호응으로 더 구체화되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5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만남에서 "기술적,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고 러시아, 몽골, 중국 등이 큰 괌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의 새로운 꿈인 신재생에너지로 세계를 묶어 탈원전 시대로의 전진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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